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개천절!

 

오늘은 빨간 고추를 금년 마지막으로 따고

고추나무(?)를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잘랐다.

지금 달려있는 고추들은 시들게 한 후 필요한 만큼 따서 처리하게 된다.

 

오전에 고추를 따고, 오후에는 하나하나 씻고

고추건조기에 넣었다.

 

여유있는 시간에 잠시 가을을 맞은 집 주변을 살펴보았다.

가을꽃과 성질 급한 단풍잎이 가을을 실감나게 한다.

 

해국이 활짝 피었다.

원래 바닷가 바위틈에서 살고 있어야 하는데

이곳 홍천에서 해마다 가을이면 옅은 보라색 꽃을 어김없이 피운다.

 

구절초 꽃이 만발하고

 

노란 국화꽃도 질세라 활짝 피고

 

국화의 한 종류인 감국도 활짝

 

용담도 예쁜 보락색 꽃을 피웠다.

 

이름 모를 가을 꽃도 피고

 

맨드라미가 한참이다.

 

여름 동안 몸살을 앓던 한련화가 만개하여 화려함을 뽐내고 있다.

 

 

붉게 물든 담쟁이가 황토색 벽돌과 어울려 한 작품을 만들어 내고

 

성질 급한 연산홍은 단풍이 제법 들었다.

 

붉게 물든 나무수국(앞)과 적단풍(뒤)도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대추도 햇빛을 받아 익어가고 있다.

 

세 그루의 대추나무에서 딴 대추 대표들

내년에는 더 큰 대추가 달릴 것이다.

 

아삭이 고추도 가을을 맞아 빨갛게 익어간다.

 

8월 중순에 심은 김장 배추가 실하게 자라고

 

무도 알이 제법 굵어졌다.

 

쪽파도 싱싱하게 자라며

11월 초 김장 담글 날을 기다리고 있다.

 

비닐 멀칭을 하고 배추, 무를 심은 뒤 제초용 깔개를 깔아 놓으니

잡초로부터 해방된 기분이다.

 

자은3리 집집마다 달아 준 문패!

 

오늘 밤 일기예보 의하면 홍천은 6도까지 온도가 내려간다.

정말 가을이 온 모양이다.

서울보다 봄은 늦고, 가을은 서둘러 온다.

 

밭도 농작물을 하나 둘 추수하면서 빈 공간이 늘고

가을을 알리는 꽃들은 벌써 활짝 피고

성질 급한 나무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하고

하늘은 점점 더 높고 푸르러진다.

 

이제 한 달여만 지나면 금년 농사도 마무리하게 된다.

김장 담그는 것이 금년 마지막 일

 

홍해리의 "가을 들녁에 서서"를 음미해 본다.

 

 

가을 들녘에 서서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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