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모종을 사다 심은 밤나무 2그루.
조그마한 나무에 밤송이가 달린 것 자체가 신비이더니
여름을 지나 가을을 맞아 알밤을 선물한다.
남이 보면 우습겠지만 내가 심고 가꾼 나무에서 달린 밤!
그 어느 집 알밤보다 더 귀하고 예쁘고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총 4톨의 알밤을 수확!
아마도 내년에는 훨씬 많은 밤이 우리를 맞을 것이다.
봄가뭄과 가을가뭄에도 불구하고 잘 자라 준 고구마!
5월에 심은 모종이 다행히도 거의 다 살아주었다.
고구마순도 여러 차례 따서 입맛을 돋구는 반찬으로도 활용했다.
고구마 순을 낫으로 잘래내고 검은 비닐을 벗겨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비닐을 벗기고 나서야 호미로 고구마를 만날 작업이 시작된다.
한 줄기에 이렇게 무더기로 나올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
어떤 경우는 고구마다운 것이 하나도 안 달려 나올 때도 있다.
봄부터 준비하고 심고
뜨거운 여름날에 비지땀을 흘리게 했던 농작물들!
그들을 위해 흘린 땀의 댓가가 눈으로 확인되는 계절이다.
우리 조상님들께서는 이런 자연의 진리에 감사하며 농사를 지었을 것이다.
고구마가 가뭄때문인지 작년만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이 정도면 우리 식구들이부족함 없이 먹을만 하다.
가끔 오는 손님들에게도 맛보기로 조금씩 싸 줄 정도는 되니 감사할 뿐이다.
어제도 모처럼 찾아준 처제들에게 고구마를 조금씩은 사 주었다.
오는 이들에게 뭔가 들려보내야만 할 것 같은 마음!
이것이 농부의 마음일까?
이제 밭에는 김장용 배추와 무만 남아있는 것 같다.
마지막 정성을 다 해 금년 농사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