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과 2일 이틀 사이에 엄청난 눈이 내려 50cm 이상 쌓인 것 같다.

내 기억으로 이렇게 많은 눈을 직접 경험한 것은 처음인 둣 하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백설의 세상이 펼쳐졌다.

 

오래간만에 서울 나들이를 갔다가 3월 1일 11시경 출발하여 강릉으로 돌아왔다.

홍천을 지나면서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동해쪽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눈발이 굵어진다.

눈이 뒤덮은 고속도로를 긴장을 하고 시속 30-40km로 조심조심 나아갔다.

오후 4시가 넘어 집근처에 도착하니 눈이 괘 많이 쌓여있다.

집 근처 언덕에서 차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한동안 애를 태우고서야 겨우 통과 무사히 강릉집에 도착했다.

 

3월 2일 아침에 눈을 뜨니 집밖으로 걸어나갈 수 없을 정도로 눈이 쌓여있다.

멋진 설경이 아름답게 느껴지기보다는 고립된 세상에서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이 앞선다.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치고 온종일 눈과의 전쟁(?)

우선 내가 지나가야 할 곳만 삽으로 대강 치우고 장화를 심고 오간다.

 

걱정은 되지만 우선 강릉의 아름다운(?) 설경을 담아보았다.

 

 

 

 

 

 

 

 

 

 

 

 

 

지난 12월초에 심은 블루애로우가 눈속에 묻혀보이지 않는 것도 있었다.

2일 밤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는데, 눈속에 파묻힌 나무를 구출하기 위해 온 몸이 파김치가 되도록 힘을 다 했다.

눈 속에 갇혀있던 나무들이 '어이쿠! 살았다!'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 듯 하다.

 

감나무에 눈이 쌓여 일부 가지가 부러지기도 하고, 휘어져 눈 속에 파묻혀 있는 것도 있어 나무의 눈을 치유기 시작

감나무까지 접근하려면, 눈삽으로 한사람이 겨우 지날 길을 내고 조금씩 앞으로 전진

이곳저곳의 나무 중 급한 곳만 다니기 위한 길을 내느라 더 힘들었다.

3일 아침에 어제 개척해 놓은 길들을 보니 힘은 들었지만 나름대로 멋진 추억거리가 될 것 같다.

 

 

 

 

 

평상시 가장 많이 오가던 길은 눈에 쌓인채 그대로. 햇빛에 녹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정말 많은 눈이 내렸다.

강릉은 몇년에 한번씩 폭설이 내린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실감이 난다.

이번 눈은 습설이라 눈이 작은 나뭇가지에도 쌓이는 바람에 나무들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피해를 많이 본 것 같다.

잎이 있는 소나무는 물론 가지만 있는 감나무도 가지가 부러져 나갔다.

특히 블루애로우는 눈 속에 파묻혀 머리만 살짝 보이거나, 눈을 못이겨 자빠져 눈에 파묻힌 보이지 않는 나무도 있었다.

 

2일날은 하루 종일 나무 구출 작전(?)

겨우내내 별로 움직이지 않은 몸으로 눈과 맞서려니 온 몸에서 비상신호를 보낸다.

그래도 나뭇가지가 다시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뻗은 모양을 보니 고생한 보람이 있다.

 

오늘(3일)은 모든 일 뒤로 미루고 방콕하며 쉬어야겠다.

 

 

'강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포대 벚꽃  (0) 2021.03.30
오자매  (0) 2021.03.21
강릉 바우길 4구간 (사천둑방길)  (0) 2021.02.23
강릉 바우길 14코스 (초희길)  (0) 2021.02.06
선교장  (0) 2021.02.0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