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금) - 해파랑길 5차 여행 3일차
피곤한 덕분에 세상 모르고 단잠을 잤다. 모텔 시설이 좋아 더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던 것 같다.
숙소가 편하고 마음에 들어 어젯밤 아내와 협의한 끝에
오늘 목적지점인 영덕 해맞이공원 근처에는 숙박시설이 없어 '명품 모텔'에서 하루를 더 묵기로 했다.
어제는 5만원, 오늘은 금요일이라 6만원이란다. 토요일은 더 요금이 올라간다나?
08:40경에 모텔에서 나와 근처의 음식점에서 김치찌개백반으로 아침을 먹었다.
식사 후 강구 매일시장 앞을 지나 해파랑길 20 코스 출발
오늘은 주로 산행코스이다. 시작부터 가파른 산동네를 숨을 헐떡이며 올라간다.
힘은 들었지만 산 위에 오르니 강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동네를 지나니 2차선도로가 나타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산에 조성된 강구대게축구장이 숲 사이로 보인다.
숲속에 마을 주민들의 쉼터 공간이 잘 조성되어 있다.
이어지는 산길.
금진 구름다리. 다리 아래 2차선 도로에 트럭이 지나간다.
금진 구름다리에서 오늘의 힘찬 전진을 다짐하며 두 팔로 V자를 그려본다.
해파랑길 20코스는 영덕 블루로드 A코스와 같은 같은 길이다.
영덕 블루로드의 어원
양지 바른 곳에는 봄꽃이 우리를 반긴다.
'동해가 잘 보이는 봉우리' 안내판이 붙어있건만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두 눈을 크게 뜨고 보아도 동해바다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강구항에서 5.5km를 걸어왔네.
종종 가파른 계단길이 다리 근육을 긴장시킨다.
산길을 걸으며 멀리서부터 보아 온 높은 산에 설치된 철 구조물. 무엇이길래 저 높은 곳에 세워놓았을까?
철구조물을 지나 좀 가니 앞면의 '산림녹화'라는 글자가 보인다.
글쎄, 산림녹화를 강조하기 위해 산꼭대기에 저런 것을 세우는 것이 마땅한 일인가?
저것도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만들어 놓았을텐데.
고불봉이 눈 앞에 나타났다.
영덕군 강구면에 있는 고불봉 정상 (해발 235m)에 오르면 영덕읍 모습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해파랑길 20코스는 산속으로만 이어지는 길이어서 중간에 점심을 사 먹을 곳이 없다.
양지바른 곳의 벤치에 앉아 강구항에서 사온 빵을 커피와 함께 점심으로 대신.
누군가가 쌓아놓은 돌탑. 못생긴 돌의 화려한 변신(?)
산길을 걷는 내내 곳곳에서 진달래가 활짝 피어 미소를 던지며 우리의 피로를 달래주고 있다.
평탄한 내리막길이 나타났는가 싶으면
가파른 내리막길이 내 걸음의 속도를 줄인다. (내려오던 중 뒤를 보고 찍은 사진)
모처럼 산속의 길을 벗어나 만난 2차선 도로가 반갑게 느껴진다.
도로를 따라 잠시 내려오니 야성 종합 폐차장이 나타난다.
폐차장 앞에도 주인을 잃은 듯한 자동차들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그 뒤로 도보여행자들을 위한 화장실이 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화장실이 없으니 필히 들러야 할 곳?)
해파랑길은 영덕 블루로드 안내판 뒤로 다시 산길로 올라간다.
숨을 몰아쉬며 오른 산에는 전망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전망데크에서 영덕읍을 배경으로
영덕 하저에서 영덕 창포까지 이어지는 임도(5.77km)를 따라 걷는다.
임도라 걷기는 좋으나 산을 돌고 돌아도 계속 이어지는 임도를 걷다보니 지루한 느낌이 든다.
임도를 따라 걷다보니 영덕 풍력 발전 단지가 보인다.
임도 중간에 있는 정자들이 지친 나그네들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영덕군 해맞이 캠핑장 길 건너에 있는 공원에서는 토끼가 방아를 찧고있다.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니 정크앤트릭아트 전시관이 풍력발전기를 배경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정크앤트릭아트 전시관 뒤로 영덕 해맞이 예술관이 보인다.
'자연, 인간, 꿈의 만남'이란 주제로 조각품을 전시하고 있는 영덕 조각공원
대게의 고향 영덕답게 대게 조각이 중앙을 차지하고 있다.
영덕 별반산 봉수대
해안지방에 위치한 연변봉수는 군진과 함께 설치되어 해상으로 왜적이 침입할 경우에 부근의 군진들과 합세하여 외적의 침입에 대응하기도 했단다.
영덕 신재생 에너지 전시관
신재생 에너지 전시관 내부의 모습
입장료가 1인당 1,500원. 중간중간 작동이 안되는 전시물도 있고 관리상태가 양호하지 못하다.
학생들이 와서 보면 좋을 듯 하다.
신재생 에너지 전시관을 나와 길가의 대게 모형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
파랗던 하늘이 점점 흐려진다. 오후에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있었는데-----
오늘의 종착역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 오더니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한다.
우산을 펼쳤으나 바람이 강해 빗방울이 내 몸을 적신다.
다행히 바로 뒤에 영덕 풍력발전소 관광안내소가 있어 급히 대피.
오늘 더 이상의 전진은 힘들 듯. 강구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관광안내소 직원이 친절하게 콜택시를 불러준 덕분에 편하게 강구항으로 돌아왔다. (택시비 2만원)
모텔로 돌아와 씻고 나니 밖에 나가는 것도 귀찮게 느껴지고,
저녁은 주문 배달된 치킨으로 대신했다. (밖에 나가 편의점에서 사온 소맥과 함께)
3월 16일(토) - 해파랑길 5차 여행 4일차
아침에 눈을 뜨고 밖을 내다보니 다행히도 날씨가 맑았다.
모텔방에서 어제 사온 일회용 미역국 라면과 김치 라면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길을 나섰다.
강구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의 김밥천국에서 점심용 김밥 3줄을 사고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택시를 타고 영덕 해맞이 공원으로 갔다.
어제 비바람으로 중단했던 해파랑길 20코스. 동해바다를 따라가는 영덕대게로를 만나게 된다.
대게 다리가 감사고 있는 모양의 창포말 등대. 창포말 등대가 파란 하늘을에 우뚝 솟아있다.
등대 뒤쪽을 돌아가니 대게 다리 모형 뒤로 바다헌장이 새겨진 비석이 있다.
20코스 종점에서 바라다 본 창포말 등대
드디어 이틀에 걸쳐 해파랑길 20코스 종점에 도착을 했다.
영덕 블루로드 A 구간과 함께 한 강구항에서 영덕해맞이공원까지의 해파랑길 20코스 18.8km 완주
날씨가 좋았더라면 어제 하루에 다 끝냈을 것을--------
해파랑길 20코스는 하루 종일 숲속을 걷는 코스
점심거리, 음료수, 간식을 미리 챙겨가지 않으면 배고픔에 시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다행히 아내가 사전 정보를 입수해 산속에서 배고픔에 시달리지는 않았다.
준비해 간 음료수가 부족해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초행의 낯선 길을 나설 때에는 사전에 인터넷에서 선행자들의 경험을 두루 살펴야 함을 깨달은 코스.
산을 오르고 내리는 일도 힘이 들었지만,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은 인내심을 요구했다.
해파랑길답지 않은 영덕에서의 숲속 해파랑길 20코스 (영덕 블루로드 A코스)
점점 더 다가오는 풍력발전 단지가 힘든 발걸음을 위로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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