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화)

익산의 나바위 성지에서 출발하여 50여분을 달려 충북 금산군 진산면 진산 성지에 다다르니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 16:55.

아무도 없는 조용한 성당 주변을 둘러보고 머뭇거리는데, 진산 역사 문화관을 지키던 분이 퇴근을 뒤로 미루고 닫힌 문을 열어주고 천천히 둘러보라고 하신다. 그냥 가던 길을 가셔도 됐을텐데--------. 성당 출입문도 열어 성당 내부의 모습도 볼 수 있게 해주셨다. 덕분에 성지 순례를 잘 마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진산 성지는 1791년 제사 문제로 촉발된 진산사건(신해박해)으로 한국 최초로 순교한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를 기념하는곳이다. 

조선 후기 천주교회는 미신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던 제사를 금지하였고, 그 가르침을 따른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의 실천 때문에 박해가 일어났다. 그들의 제사 거부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행동이었기에 이를 계기로 전국적인 박해가 일어났다.

불효 죄로 체포된 윤지충은 어머니의 유언에 따른 형벌과 죽음을 각오하고 덕을 쌓는 것이 효성이 부족한 것입니까?”라고 항변하였고, 천주교를 버리라는 말에, “만약 제가 높으신 하느님 아버지를 버린다면, 살아서든 죽어서든 어디로 갈 수 있겠습니까하고 대답하였다. 그와 그의 외사촌 권상연은 전주에서 참수로 치명한 첫 순교자들이 되었다.

진산성지는  두 복자 외에도 같은 동네에서 거주하다 1866년 병인박해 이후 순교한 김영오, 김영삼, 김요한 등 세 순교자도 함께 기리고 있다.

 

성당 마당의 순교자 기념비와 순교 조형물

 

성당 건너편의 진산 역사 문화관

연로하신 지킴이 분의 배려로 내부를 돌아 볼 수 있었다.

 

진산 성지의 순교 역사와 진산 지방의 역사,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 

 

페인트가 벗겨지고 지붕에서 비가 새어 비닐로 덮어놓은 성당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1927년 프랑스 선교사 박 파르트네 신부가 지은 소규모 목조 건물(절충식 한식 목조 구조)로 1960년대 외벽체 하부에 시멘트 벽돌을 사용하여 벽체를 보강했다. 목조 종탑은 안전 문제로 철거되었고, 2004년 현재의 시멘트 벽돌조의 종탑으로 재보수되었다.

이 성당은 한국사 및 천주교회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초기 한식 목구조(절충식)의 고유한 양식과 의장적 요소가 남아있는 한국 천주교 유산으로 건축적 가치가 높아 2017 국가 지정 등록문화재 682로 등록되었다.

 

새 성전을 다른 곳에 지을 계획이라는 지킴이의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좀 놓인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진산 성지를 뒤로 하고 서울 아파트로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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