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5일(일) - 대만 여행 3일 차

어제 밤늦게 도착한 아리산 산장에서 새벽부터 비몽사몽간에 고행(?)이 시작된다.

04:40 기상,  05:10 집합,  05:40 기차 탑승

05:30경에 도착한 기차역은 이미 사람들로 대만원이다. 이 새벽에 웬 사람들이 이리도 많은가? 아리산 일출이 정말 유명한가보다. 

멋진 일출을 기대하며 기차에 몸을 실었다. 협궤 열차 안은 마음놓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꽉 차있다.

아리산 삼림열차는 아리산역(2,116m)을 출발하여 30여분을 달려 정상에 가까운 곳까지 올라간다.

삼림열차는 일제시대 목재를 실어 나르기 위해 건설된 것으로 지금은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리산은 해발 2,484m로 타이완 최고의 명산이다. 아리산은 하나의 산봉우리가 아니라 타이완의 최고봉인 위산(玉山.  3,952m)에서 가까운 18봉우리를 총칭하는 이름이다. (대만은 3,000m 이상의 고봉이 220여개나 있다고 한다)

 

기차에서 내려 여명이 밝아오는 산길을 따라 10여 분 이상 헐떡이며 축산 일출관망대(해발 2,451m)에 이르니 앞선 사람들이 벌써 전망 좋은 자리를 선점했다. 새벽에 올라온 이들을 위한 간식거리가 눈길을 끈다.

 

나무 사이로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산 위를 점령한 저 먹구름이 과연 오늘의 태양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 줄 것인지?

흰구름은 자리를 옮기며 여러 포즈를 취해줬지만, 산등성에 올라 앉은 먹구름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결국은 제대로 된 일출을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사람들로부터 간식을 얻어먹으려는 원숭이들이 주변을 살핀다.

 

기차를 타기 위해 내려오는 길의  파란 하늘이 일출을 제대로 못 본 마음을 위로해 주는 듯 하다.

 

올라올 때 탑승객이 많아 복잡해서, 내려갈 땐 증편을 해서 두 대를 운행한단다. 덕분에 편히 앉아 왔다. 기차를 타기 전 동쪽 하늘엔 해가 산 위로 떠올라 우리를 눈부시게 비추고 있다.

 

아리산역에 내려 현지식 부페로 아침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09:30에 산장에서 나와 아리산역 앞에서  아리산 삼림욕장으로 순환버스를 타고 갔다.

 

히노끼, 괴목, 편백, 삼나무 등이 우거진 숲속을 한시간 정도 산책을 했다. 쭉쭉 뻗은 나무들의 시원한 모습과 푸른 하늘이 가슴 속을 시원하게 한다.

 

천년이상 된 괴목이 눈길을 끄는 산길을 따라가며 힐링!  힐링!!   힐링!!!!

 

숲속에 자리한 대만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는 학교

 

수명이 3,000년이 넘는 편백나무가 자랄만큼 원시림 식물과 야생동물이 다양하게 잘 보존되어 있단다.

곳곳에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으나 나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알고 있는 한자 몇 개로 그 뜻을 이해하기에는 나의 한자실력이 부족하다. 그래도 심호흡을 하며 멋진 삼림속에서의 하이킹을 즐겼다.

 

일제시대 아름드리 나무들을 벌목해 간 일본인들이 나무신령을 위한 탑을 세워놓았다고 한다. 

 

아리산 박물관은 이곳 나무들에 얽힌 이야기를 대변해 주고 있다.

 

 

아리산에서의 숲속 힐링을 마치고 대만의 남쪽에 있는 가오슝으로 이동했다. (약 2시간 30분 소요)

구) 영국영사관은 관광버스 교통통제로 시내에 주차를 하고 일반 노선버스를 타고 간다.  버스에서 내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도교사원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에 붉은 색 벽돌건물이 나타난다.

 

구 영국영사관은 1865년 청나라 때 건립된 최초의 서양식 건물로 전망이 좋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전시관과 카페, 기념품 가게 등이 들어서 있는 영사관에서 내려다  보는 가오슝항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노천 카페에서 라테 커피 한잔을 주문하고 10분이 넘게 기다려야 했다. 별로 복잡하지도 않은데 꽤나 긴 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것이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우리에게는 참 답답한 모습이었다.

 

영사관 계단을 따라 내려오니 밀랍인형들이  당시 시대상을 재연하고 있다.

 

저녁식사 후 가오슝 최대의 육합야시장을 둘러보았다. 갖가지 먹거리가 풍부했으나 배가 부른 상태라 눈요기만 하고 시장을 한바퀴 돌아 나왔다.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움직인 탓에 피로감이 몰려오는 듯 하다. 

호텔로 돌아와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고 편안한 밤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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