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의 낮 최고기온이 17도까지 올라간 하루.

지나 주 초까지만 해도 추워서 땅이 얼어 아무일 도 할 수 없었는데 봄이 너무 급히 방문한 느낌이다.

(올 봄은 성질이 급한가?)

지난 주 금요일(13일)에 와서 내일까지 4박 5일간 머물다 가게 된다.

올 겨울 내내 추운 날씨 때문에 10일-15일에 한 번씩 낮에만 잠시 다녀 왔었다.

집이 안녕한지 문안인사 드리는 차원(?)과 먹을 것(물)을 원하는 난 등 화초의 안녕을 위해서-----.

 

심야전기보일러를 사용해 난방을 하는 만큼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또 한 가지 이유는 땅이 얼어 할 일이 별로 없어서가 자주 오지 않은 진짜 이유일 것이다.

 

며칠 동안 겨우내 미루어 왔던 일들을 몰아서 하자니 온 몸이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을 울려온다.

일을 별로 하지 않다가 모처럼 온 몸으로 일을 하다보니 생기는 당연한 현상인 것 같다.

 

가을걷이 후 밭에 남겨두었던 고춧대, 고구마 줄기, 김장배추 잔해, 콩대 등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왠만한 것은 야간에 몰래 불로 태워버렸는데, 금년에는 유난히 산불예방 차원에서 단속이 심하단다.

불태우다 적발되면 30만원의 벌금을 물어여 한다나?

 

벌금도 문제지만 여러사람들이 수시로 오가며 산불예방 계몽을 하고 다니는 것에 조금이나마 협조한다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땅에 묻기로 했다. (썩으면 거름도 될 것 같아)

고춧대를 제외한 것들은 잘 모아 흙으로 살짝 덮으면 되는데, (물론 시간과 체력과 인내심의 싸움이지만)

고춧대는 부피도 많고 억세기도 해서 잘게 부수어야만 한다.

다른 농작물 보다 몇 배는 더 손이 간다.

고춧대와 콩대를 잘게 부수어 이랑사이에 넣고 밟아 다진 후 흙을 덮는 작업이 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오늘도 6시가 넘어서야 농장에서 퇴근해 집으로 돌아왔다. (밭하고 집이 붙어있지만---.  퇴근은 퇴근이지요?)

4일을 고생해 지저분했던 밭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으로 변했다.

 

밭일을 하다 지치면 간간이 나무들의 전지 작업도 병행을 했다.

나무들이 머리를 잘 깍아주어 시원하다고 이야기 하는 느낌이다. 

물론 앞으로 할 일이 많이 남았지만----.

'홍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석잠 수확  (0) 2015.03.21
잔디 태우기  (0) 2015.03.20
을미년 설날  (0) 2015.02.19
보금자리의 역사(?)  (0) 2015.01.17
2014 농사 개시  (0) 2015.01.1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