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빗님께서 아침부터 찾아 오셨다.

얼마만에 오는 학수고대하던 비인가?


긴 가뭄으로 생명력이 강한 잡초들 마저 말라 비틀어져 가고 있었는데-----

농작물들은 요즈음 계속된 고온 현상으로 타는듯한 갈증을 호소했으리라.

다행히도 우리는 옆의 계곡에서 가끔 물을 끌어올려 스프링쿨러를 돌리기는 했지만

하늘에서 내려주는 비만큼은 못했을 것 같다.


우산을 들고 나가 비를 맞아 기운이 돋아난 농작물과 꽃들을 살펴보았다.


빗방울이 흘러내리고 있는 고추

 


가뭄에 싹을 틔우고 버티던 참깨. 이제는 쑥쑥 잘 자라 주겠지.

 


며칠 전 말라 비틀어져 물을 주었던 꽃범의 꼬리.  잘 자라서 예쁜 꽃을 피워라.

 


맥문동의 잎에도 빗방울이 흘러내리고 있다.

 


목련의 잎에는 제법 굵은 빗방울이 맺혀있다.

 


접시꽃잎에도 빗방울이 영양분을 나누어 주고 있고

 


백합꽃에도 빗방울이 기운을 돋구고 있다.

 


화분에 심어 놓은 페츄니아도 비를 맞아 싱싱하게 피어나고 있다.

 


길가의 금계국도 비를 맞아 시들지 않고 좀 오래 가려나?

 


루드베키아 꽃잎이 빗방울의 무게에 눌려 밑으로 살짝 고개를 숙였다.

 


호박도 비를 맞아 더 높은 곳을 향해 줄기를 힘차게 올려보내는 것 같다.

 


붉게 물든 나리 꽃잎 위로 수많은 물방울이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 내고있다.

 


빗물을 받아마신 배들도 이제 서서히 열매를 키워가겠지.

 



정말 애타게 기다리던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 오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동네 상수도의 수량도 점점 줄어 담당자들이 매일 점검을 해야할 지경이었는데------

오가는 길에 수분 부족으로 잎이 뒤틀린 옥수수들도 눈에 띄였고

우리집 화단의 구절초와 꽃범의 꼬리도 잎이 뒤틀리기도 했었는데--------

동네 어느 분이 금년에 가뭄으로 감자꽃도 피지 않았고, 알도 작년보다 못하다는 말씀도 있었다.

아랫마을에서는 상수도를 이용해 밭에 물을 주는 것도 서로 눈치를 보아야 했단다.

아마도 가뭄이 일주일만 더 끌었다면 여기저기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였을 것이다.


하느님!! 비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비는 논과 밭의 작물에게는 하나의 생명수이옵니다.

농작물이 비를 통해 삶의 희망을 갖고 잘 자라 농부들의 수고에 보답할 것입니다.

또한 이번 비는 가뭄으로 메말라가던 농부들의 가슴을 촉촉히 적셔주는 젓과 꿀입니다.

농부들의 가슴에 여유로움과 넉넉함이 넘쳐 흐를 수 있도록

단비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혹시나 비가 너무와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는 마음도 있지만

욕심 같아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단비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


비야!!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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