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5일(월) - 코카서스 여행 4일 차

리조트에서 눈을 뜨고 창밖을 보니 부슬비가 내리고 있다. 우산을 배낭 안에 챙겨 놓고 짐을 꾸렸다.  다행히 부슬비는 점점 세력이 약해져 가고 있다. 리조트를 떠나 아르제바이잔 쉐키의 전통바자르 시장을 둘러보았다. 우리나라 60-70년대 시장의 모습과 비슷한 느낌이다. 이른 아침이라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곳도 있다. 형형색색의 과일과 채소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상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아이 쇼핑만 하고 나왔다.

 

쉐키를 출발한 버스는 1:30을 달려 국경도시 발라칸을 향했다. 이동하는 내내 코카서스 산맥이 이어진다.

국경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캐리어를 내려 끌고 조지아로 넘어갔다. 20-30도의 오르막길을 15분 정도 끌고 올라가는 난코스. 깔아놓은 보도블럭이 파손된 것이 많아 더욱 힘들게 한다. 두 나라 사이 국경인데 오가는 이들을 위해 보도 포장이라도 제대로 해 놓았으면 좋으련만-----.

 

어렵게 국경을 넘어 조지아에 들어섰다. 버스에 짐을 싣고 약 1:30을 달려 카헤티로 향한다.

5,000년 전 와이너리 발상지 '카헤티 와이너리'에서 포도주를 겸한 점심식사를 했다. 뻘건 대낮에 무한 리필의 포도주는 그림의 떡? 저녁시간이라면 콧노래가 절로 나올텐데------.

 

카헤티는 조지아 와인을 상징한단다. 전체 조지아 와인 생산량의 60% 이상이 생산되는 최대 와인 산지이며, 조지아 와인의 맛과 양조방식의 전통을 지켜온 곳이다. 카헤티의 와인산지는 알라자니라는 강을 끼고 형성되어있어, 영양분과 수분이 풍부하며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서 포도를 수확할 수 있다. 여기에 흑해의 따스한 바람과 시리아 고원의 햇빛이 더해져 조지아 와인만의 특별한 맛을 얻을 수 있단다.

 

식사 후 와이너리를 둘러보았다. 항아리를 땅속에 묻고 와인을 숙성시킨단다.

 

또 다시 1:20을 달려 텔라비로 향했다. 텔라비는 8세기부터 도시가 형성된 곳으로 15~17세기까지 카헤티 왕국의 수도이기도 했다. 6세기 경에 지어진 텔라비 알라베르디 수도원은 높이가 55m로 2004년까지만 해도 조지아에서 가장 큰 교회였다고 한다. 이곳에 1천년 된 와이너리가 있다고 한다. 

 

수도원 내부 벽에 빛 바랜 프레스코화 일부 남아 있다. 이슬람의 침공으로 인해 파손이 됐을 것이다.

 

알라베르디 수도원은 성채처럼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담은 이슬람이 침략했을 때 쌓은 것이라고 한다.

 

수도원 안의 포도밭과 복숭아밭. 

 

수도원을 나와 도로에서바라본 알라베르디 수도원의 모습

 

텔라비에서 서쪽으로 약 10km 떨어진 곳에 인구 2,000명 남짓 되는 이칼토라는 마을의 언덕 위에 이칼토 수도원이 있다. 수도원 주위의 사이프러스 나무가 수도원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것 같다. 수도원 내부는 리모델링 중.

 

포도주를 담던 옹이 그릇이 멋진 장식품으로 다가온다.

 

수도원 안과 밖의 나무에 예쁜 봄 꽃이 피었다. 안내자에 의하면 아몬드나무 꽃이란다.

 

아제르바이잔에서 국경을 넘어 조지아로 입국한 날이다. 이번 12박 13일 여행 중 가장 많은 날을 조지아에서 보내게 된다. 조지아에서 비철 금속 사업을 하는 LKB씨가오늘부터 우리를 안내한다. 말은 느리지만 정감있는 친절한 목소리에서 이국땅의 낯선 풍광들이 마음으로 와 닿는다. 앞으로 멋진 안내 잘 부탁합니다.

 

산속의 전원 풍경이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Park Hotel에 조지아에서의 첫 여정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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