2023년 11월 18일(토) - 서해랑길 22차 여행 제 2일차
어제 오후에 집을 나서 만리포 해수욕장의 펜션에 도착하니 오후 7시가 넘었다. 7박 8일의 서해랑길 도보여행을 떠나왔다.
만리포에 도착하니 옷을 여미게 하는 차고 강한 눈보라가 우리를 맞는다. 7박 8일의 서해랑길 도보여행이 시작부터 불안하다.
오늘 아침 눈을 뜨니 다행히 구름 사이사이로 파란 하늘이 얼굴을 내민다. 그러나 차고 강한 바람은 고개를 숙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침식사 후 만리포 해수욕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강한 한풍에 얼른 사진 몇 장 찍고 차안으로 들어왔다. 토요일임에도 길가에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다. 오늘 종일 날씨가 이럴 모양이다. 서해랑길 69코스를 만리포해수욕장에서 의항항(개목항)까지 한파를 밀어내며 나아가야 할 것 같다.
The Ring of Hope (희망의 고리)
2007. 12. 7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오염 당시 기름으로 뒤덮였던 태안의 바다를 123만 자원봉사자의 희생과 노력으로 극복해 냈다. 자원봉사자들의 숭고한 정신과 국민적 감동을 오래 기리고자 형상화한 작품이란다.
겨울철 강풍에 모래가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해수욕장에 그물울타리가 처져 있다.
물이 빠진 갯벌에 닭섬이 외로이 떠있다.
추운 날씨에 서해랑길 69코스를 따라가는 것이 만만치 않다. 강풍이 앞길을 막아서는 느낌이다.
임도를 따라가니 바다가 조망되는 전망대가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산속 응달에는 어제 밤에 내린 눈이 자리를 잡고 있다.
태안 해변은 일리포, 십리포, 백리포, 천리포, 만리포 해변이 이어져 있다. 일리포는 구름포로, 십리포는 의항포로 바꿔부르게 되었단다.
의항해수욕장에도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한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바닷물이 빠져 화영섬까지 건너갈 수 있어 보인다.
강풍에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쳐 놓은 그물망이 오래되어 엉성하다. 그물망 사이로 모래가 다 날아갈텐데, 사람들의 손이 미쳐 가지 못한 것 같다.
임도는 태배전망대까지 이어진다.
태배전망대에서 잠시 찬바람과 맞서 포즈를 취해보고-----. 귀까지 덮는 겨울모자가 오늘 제 역할을 충분히 한다.
서해랑길 69코스는 임도와 해변길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 바다에 설치된 양식장에서는 굴이 자라고 있는 것 같다.
잘 다듬어진 데크길 위에 솔잎이 쌓여있다. 통행하는 이가 많지 않았음을 증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해안가 송림이 우거진 곳에는 어김없이 캠핑장이 들어서 있다. 서해안에 이렇게 많은 캠핑장이 곳곳에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낚시꾼들을 위한 바다위 쉼터
마을길과 해변가를 지나 69코스의 종점인 의항항(개목항)에 도착했다.
차고 강한 바람과 맞서 가며 서해랑길 69코스를 마감했다.
올해 11월 유난히도 기온이 높더니 별안간 겨울이 쳐들어 온 느낌이다.
주말에 모처럼 길을 나선 여행객들의 움추린 모습이 안쓰럽다. 그래도 오후가 되니 햇빛 덕분에 날씨가 좀 풀리는 것 같다.
7박 8일의 서해랑길 여행이 무사히 끝나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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