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유머」라고 하기에는 왠지 씁쓸한 이야기
설날명절 때 쫄쫄 굶은 조상 귀신들이 모여 서로 신세를 한탄했다.
씩씩거리며 한 조상귀신이 말했다.
“명절 제사 음식 먹으러 후손 집에 가보니,
아, 글쎄 이 녀석들이 교통체증 때문에 처갓집에 갈 때 차 막힌다고,
새벽에 벌써 지들끼리 편한 시간에 차례를 지내버렸지. 뭔가?
가보니 설거지도 끝나고 다 가버리고 없었어,”
두 번째 분통터진 조상 귀신이 말했다.
“자넨 그래도 나은 편이여,
나는 후손 집에 가보니 집이 텅 비었더라구.
알고보니 해외여행 가서 거기서 제사를 지냈다는 거야.
거길 내가 어떻게 알고 찾아가누?”
아까부터 찡그리고 앉은 다른 조상귀신,
"상은 잘 받았는데 택배로 온 음식이 죄다 상해서 그냥 물만 한 그릇 먹고 왔어."
뿔난 또 다른 귀신,
"나쁜 놈들! 호텔에서 지낸다기에 거기까지 따라 갔더니, 전부 프라스틱 음식으로 차려서 이빨만 다치고 왔네."
열 받은 다른 조상귀신이 힘없이 말했다.
“난 말야. 아예 후손 집에 가지도 않았어.
후손들이 인터넷인가 뭔가로 제사를 지낸다고 해서, 나도 힘들게 후손 집에 갈 필요없이 편하게 근처 PC방으로 갔었지.”
“그래, 인터넷으로라도 차례상을 받았나?”
“먼저 카페에 회원가입을 해야 된다잖아.
귀신이 어떻게 회원가입을 하노?
귀신이라고 가입을 시켜 줘야지!
에이 망할 놈들!”
일년에 며칠은 조상님을 위해 바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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