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 4일차 - 9월 22일(토)
러시아 여행 마지막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다행히 오후에는 갠다고 한다.
오늘 비가 올 것을 예상해서 어제 많은 관광지를 다닌 것 같다.
어제 저녁 가이드가 오늘 저녁 귀국하는 비행기가 4시간 딜레이 된다는 안내를 해 주었다.
시간적 여유가 생겨 아침 11:00에 호텔을 출발하기로 했다.
11:00에 체크아웃을 하고 로비에서 기다리던 우리 일행에게 전하는 가이드의 말
블라디보스톡 시내에서 마라톤 경기를 하기 때문에 우리가 탈 차량이 호텔에 올 수가 없단다.
오후 1시나 되어야 마라톤이 끝나니 그 때 이후에나 출발이 가능하단다.
호텔 앞 큰 길이 마라톤 코스이어서 비가 그친 후 구경삼아 나가서 선수들을 응원했다.
호텔 앞이 오르막길이라 선수들이 무척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일부 선수는 걸어가기도 한다.
마라톤 참가자 중에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제법 눈에 띄였다.
삼성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우리가 응원을 하자 같이 화이팅을 하며 달리고 있다.
마라톤 구경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오후 1시가 넘어서 차가 도착해 바로 점심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식당 주변의 모습
중세 유럽풍의 건물들이 도시를 이루고 있었고, 도로사정 때문에 일방통행길이 많았다.
점심식사를 한 식당 리빠블릭
점심식사 후 찾아간 율부린너 생가
1950-60년대 미국의 유명한 배우 율부린너는 1920년에 블라디보스톡의 이 집에서 태어났다.
율부린너 생가 앞에 세워져 있는 율부린너 동상 앞에서 율부린너의 모습을 흉내내어 본다.
영원의 불꽃 뒤로는 러시아 정교회 사원이 있고 숲 속에는 개선문이 있다.
1941년에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러시아는 21만명의 용사들 중 돌아오지 못한 5만여 명을 기리기 위해
러시아 지역 곳곳에 영원의 불꽃을 만들어 놓았다.
블라디보스톡에 있는 영원의 불꽃
영원의 불꽃 뒤로 제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들의 이름을 담은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니꼴라이 황태자의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을 기념하여 만든 개선문
개선문 앞에서 아내와 함께
측면에서 바라다 본 개선문. 사방 어디에서 보나 똑같은 모양이다. 물론 배경은 바뀌지만----
위쪽에서 바라본 러시아 정교회 사원과 바다의 모습
영원의 불꽃 좌측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14대의 적함을 침몰시킨 전설적인 잠수함 C-56이 전시되어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잠수함 안에는 당시 참전한 군인들의 모습과 그들이 사용하던 물품이 전시되어 있다.
러시아어로 씌여진 설명을 읽을 수는 없지만 ----------
잠수함 내부에서 오가려면 좀은 문을 두 번 통과해야 한다.
잠수함이다보니 물속에 있을 때는 물이 실내로 유입지 않게 차단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잠망경을 잡고 심각한 표정으로 적의 동태를 살펴본다(?)
어뢰가 보관되고 발사되는 복잡한 기계장치
앞 바다에는 러시아 군함들이 보인다.
블라디보스톡이 러시아의 극동 해군기지임을 알려주는 듯 하다.
연해주는 우리민족이 일제 침략을 피해 정착했던 곳이다.
초기에 고려인들은 블라디보스톡 중심부 구한촌(舊韓村)에 살고 있었으나,
고려인을 한 곳에 모아두려는 강제 이주 정책에 의해 이곳 신한촌(新韓村)에 터전을 잡게 되었다.
신한촌으로 이주한 고려인들은 이곳에서 고향을 그리며 나름대로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스탈린의 고려인 이주 정책에 의해 다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가 되기전까지는 이곳 신한촌이 집단 고려인 거주지인 것이다. 현재 이곳은 신한촌과는 관계없는 건물과 아파트가 자리를 잡고 있어 옛 신한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깝다. 블라디보스톡에서도 이곳으로 밀려난 고려인들이 또 다시 중앙아시아로 속절없이 강제 이주 당하여야만 했던, 러시아 땅에서 힘든 여정을 살아온 우리 조상들의 한이 맺힌 곳이다.
1999년 8월 15일에 3.1 독립운동 80주년을 맞아 블라디보스톡의 신한촌이 있던 자리에 한민족연구소가 '신한촌 기념비'를 건립했다.
'신한촌 기념비'의 가운데 가장 큰 돌기둥은 남한을, 오른쪽에 조금 낮은 돌기둥은 북한을, 가장 낮은 돌기둥은 해외동포를 뜻한다고 한다. 이 돌기둥들은 우리나라에서 제작해 이곳 블라디보스톡으로 갖고 온 것이란다.
블라디보스톡을 찾은 대부분의 한국인이 '신한촌 기념비'를 찾는다고 한다.
우리 일행도 잠시 묵념을 하며 당시 고려인들의 어려운 삶을 묵상했다.
많은 한국인들이 고려인들을 생각하며 남기고 간 리본이 매달려있다.
