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 것이 언제였었는지 기억해 낼 수 없을 정도로 가뭄이 참 길었다.

심어 놓은 씨가 수분 부족으로 발아가 되지 않는 밭에는 흙먼지가 바람에 날리는 날이 많았다.

겨울을 땅속에서 이겨내고 잘 자라던 마늘도 잎 끝쪽이 누렇게 타들어간다.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고 농부들의 가슴도 타들어간다.


상수도에 호수를 연결하여 파종한 밭에 물을 뿌려보기도 하지만 역부족.

기온까지 상승하니 갓 싹이 튼 나뭇잎도 성장을 멈추고 있는 듯 하다.

 

5월 3일(일)에 양수기를 연결하고 계곡의 물을 끌어올려 스프링쿨러도 돌려보았다.

덕분에 시들어가던 식물들이 기운을 좀 차리는 것 같았다.


5월 7일(목) 밤부터 9일 오전까지 계속 이어진 반가운 비!

집 옆 계곡의 폭포가 모처럼 시원한 물소리를 들려준다.

 


5월 9일(토) 반가운 비가 대지를 촉촉히 적셔주니 식물들이 기지개를 펴는 것 같다.

 


나뭇잎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 보는 이의 가슴을 뿌듯하게 한다.

 


밭에 심어놓은 고추모종도 힘차게 줄기를 뻗는 듯 하다.

 


물을 머금은 잔디밭이 정원을 푸르게 장식한다.

 


집 앞의 화단에는 연산홍이 활짝 피어나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며칠전만 해도 기운을 못 차리던 식물들이 만세를 부르는 듯 하다.

 


빗물을 머금고 있는 연산홍

 


배나무의 여린 새싹에도 기쁨을 선사하는 빗방울

 


송화가 핀 소나무

 


매발톱이 빗방울의 무게를 못이겨 고개를 숙이고 있다.

 


비 덕분에 활짝 핀 하늘매발톱

 


딸기도 하늘이 선사한 빗물이 맞아 꽃을 피운다.

 


비가 오니 화다늬 조형물들도 기뻐하는 듯 하다.

 


손자, 손녀가 만든 자갈돌 작품도 비를 맞아 색이 더욱 진해진다.

 



정말 반가운 비가 모처럼 왔다.

가뭄으로 목말라 하던 식물들의 만세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현관문을 열고 나서면 상큼한 공기에 절로 입가에 미소가 감돈다.


가뭄을 이겨 보겠다고 스프링쿨러도 돌려보지만, 

하늘에서 내려주는 비가 식물들에게는 가장 좋은 선물일 것이다.


일주일에 한번씩 규칙적으로 비가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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