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1일(월)
요사이 집에서 할 일이 별로 없어 참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이곳저곳 마음대로 다닐 수도 없고-------
집주변의 가볼만한 곳을 검색해 보니 가까운 곳에 돌아볼만한 곳이 보인다.
오후에 사천면 노동리에 있는 김동명문학관을 찾았다.
김동명은 전원적인 서정과 민족적인 비애를 시화한 시인으로 강릉의 현대 문학에 지평을 여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강릉이 낳은 한국 근현대의 대표 문인인 초허 김동명(1900~1968)의 삶을 재조명하고,
그의 문학 정신을 계승하며 지역 문예 진흥에 이바지하기 위해 2013년 7월 3일 김동명 문학관을 개관하였단다.
코로나로 인해 문학관과 생가 내부를 관람할 수가 없었다.
문학관은 김동명 시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내마음'에 등장하는 호수와 돛단배를 형상화 하여 만들었다고----
김동영 시비의 좌우에는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내마음'과 '파초'가 새겨져있다.
정말 오래간만에 두 시를 음미해본다.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 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라.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12월 22일(화)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에 있는 명주군왕릉을 찾아 나섰다.
능의 입구에는 위패를 모시고 해마다 제례를 지내는 능향전이 자리잡고 있다.
명주군 왕릉은 신라 하대의 진골 귀족이자 강릉 김씨의 시조인 명주군왕 김주원의 무덤. 강원도 기념물 제12호.
능 주위에는 멋진 소나무들이 왕릉을 호위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왕릉 아래로 내려오면 청간사, 숭열전, 숭의재 등이 있는 넓은 공간이 나온다.
승열전은 강릉 김씨의 시조인 명주군왕 김주원의 5대조인 태종 무열왕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숭의재
김주원의 후손이며 생육신중 한명인 매월당 김시습의 영정을 봉안한 청간사
최근에 세워진듯한 기념비
강릉 보광리 분청자요지. 조선 초기 질이 낮은 청자와 함께 도장꽃무늬 분청사기를 굽던 곳
시설은 남아있지 않고, 안내판만이 이곳이 분청자요지였음을 알려준다.
성산면 보광리에 있는 650년(진덕여왕 4)에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다는 보현사를 찾아갔다.
보물 제192호인 낭원대사 오진탑비(朗圓大師悟眞塔碑)
보현사 금강문
대웅전. 대대적인 보수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단청까지 꾸며지면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겠지.
보현사 경내 모습
산비탈을 활용해 배치한 사찰 건물이 자연환경과 잘 어우러져 있다.
사찰 아래쪽으로 내려오니 20여기의 부도가 자리잡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이틀간에 걸쳐 둘러본 집 주변의 볼거리. 김동명 문학관, 명주군왕릉, 보현사
산책 삼아 걸어갈 수 있는 용연사와 용연계곡을 비롯해
차를 타고 잠시 나가면 방문할 수 있는 김동명 문학관, 명주군왕릉, 보현사
좋은 자연환경과 함께 역사적 문화재가 함께 하는 살기좋은 지역인 것 같다.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며 강릉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