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맥주 석잔

 

어느 생맥주집에 저녁마다 퇴근후 매일 들리는 단골손님이 있었다.

그런데 그 손님에게는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 손님은 꼭 혼자 와서 생맥주 500CC를 마시는데

항상 500cc를 세잔을 함께 시켜놓고

다른 일행과 먹듯이 한잔씩 다 비운 후에 다른 잔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세잔을 골고를 마시는 것이었다. 마치 일행이 있는 것처럼.....

 

궁금하다 못한 주인은 몇 달 동안 참다가 자리에 합석을 해서 물었다.

"손님! 왜 세잔을 꼭 주문을 해서 교대로 드시는 거예요?"

그랬더니 손님은 말하기를 ....

 

"아하! 한잔은 물론 제 잔이고요 나머지 한잔은 우리 아버님 잔! 그리고 나머지 한잔은 형님 잔이에요.

거리가 멀어서 함께 할 수 가 없기 때문이죠!"

주인은 그제서야 그 이유를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손님은 여지없이 퇴근 후에 들렀다.

그날은 무척이나 심각한 표정에 웃음도 없이 자리에 앉으면서 500cc 두 잔을 시켰다.

 

거의 1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해오던 세잔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주인은 귀를 의심하면서 다시 물었다.

"세 잔이 아니고 두 잔입니까?"

"네!"

손님은 더더욱 슬프고도 비통한 표정으로 대답 했다.

 

주인은 500cc 두 잔을 가져다주고는 나중에 조용히 옆에 앉아서 물었다

"혹시 아버님께서 돌아가셨나요?"

그러자 손님이 대답하기를

"아니요. 제가 어제 날짜로 술을 끊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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