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토) - 24일(화) 경북 영덕과 울진의 해파랑길 여행을 나섰다.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강풍과 폭우가 예보되어 있어 길을 나서기가 망설여졌지만

어렵게 예약한 숙소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아 강행군!!!!!


21일(토)부터 3박 4일로 해파랑길 22-25코스를 차례대로 탐방할 계획이었으나

폭우와 강풍으로 순서가 뒤바뀌게 되었다.

21일 - 23코스,    22일 - 22코스,    23일 - 25코스,    24일 - 24코스


9월 22일(일) 첫날 숙소인 영덕 삼성연수원에서 둘째날 아침을 맞았다.

창문밖을 보니 강풍과 폭우로 나뭇가지들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오늘은 어제 처럼 우비 입고 우산 쓰고 해파랑길을 걷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선다.

숙소에서 여유있게 나와 차를 타고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10:30 후포성당의 주일미사에 참례 후 해파랑길 22코스 시작점인 축산항 방향으로 Go!!!!!!

 


네비에서 안내하는대로 축산로를 따라가다보니 대소산 봉수대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영명사 옆을 지나가는 1차선 시멘트 포장 산길을 따라 약 3km를 올라갔다.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외딴 산길을 따라 차를 몰고 산길을 올라가는 것이 약간 두렵기도 했지만------

끊어질 듯 이어지는 산길을 오르니  대소산 정상에 KT 기지국이 어렴풋이 나타난다.


아내는 차안에서 기다리고 홀로 우산을 받쳐들고 숲길을 나아간다.

산정상 부분이라 비바람이 거세게 불어와 순식간에 온몸을 적신다.

거센 바람이 기지국 구조물 사이로 빠져나가며 내는 기이한 소리에 온몸이 오싹해 지기도 한다.



기지국 옆으로 돌아가니 영덕 대소산 봉수대가 어렴풋이 그 모습을 나타낸다.

우산이 바람에 뒤집혀 접어 바닥에 놓고 비바람과 맞서가며 셔터를 눌러본다.



날씨가 좋았다면 데크길을 따라 이 곳 봉수대에 올라왔을텐데-------

저 멀리 거센 파도가 넘실대는 동해바다가 어렴풋이 보인다.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힘든 상황에서 사진 몇장을 찍고 얼른 차로 돌아와 산길을 내려왔다.



축산항에 도착하니 강풍과 폭우에 오가는 이는 보이지 않고 방파제 안에는 각종 배들이 정박되어 있다.

축산항에서부터 해안도로를 따라 22코스 방향으로 천천히 차를 몰았다.

낙석 방지용 구조물에는 '사랑 해(海) 영덕'과 바닷속 모양이 장식되어 있다.


 


영덕 블루로드 안내판과 쉼터도 있건만 강풍으로 차문을 열고 나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

 


시너리재 구름다리 - 해파랑길을 제대로 걸었다면 저 구름다리 위로 지나갔을텐데------

오늘 같은 날씨에는 아마도 구름다리를 걸어서 건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다.

 


길가 공터에는 그물을 손질하기 위해 펼쳐 놓은 곳이 종종 눈에 보인다.

 


길가에는 폭우로 멋진 폭포가 생겨났다. 평상시에는 보기 힘든 모습이 아닐까?

 


우중에 찾아간 목은(牧隱) 이색(李穡) 선생(고려 말 정치가, 대학자, 대문호) 유적지


 


목은 기념관

 


목은 기념관의 풍광

비가 제법 많이 올 때 촬영하였으나 화면상으로는 궂은 날씨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목은 이색 유적지에 세워져있는 관어대탐방로 안내판과 이정표

 


괴시마을 입구의 벽화

 


괴시마을 안내도

 


200여년 된 고가옥들이 30여 동이나 즐비한 괴시리 전통마을




태풍 타파로 인해 집채만한 파도가 해안가로 밀려들고 있다.




대진항에는 태풍으로 인해 피선한 배들만이 정박해 있고 오가는 이는 보이지 않는다.



대진항을 배경으로 조성된 공원의 입구에는 대게 모양의 조형물이 서 있다.



조선시대 말 왜적에 맞서 의병을 일으켜 항전한 벽산 김도현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도해단



누각 옆에 벽산 김도현 선생의 도해비가 세워져 있다. 



도해단 위에서 바라다 본 성난 파도.  태풍으로 인해 내 한 몸 지탱하기도 힘들다.




해안가를 따라 천천히 이동을 하다보니 봉송정이 나타난다.

봉송정 위에서 바다 모습 촬영을 시도했지만 태풍으로 도저히 몸을 가눌 수가 없어 포기하고 내려왔다.



경북교육청 해양수련원의 모습



차를 타고 도착은 했지만 태풍을 뚫고 도착한 고래불해변의 해파랑길 22코스 종점




일요일인 오늘이 태풍 타파가 가장 가까이 이 지방을 접근하는 날인 것 같다.

무리를 해서 22코스를 걸어가려 도전을 했다면, 아마 중간에 태풍에 날아갈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이번 여행에 차를 갖고 온 덕분에 태풍을 뚫고 22코스를 대충이나마 돌아볼 수 있었다.


차에서 내려 사진 촬영을 할 때마다 우산은 바람에 젖혀지고 비를 고스란히 맞을 수 뿐이 없었다.

이런 날씨에 이정도 다닌 것만도 나름대로의 모험이었던 것 같다.

온 몸이 비에 젖어 마를 사이도 없이 움직인 하루


고래불해변에서 오늘의 숙소인 백암 LG 생활연수원으로 Go!!!!!!

짐을 풀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니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연수원 식당에서 불낙전골에 피로회복주(참이슬)를 겸하니 이제야 온 몸의 평화가 돌아오는 듯 하다.


태풍 타파는 오늘 밤이 고비라는데, 내일은 비를 맞지 않고 해파랑길을 걷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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