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목) - 고흥군 여행 8일 차


오전에 마복산 등산을 하고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나로대교 1, 2를 건너 나로도항으로 향했다. 나로도항은 며칠 전에도 한번 왔던 곳.

오늘은 나로도항 건너편의 애도(艾島. 쑥섬)을 가기 위해 이곳에 왔다.


출항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애도를 사랑하는 젊은이로부터 애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젊은이의 설명 덕분에 애도를 탐방하는 동안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로항에 대기 중인 쑥섬호

 


쑥섬호 안에서 승선 기념촬영 (배 안의 포토존?). 사진 한 장 찍고나니 도착했다. 배 타고 3분(?)

 


애도(쑥섬)에 도착하니 애도를 알리는 안내도가 우리를 맞는다.

 


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많은 애도.   40여 마리의 길고양이가 살고 있다고.

그래서 애도를 '고양이 섬'이라 부르기도 한단다.

물은 아직도 우물을 사용하고, 무덤이 없는 섬이란다. 

 



지역주민들이 운영하는 갈매기 지붕의 무인 카페


 

갈매기 카페 옆으로 애도(쑥섬) 탐방로가 시작된다. 안내 표지판들이 재미있어 눈길을 끈다. 

 


돌계단을 통해 애도를 오르기 시작한다.

 


마을 주민들의 '애도 사랑'을 부탁하는 안내문(호소문?)

 


난대 원시림이 울창한 당숲

이 숲은 마을주민들이 신성시 하던 곳인데 마을 발전을 위해 400년만에 개방된 곳이란다.

2017년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단다.

 


남해안 일부에서만 자생하는 귀한 난대림 상록수인 육박나무

100살이 넘은 육박나무는 6각형의 얼룩이 생긴다고 해서 육박나무라 하고,

해병대 군복처럼 보여서해병대 나무라고도 한단다.



후박나무 줄기에 말 머리가 형상화 되어있다.  자연의 신비????

 


아름다운 여인의 몸매이고, 넉넉한 가슴을 가져서 당할머니 나무라고도 불리우는 후박나무

당할머니의 가슴을 더듬으면서 얼굴 표정이 뭐가 그리도 엄숙한가?

 


400년만에 일반인에게 공개했다는 숲의 나무들. 오랜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나무줄기에 태 모양의 혹(?)이 달린 30살짜리 나무

 


나무에 매달려 있는 코알라

 


150년 이내의 동백나무 61그루가 터널 모양을 이루고 있어 '동백나무터널'이라고 부른단다.

 


남해안에서 자생하는 구실잣밤나무

수백년의 세월동안 가을이 되면 동네 아이들에게 작은 밤을 선물로 주었단다.



탐방로 곳곳에 새겨져 있는 명언.   "꿈 꿀 수 있다면, 실현도 가능하다."



작은 섬이지만 제법 가파른 언덕을 올라갈 때도 있다.



언덕 위로 오르니 바다 건너 나로항의 모습이 보인다.



애도와 이어진 멋진 바위섬(?)

절벽 위를 잘 살펴보면 '쑥섬 큰바위 얼굴'이 보인다는데...

쑥섬에 살았던 의좋고 착한 삼형제가 사람들에게 행운을 주는 일을 하도록

옥황상제께서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고?

물이 나면 절벽 아래로 '쑥섬 인어'가 나타난다고 한다.



당산에서 환희의 언덕 위로 올라와 북서쪽으로 길을 따라 이동





'쑥섬 바다위 비밀정원'  이 곳이 전라남도 제 1호 민간정원이란다.

애도를 사랑하는 김상현 교사와 고재훈 약사 부부가 15년 이상의 오랜 세월을 투자하며 가꾼 정원이다.

나로도에 사는 부부는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이곳으로 건너와 정원을 가꾸고 있단다.







섬이나 꽃 관련 문학작품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팻말에 담아 놓은 문학정원





쑥섬을 찾아온 이들과의 인연을 이어나갈 메모를 남기는 곳



칡덩굴로 덮힌 걸 정리해 줬더니 자연이 만든 석부작이 나타났단다.



쑥섬에서는 경치가 좋은 곳에서 놀거나 잠시 쉬는 것을 '산포한다'고 한다.

넓고 평평한 바위는 여자들이 명절이나 보름달 달밤에 음식을 싸와서 노래와 춤을 즐기기도 하고,

가정과 미래에 대한 꿈과 안녕을 기원하던 쑥섬 여자 산포바위


아래 사진은 남자 산포바위



해발 83m 애도 정상의 애교섞인 재미있는 표현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쑥섬 소머리 자리에서 다도해를 배경으로



쑥섬 등대 옆으로 해안절벽으로 내려가는 철계단이 있다.

쑥섬 등대는 2000년에 세워져 거문도, 완도 등을 오가는 배들에게 길을 안내해 준다.



계단을 내려오니 멋진 바위들이 펼쳐져 있다. 이곳이 신선대

하늘에서 신선들이 내려와 절벽 아래 바다와 바람을 느끼며 바둑을 두거나 거문고를 타며 놀던 자리




쑥섬 마을에 행실이 좋아 보이지 않은 탁발승이 이곳 신선대에 와서 자신의 법력이 높다고 스스로 말했으나, 신선들이 무시를 하면서 법력을 입증해 보라고 하였다.

그러자 탁발승은 자신의 법력을 입증하기 위해 20m 정도로 움푹 파인 계곡을 날아서 뛰어넘겠다고 했다.

한참을 참선을 하고 불경 외우기를 한 후 자신있게 뛰었으나

법력이 약해서 그만 아래로 추락하면서 동굴에 빠졌는데, 그때부터 이 동굴 이름을 '중 빠진 굴"이라 했단다.

중 빠진 굴은 썰물때는 굴이 드러나며 밀물 때는 반쯤 잠기는데 동굴이 길지는 않다고 한다.




신선대에서 낙조를 바라보는 나 또한 잠시 신선이 되어본다.



신선대에서 즐기다 보니 배 출항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선착장까지는 약 1km.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본다.

언덕을 내려오니 후박나무와 통나무 의자가 길손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대나무 숲도 지난다.



쑥섬 동백길에는 200~300년 정도 되는 동백나무가 즐비하다.

3월~4월 초순에 동백꽃이 땅에 내려오면 멋진 동백꽃길이 된단다.




옛 돌담이 잘 보존된 사랑의 돌담길





선착장으로 돌아와 17:10 배를 타고 나로항으로 돌아왔다.

오늘 마지막 배의 승선 관광객은 아내와 나 둘뿐.



마복산으로 돌아오는 길




김상현 교사 부부는 결혼할 때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자고 약속을 했단다.

두 분의 오랜 세월 애도(쑥섬) 사랑 덕분에 쑥섬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가 됐다.


개인 자본도 투자해 가면서 가꾸어온 쑥섬!

쑥섬을 사랑하는 마음, 자연을 아끼는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다른 이의 지원이 좀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적자 운영이란다.

애도 도선비는 왕복 2,000원 입장료는 1인당 5,000원. 쑥섬을 가꾸기에는 많이 부족한 형편이란다.


애도는 탐방로를 따라 아주 천천히 돌아보는데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섬의 자연도 즐기고, 다도해의 아름다운 모습도 보고,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

고흥에 가면 꼭 들러봐야 할 코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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