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7일(금)
지난 주 토요일에 서울숲을 다녀 온 후 가까운 올림픽공원에는 가을이 어느 정도 와 있을까 궁금하였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파란 가을 하늘이 높게 보이는 청명한 날씨다. 오후 3시가 넘어 아내와 함께 공원을 찾았다. 집 앞에서 3412번 버스를 타고 올림픽 공원 장미광장 정류장에 내렸다.
공원 옆 길가 남천에 빨간 열매가 탐스럽게 달려있다. 공원에 들어서기도 전에 벌써 가을 냄새가 물씬 묻어나오는 것 같다.
장미광장으로 들어서며 나의 눈을 의심했다. 10월말인데 장미광장에 장미꽃이 만발해 있다. 내 상식으로는 장미는 5-6월에 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마도 품종 개량을 통해 가을철에도 장미꽃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지도 못한 장미꽃과의 만남이 목석같은 나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장미광장 옆 은행나무에도 가을이 완전히 내려와 앉았다. 파란 하늘과 흰구름이 노란 은행잎을 위해 멋진 배경을 제공해 준다.
장미광장에서 몽촌해자로 가는 길목의 들꽃마루에는 가을을 대표하는 꽃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숲속 산책길을 따라 가며 도심속에서 가을의 풍요로움을 만끽해본다. 곳곳의 조각품들이 늦은 오후 가을빛을 받아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다.
몽촌해자에 반영된 숲과 빌딩의 모습이 참 평화롭게 다가온다.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평화의 문!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평화의 문의 사신도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올림픽 평화의 광장에는 서울융합과학축제 한마당이 벌어지고 있다.
가을의 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한 감나무
너른 잔디밭이 펼쳐져 있는 몽촌토성 산책로에는 토끼 한 마리가 자유롭게 풀을 뜯어먹고 있다. 오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고 자라서인지 카메라를 들이대는 인간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먹는 것에만 열중한다.
산책로 숲 사이로 저녁 노을에 물들어 가는 88호수가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지금이 오후 5:15경. 오늘 07:30에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가 있는가 보다. 파란 옷을 입은 수많은 팬들이 체조경기장 주변을 오간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K-pop 공연에 떼로 몰려다니며 열광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40-50대 아줌마 팬들의 극성도 대단한 것 같다. 공연 2시간 전인데 벌써 임영웅을 응원하는 파란 옷들이 올림픽공원을 점령해 가고 있다.
올림픽공원 안에 있는 낙지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계획을 잡았는데, 파란 옷의 팬들이 벌써 진을 치고 있었다. 우리가 받은 대기표 번호가 261번. 70여 팀이 식사를 마친 후에야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덕분에(?) 벤치에 앉아 열렬 팬들의 흥겨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0대 젊은 아낙네부터 휠체어를 타고 온 70-80대까지 임영웅의 팬층이 상당히 두터웠다. 수도권만 아니라 멀리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도 꽤나 많아 보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음악에 대한 열의가 이렇게 대단하리라고는 미쳐 생각치 못했는데-----
저녁 6:40. 아직도 많은 팬들이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07:00경에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가을의 멋을 느껴보기 위해 방문한 올림픽공원. 유난히도 파란 하늘과 흰구름 덕분에 멋진 가을의 모습을 즐길 수 있었다.
또 예상치 못한 파란 옷의 물결의 흐름도 보고.
집 가까이에 올림픽공원과 같은 멋진 공간이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감사!!
또 다른 서울의 가을 명소를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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