비행기 출발 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생긴 시간적 여유를 누리기 위해 다시 찾은 해양공원
화려한 색으로 장식한 놀이동산 입구. 입구의 화단에도 예쁜 꽃들이 활짝 피어있다.
놀이동산의 관람차가 우리 일행을 동심으로 돌아가라고 유혹한다.
관람차는 안전장치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다.
입구의 검표원은 표만 받고 들어가라고 하면서 내릴때는 반대편으로 본인들이 알아서 내리라 한다.
상단부는 완전 노출된 상태로 타는 사람이 알아서 올라타고 쇠로된 체인만 걸치게 되어 있다.
관람차가 위로 올라갈수록 손잡이를 잡고 있는 손에 점점 더 힘이 들어간다.
아직은 높지 않은 곳이라 동심으로 돌아간듯한 미소를 짓지만-------
그러나 높이 올라갈수록 해양공원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가 눈 앞에 전개되었다.
관람차에서 내려다 본 해양공원의 모습
해양공원의 해변가를 즐기는많은 사람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해양공원의 꽃밭과 임시로 꾸며진 장터
블라디보스톡에 크루즈선이 입항해 많은 관광객이 들어오면 해양공원에 장터가 생긴다고 한다.
노점상에 진열된 상품들을 구경하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오늘 입항한 크루즈선에는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이 승선했다고------
해양공원을 오가며 많은 우리나라 관광객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해안가를 따라 계속 이어지는 해양공원
스프레이로 멋진 그림을 그려내는 이들이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해본다. 여행 마지막 날이라 얼굴에 피곤함이 깃들어 있다.
비행기 지연출발로 인해 여행사가 여행 일정에 없던 저녁식사를 제공해 주었다.
우리 일행은 맥주 한잔으로 러시아 여행의 아쉬움을 달랬다.
여행 중간에 갔던 쇼핑센타 입구 목각인형 모습의 포토존에서 동심으로 돌아간 아내
저녁식사후 블라디보스톡 공항으로 갔다.
18:30출발 예정이던 러시아 항공기는 11:30에 출발한다고-----. 러시아 항공은 자주 딜레이가 된다나.
어쨋든 이번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마지막으로 공항 앞에서 마지막 포즈를 취해본다.
공항에 도착해서 확인을 해 보니 양양행 비행기는 밤 12시가 넘어서 출발한단다.
양양공항까지는 1시간 40분 정도 되는 거리인데, 거의 6시간을 딜레이 한다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차를 양양공항에 주차시켜 홍천집에 돌아가는데 지장이 없지만
우리 일행의 다른 세분은 서울까지 가야 하는데 교통편이 걱정이다.
양양에서 서울가는 막차가 11:30에 출발한다는데, 우리는 12시가 넘어 양양공항에 도착한다.
아내와 의논해서 세분을 우리집에서 하루 쉬실 수 있도록 권했다.
추석연휴기간이라 동해안에서 숙소를 잡기도 어려운 처지인 세분을 집에 함께 가기로 했다.
블라디보스톡 공항 씨푸드에서 주위 분들과 나눔을 위해 킹크랩과 연어를 조금 샀다.
러시아라 꽤 저렴하게 구입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값이 세다.
오랜 시간 공항 내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비행기에 탑승 . 현지 시간으로 12:10경 출발
서울 양양공항에는 새벽 1시쯤 도착했다.
졸지에 손님을 모시고 우리집으로 출발. 새벽 2시가 넘어 집에 도착했다.
남자 일행분과 소맥을 한잔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3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7시경에 기상하여 아내가 준비한 떡만두국으로 아침식사
08:30 출발하는 서울행 버스를 타려는 세분의 손님을 모시고 07:55에 홍천터미널로 출발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 전개된 것 같다.
세분의 손님을 우리집에 모시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아마도 세분과 우리가 전생에 어떤 인연이 꽤나 깊었었나 보다.
3박 4일의 러시아 여행이 결국 4박 5일로 마감되었다.
아내와 함께 한 이번 여행은 후에 많은 추억거리를 남길 것 같다.
그 넓은 러시아 땅의 한 귀퉁이를 돌아보고 온 여행!
러시아를 제대로 보려면 두세차례 더 가 보아야 할 것 같다.
다음에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주변을 여행할 계획이다.
양양공항에서 출발해서 홍천에 사는 우리로는 접근이 쉬워 편했던 것 같다.
다음에 양양공항에서 어디로 가는 여행이 출발하는지 살펴보아야겠다.
블라디보스톡에서 황무지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한국인이 자그마치 17만명이라고 한다.
그 후손들이 지금 러시아에서 고려인이란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다.
고려인들이 이국땅에서 나름대로의 삶을 개척해 나가 멋진 삶을 누리기를 바란다.
다음에는 또 어떤 곳으로 해외여행을 갈까?
또 다른 어딘가를 향해 멋진 꿈을 꾸어본다.
'국외여행 이야기 > 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헬싱키 (핀란드) (0) | 2019.05.03 |
---|---|
모스크바 (러시아) (0) | 2019.05.03 |
블라디보스톡 1 (러시아) (0) | 2018.09.25 |
하바롭스크 (러시아) (0) | 2018.09.23 |
에스테르곰, 부다페스트 (헝가리) (0) | 2018.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