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금) - 해파랑길 4차 여행 3일차
호미곶에 숙소를 마련한 만큼 아침 일찍 일어나 일출을 보고자 했으나
일기예보대로 흐린 날씨로 인해 호미곶 일출 구경은 포기.
숙소에서 나오니 어제와 달리 제법 한기가 느껴지고 바람도 차고 강했다.
해맞이광장에서 어제 밤에 이어 호미곶을 대표하는 상생의 손을 만났다.
동해를 바라보며 역광으로 찍으니 흑백사진처럼 보인다.
육지와 바다의 상생의 손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상이다.
아내와 함께. 얼굴에 추위에 웅크리는 모습이 나타난다.
16세기 조선 명종때 풍수지리학자인 격암 남사고는 이곳을 우리나라 지형상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기술하면서 천하 제일의 명당이라 하였고, 육당 최남선은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한반도를 묘사하면서 일출제일의 이곳을 조선십경의 하나로 꼽았단다.
해맞이광장에 있는 거꾸로 가는 시계
해맞이광장 전경
날씨가 추워 몸도 녹일 겸 광장 바닷가의 카페를 찾아들어 갔다.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와 빵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나니, 얼었던 몸이 녹으며 늘어지는 기분.
어제 14코스 건너뛴 곳으로 돌아가려니 버스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고, 어쩌나?
날씨도 추운데 후퇴 아닌 후퇴를 하자니 정말 꾀가 난다.
아내와 의논 끝에 10:00경에 15코스로 전진!!
해맞이광장 옆에 있는국립 등대박물관
등대 입구에는 우리나라 등대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등대박물관 내부의 모습
등대박물관 뒤편 잔디 마당에는 등대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관광객들의 바다 조망권을 확보해 주기 위해 해변가에 설치한 데크
해안가를 따라가다 보니 이육사의 청포도 시비가 눈에 띈다.
생뚱맞게 웬 청포도비가? 이육사가 가까운 경북 안동 출신이라 그런가?
바닷물에 잠겨있는 바위 그 자체가 예술품이 아닌가?
갈매기는 배변을 통해 자연의 예술품에 흰색칠을 하며 재창조를 하고 있는가?
날씨가 개이면서 대보항의 두 등대가 파란 하늘과 바다 사이에서 선명하게 보인다.
대보항의 모습
파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설치한 테트라포트가 갈매기들의 쉼터로 탈바꿈한 듯 하다.
오늘 파도가 제법 세다. 저 멀리 영일만에 큰 배가 접근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발을 멈춘다' 노래소리가 절로 나온다.
바다계단에 우뚝 솟은 독수리상
악어 바위
호미곶면 구만리에 있는 호미숲 해맞이터
아스팔트 포장도로 옆에 자생하고 있는 선인장
해안가에 걷는 사람들을 위해 길을 다듬어 놓았다. 가끔은 큰 파도가 밀려와 물을 뿌리기도 한다.
파도가 심한 날은 통과가 어려울 것 같다.
해안가에 길을 낼 수 없는 곳은 데크로 연결해 놓았다.
데크길 자체가 바다와 어우러져 있는 멋진 풍경이다.
굽어져 돌아가는 데크길을 걷다보면 파도가 암벽에 부딪혀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모습을 즐길 수 있다.
대동배 2리에서 해파랑길은 소나무숲길로 들어선다.
모처럼 산 속에서 숨을 헐떡이며 오르고 내린다.
산을 오르내리며 땀 흘린 사람들을 위로하는 듯 매화 군락지의 매화가 활짝 피어 우리를 맞는다.
과거 이곳에 아홉 마리의 용이 살다가 승천하였다고 하여 구룡소라 한단다.
구룡소를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에서
구룡소 안내판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모습
언덕을 올라가며 본 구룡소
또 다시 산을 오르고, 해안가로 내려가며 이어지는 해파랑길
해안가를 따라 이어지는 해파랑길
발산리 포구
발산리 포구의 등대가 바닷물에 비춰 아름답게 보인다.
14:20 경에 흥환항의 '바다횟집'에서 횟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겨울철 비수기라 문 닫은 집들이 많아 점심이 늦어졌다.
15:20경 흥환보건소 근처 마트 앞에서 해파랑길 스탬프를 찍는다.
호미곶에서 흥환보건소까지의 해파랑길 15코스 14.7km 완주
오전에 차가운 바닷바람 때문에 옷깃을 여밀며 몸을 움추리기도 했었는데----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날씨가 풀려 천만다행!!
포항시에서 해파랑길을 내기 위해 애쓴 흔적이 살아있는 코스였다.
해안가 길과 데크 길은 닦아놓은지 오래되어 보이지 않는다.
포항시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길을 개설했겠지만 덕분에 나같은 관광객도 발걸음 가볍게 다닐 수 있었다.
해안가의 데크길은 바다와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멋진 곳!
절로 발걸음이 멈춰지고 파도소리를 감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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