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8일(목) - 서해랑길 12차 여행 (오늘의 걸음 수 - 19,185보)

오늘의 목적지인  서해랑길 89코스는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코스는 승용차를 이용해 오고가기로 했다.

아침식사 후 09:30에 집을 나섰다. 전곡항에 차를 세워두고 89코스를 순방향으로 답사하고자 계획을 세웠다.

네비게이션이 전곡항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오이도를 지나 시화방조제를 거쳐 대부도에 이르니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부슬비는 점차 무게를 더해 빗방울이 제법 굵어진다. 비를 맞으며 서해랑길을 걷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하늘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차를 최대로 이용해서 89코스를 답사하기로 했다.

89코스 종점인 남동보건진료소쪽으로 급선회.  이곳부터 89코스를 역주행하기로 했다. 물이 빠진 갯벌 위로도 빗방울이 뿌려지고 있다.   11:20 경에 남동보건진료소를 출발.  서해랑길을 따라가며 군데군데 정차하여 사진도 찍으며 Go!!!!

 

바닷가  마을길로 이어지는 서해랑길을 따라가다 보면 산이 가로 막아 다른 길로 우회하여 접근을 하기도 했다.

 

1953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재래방식을 고집하며 소금을 채취해 온 동주염전도 개발이라는 현실 앞에서 역사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수도권에 근접한 이곳을 과거에만 머물게 할 수는 없겠지?

 

마을과 마을을 잇는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서해랑길을 따라간다. 비는 꾸준히 내린다.

 

흙탕길을 따라가기도 하고, 방조제 둑길을 가다보니 길이 사라지기도 하고 차를 이용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때로는 길이 막혀 한참을 후진으로 빠져 나오기도 했다. 험한 길을 가다보니 차는 온몸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펜션타운을 지난 서해랑길은 산속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대부황금로를 달려 불도방조제 삼거리에서 주변에서 산에서 내려오는 서해랑길을 만났다.

 

대부도 안의 서해랑길에는 곳곳에서 노랑부리백로가 길을 안내한다. 노랑부리백로는 안산시의 시조(市鳥)로 멸종직전의  국제보호조류로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361호로 지정되어 있다. 노랑부리백로는 안산 대부도 갯벌에 4월부터 10월까지 취서식하며 봄철 번식기에 부리와 발이 노란색을 띄다가 7월 이후부터 점점 검은색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단다.

 

비를 머금고 있는 토끼풀이 가득찬 도로변 공원에서는 서해바다가 조망된다. 공원을 통과한 서해랑길은 불도방조제 위를 지난다.

 

대부황금로를 따라 탄도항을 거쳐 탄도방조제로 향한다.

 

14:00 경에 탄도방조제가 끝날 즈음에 있는 서해랑길 89코스 시작점에 도착했다. 우중에 차를 이용해 억지로 서해랑길 89코스를 마쳤다.  그렇게 내리던 비도 멈추었다.

 

전곡항 입구에서 대부황금로를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 해솔뜰에서 해솔정식(1인당 20,000원)으로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식사 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도에 있는 경기도 바다향기 수목원을 둘러보았다. 서해랑길 일부가 이 수목원을 지나기도 한다. 속세를 떠나 선경에 살던 신선이 내려와 맑은 물로 목욕을 했다는 선감도의 전설은 아득한 옛이야기가 되었다. 지금은 간척사업으로 육지와 이어져 있어 언제나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30여만평 규모의 바다향기수목원에는 우리나라 중부 도서해안 식물을 중심으로 1,000여종 30여만 그루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바다향기수목원은 2019년에 개장했단다.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니 상상전망돼가 보인다.   '모든 상상이 전망되는 곳'이란 뜻으로 '상상전망돼'라고 부른단다. 상상전망돼에 오르니 시원한 서해바다가 조망된다.

 

16:40 바다향기수목원에서 나와 대부광산퇴적암층을 찾았다.  이곳은 대부광산의 채석장이었던 곳으로 암석 채취 중 초식공룡 케니리키리움의 발자국 1족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대부광산 퇴적암층은 서울 근교에서 유일하게 중생대 지질층과 화산암체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곳으로, 대부도의 대표적인 비경 중 하나이다.

 

비가 와 차를 이용해 돌아 본 서해랑길 89코스. 끝마치기는 했지만 차로 돌아보아 뭔가 찝찝한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우의를 입고 길을 헤매기에는 얼뜻 용기가 나지 않아 차를 이용했지만 서해랑길 표식을 따라 좁은 길을 차로 따라가는 것도 결코 만만치 않다. 조금 가다 멈추어 사진찍는 일을 반복하는 것도 꽤 많은 인내력을 요구하는 것 같다. 오히려 걷는 것이 편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진흙탕길을 지나가랴 풀숲을 헤치고 나아가랴 엉망이 된 나의 애마(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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