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일)

갈매못 순교 성지에서 14:10경에 출발하여 충청남도의 6곳의 성지를 둘러보았다.

 

제일 먼저 도착한 도앙골 성지 부여, 보령, 서천의 3개 시군이 맞닿은 월명산 아래 깊은 계곡에 위치해 있어, 신자들이 숨어살기에 적당했던 곳이다.

도앙골 교우촌은 최양업 토마스 신부가 조선으로 귀국한 이후 전국 곳곳의 신자들을 찾아 일 년 동안 순방을 마치고 이곳의 신자 집에서 활동 보고서로서 첫 편지를 쓴 곳이다. 도앙골과 산 너머 삽티골에서 살던 신자들은 병인박해 때 체포되어 모두 순교하였다

 

탁덕 최양업 시성 기원비

 

박해 당시 신자들은 떼와 흙과 갈대로 벽을 친 뗏집에서 움막 생활을 하며 하느님을 섬겼다. 도앙골에 뗏집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성지 안내판의 '순례란?' 글이 마음에 와 닿는다. 과연 나는 성지 순례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부여군 홍산면의 삽티 성지

 

성 루카 황석두 기념 성당인 성석당

 

삽티는 내포의 사도 이존창이 흥산으로 피신하여 선교 활동을 한 시절부터 교우들이 숨어 살기 시작한 곳이다.

​1850년대 충북 연풍에서 배척받은 황석두 루카 성인은 가족들과 삽티로 이주하였다. 황석두 성인은 인근 산막골에서 선교사 페롱 신부를 보필하면서 하부 내포의 산골 교우촌들을 순회하면서 돌보았다. 병인박해로 1866년 3월 30일에 갈매못에서 다블뤼 주교와 함께 순교한 후 그 해 5월에 삽티에 안장되었다.

 

 

보령시 미산면 보령호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서릿골 성지가 있다.

 

1886년 병인년에 갈매못에서 참수된 순교자들 시신이 모래자갈 속에 방치되었다. 황석두 성인의 시신은 가족들의 손으로 수습되어 삽티에 안장되었고, 다블뤼 주교 등 4인의 시신은 서짓골에 살던 신자들에 의해 이곳에 묻혔다.

한동안 순교자들의 무덤을 지킬 사람이 없다가 16년 뒤인 1882년 살아남은 신자들이 순교자 유해를 발굴하여 수습하였다. 이 때 수습된 순교자 유해는 일본 나가사키로 옮겨서 오우라 성당에 12년 동안 모셔졌다. 1894년 서울로 옮겨진 유해는 용산 신학교를 거쳐 1900년 명동 성당에 모셔졌다가 1967년 절두산에 안장되었다.

서짓골의 사성제대는 죽음을 무릅쓴 신자들의 신앙이 담겨 전해지는 빈 무덤이다.

 

 

충남 서천군 판교면의 산막골 성지

 

천방산 자락의 산막골은 서천 지역 신앙 선조들의 교우촌이다. 1839년 기해박해 뒤 박해를 피해 숨어든 신자들이 신앙 공동체를 이루며 살던 곳이다. 서천지역 순교자들 가운데 기록이 남아있는 순교자는 57명에 이른다. 여러 교우촌 가운데 산막골이 순교자들이 가장 많았다.

 

 천방산 기슭 광장(서천군 문산면 수암리 산 79-1)의 작은재에 신앙 선조들의 유해가 묻힌 줄무덤이 있다. 네비가 안내하는대로 좁은 임도를 한참을 따라가야 만날 수 있는 작은재. 

 

작은재에서 산길을 내려와 부여군 충화면의 지석리 순교 사적지로 향했다.

 

지석리는 1866년 병인박해 때 전주 숲정이에서 순교한 손선지 베드로와 정문호 바르톨로메오의 고향이다.

어려서 입교한 손선지 성인은  열심한 신앙으로 16세에 샤스탕 신부로부터 회장으로 임명되었고, 병인박해 때는 전주지방의 교우촌 대성동 신리 골 자신의 집을 공소로 사용했다.

양반집에서 태어난 정문호 성인은 천주교를 알게되자 곧 입교했는데 교우들뿐만 아니라 외교인들에도 깊은 사랑을 받았다. 박해를 피해 고향을 떠나 여러 지방을 유랑하며 병인박해 무렵 대성리 신리 골에서 손선지 성인과 함께 살았다.

두 성인은 혹독한 형벌 속에서도 평온을 잃지 않았고​, 형장에서도 기쁨을 간직하며 칼을 받았다.

'우리는 천국으로 과거 시험을 보러 가는 것입니다. 참으로 복된 날입니다.'

두 성인의 유해는 전주교구 천호성지에 있다.

비신자로서 지석리에 살고 있던 손선지 성인의 종씨들이 가난한 생활 가운데서도 선조의 시성비라도 세워달라고 홍산 성당에 밭을 기증하여 비를 세웠다고 한다. ​

 

대전교구에 성지가 많은 것은 조선시대 중국과 해상으로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박해시대에 충청도에서 순교한 신앙 선조인의 수를 정확히 헤아릴 수가 없는 것 같다. 

대전교구에는 지금도 성지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일부터 전라도 지역의 성지를 순례하기 위해 지석리에서 17:40에 전북 김제시로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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