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29일(월) - 서해랑길 15차 여행

주말 내내 오던 비가 오늘은 그친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서해랑길로 나섰다. 

09:40 아직은 비가 조금 내릴 것 같아 승용차를 이용해 집을 나섰다. 화성시에 들어서니 비가 간간히 내리기 시작한다. 차를 갖고 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1:00 경에 궁평항에 도착했을 때는 다행히 비는 그쳤으나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하고 물안개도 끼어 시야가 흐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우산을 들고 궁평항 주변을 둘러보았다. 궂은 날씨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를 오가고 있다.

바다 위 잔교 낚시터인 궁평 피싱 피어(Fishing pier)는 길이가 193m, 넓이는 6~15m로 규모가 제법 크다.

바다 쪽으로 뻗어 나간 궁평항 피싱 피어는 그 자체가 이국적인 바다 풍경을 선사하는데, 저녁 낙조와 어우러지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고 한다.    오늘같이 흐린 날에는 기대할 수 없겠지만-----.

 

궁평항로에서 화성방조제로 이어지는 우정교 갑문의 모습.  우정교를 지나 화성호변에 화성방조제 준공 기념탑이 있는 작은 공원이 있다. 이곳부터 서해랑길 87코스를 역방향으로 나아가며 화성방조제 위로 오른다.

 

화성방조제 중간부분에 있는 매향2항 주변에는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자리를 하고 있다.

 

방조제를 넘은 서해랑길은 우측 해안가 좁은 길로 들어선다. 비가 온 뒤 물구덩이가 생긴 도로와 침수가 된 캠핑장의 모습에 마음이 편치 않다.

 

해안가를 따라가는 서해랑길.  바닷물이 빠져 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화성시 매향리 갯벌 습지보호구역이란다.

 

왼쪽으로 유채꽃이 만발한 매향리 평화 생태공원이 나타난다.

매향리리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부터 미군 폭격기들이 농섬을 표적으로 사격연습을 하였으며 이후 태평양 미공군사령부 산하의 미군 전용 폭격장이 되었다. 미군이 쿠니(KOON-NI)사격장이라 불렀던 매향리 앞 농섬(쿠니섬)에는 반세기가 넘는 동안 폭격소리가 울려 퍼졌다. 2005년 매향리 사격장이 완전히 폐쇄된 이후 주민들의 노력으로 매향리 및 고온항의 갯벌은 아름다운 갯벌로 회복되고 있다. 매향리 주민들은 농사짓고 바닷가에 나가 고기를 잡을 수 있는 소박한 자유를 되찾았다.

아픔의 역사를 잊기보다 역사와 의미를 보존하고 지역주민들을 치유할 수 있는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으로 조성되어 평화를 꽃 피울 미래 세대가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일깨울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쿠니 사격장 시설이 있던 곳에 이곳에 매향리 평화기념관 등 여러 시설이 복원 정비되고 있단다.

 

쿠니 사격장 시설이 있던 곳에 매향리 평화기념관 등 이 복원 정비되고 있단다.

 

평화생태공원 옆에 조성된 화성 드림파크 야구장의 모습이 보인다.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을 벗어나 농로를 따라간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이 보인다.

농경지를 빠져 나와 잘 다듬어진 마을길을 지나기도 하지만 비포장 도로를 지나칠 때도 있다. 잠시 이차선도로를 따라가던 서해랑길은 다시 농로로 들어선다.

 

이화리 마을에 들어서니 기아자동차 야적장이 눙에 들어오고  출고된 완성차를 싣고 달리는 화물차도 많이 보인다.

 

오늘의 목적지인 서해랑길 87코스 시작점에 도착했다.

 

날씨 핑계로 승용차를 이용해 이동하며 통과 한 서해랑길 87코스.

시간도 절약되고 편하기도 했지만 두 다리로 완주하지 못해 개운치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늘은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에서 한국전쟁에 얽힌 매향리의 아픈 이야기를 직접 느껴볼 수 있었다. 아픔을 딛고 일어선 매향리 주민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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