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2일(토) - 서해랑길 18차 여행

손주들이 어제  여름방학. 손주들 돌볼 일(주로 아내가 다 하지만)이 없어 한달간 우리 내외도 방학(?)을 맞은 자유로운 백수가 되었다. 모처럼의 방학을 즐겁게 잘 지내야 할텐데-------

08:40 자차로 서해랑길로 나섰다. 지난 83코스 답사 때 두루누비를 잘못 다뤄 '완주'가 뜨지 않아 차로 돌아보기로 했다. 09:40 인주공단 교차로에 도착, 두루누비를 켜고  83코스를 역방향으로 Go!!

11:00 당진시 송악읍 행정지원센터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콜택시로 서해랑길 82코스 시작점인 유곡 2교차로로 갔다.

11:30 서해랑길 82코스 순방향으로 출발!!!!!   차가 거의 통행하지 않는 4차선 도로를 힘차게 나아갔다.

 

당진 해링턴 플레이스 에듀타운 아파트 담장을 따라가는 인도길은 통행인이 적은 탓인지 잡초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2:30 송산로의 이장님밥상에서 청국장순두부로 점심식사. 주인장 내외는 장인이 만든 청국장과 순두부로 개발한 음식이라며 엄청 PR을 하는데, 특이하기는 했지만 두 음식의 독특한 맛이 사라진 느낌이다. 글쎄, 순수한 청국장과 순두부가 나에게는 더 입맛에 맞는 것 같다.

 

식사 후 길을 건너 서해랑길 안내판을 끼고 좌회전 시골길로 들어선다.

 

고구마,  고추, 콩이 자라는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간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 차 걷기에 좋은 날씨(?)

 

사방으로 펼쳐진 논에는 벼들이 바람에 춤을 추며 힘차게 자라고 있다.

 

정곡리에 들어서니 부슬비가 내린다. 오늘 일기예보에 저녁때부터 비가 온다고 해 우산도 챙기지 않았는데, 하늘이 원망스러워진다. 주위를 돌아보아도 비를 피할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앞으로 Go!!!  발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양식장에서 배를 채우던 새들이 우리를 보고 놀라 날아간다. 놀라게 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미안!!!!

 

태양광 발전시설도  보이고 아직 포장되지 않은 도로도 나타난다. 비는 점점 더 굵어지고----

 

고라니와 같은 동물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폐현수막을 둘러 놓았다.

 

코스를 벗어나 정곡리회관 정자에서 잠시 비를 피했다. 콜택시를 호출했으나 이곳에 올 차가 없단다. 할 수 없이 비를 맞으며 다시 서행랑길을 따라 나선다.

 

사과와 배롱나무, 무궁화, 접시꽃이 비를 맞고 가는 우리를 응원한다.

 

정곡리 종점 버스 정류장의 배차 시간을 보니 저녁 6시나 되야 버스가 온단다. 오늘은 이래저래 비를 즐기며 걸어가야 하는 날인 것 같다. 하긴 이 나이에 언제 비를 맞아보랴? 이것도 하나의 낭만이 아닐까?

 

논 저 너머로 현대제철 건물이 보인다.

 

월곡리 방향으로 가는 길에도 비는 계속 내린다.

 

길가의 장승이 비를 맞고 가는 우리를 보고 비웃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비를 원망하는 내 마음 때문일 것이다.

 

월곡리 마을회관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피했다. 정류장 안의 공기가 꽤나 무덥게 우리를 감싸 안는다. 비를 맞더라도 밖의 공기를 마시는 것이 훨씬 시원하다.

14:30 경. 마침 길을 나서는 동네분의 차를 세우고 사정을 했더니  같은 방향이라며 태워준다. 잘 생긴 마음씨 착한 젊은이 덕분에 차가 있는 송악읍 행정지원센터로 무사히 돌아왔다. 너무나도 고마운 마음을 담아 커피 한잔 드실 수 있는 작은 마음을 전했다.

빗방울의 무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무거워지는 것 같다. 그래도 내 차 안에 앉으니 마음에 여유가 좀 생기는 것 같다 . 15:00 자차로 비로 인해 보지 못한 서해랑길 82코스를 역방향으로 갔다.

 

부곡1리 마을 회관을 지나 심훈 기념관을 둘러보았다.

 

1901년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태어난 심훈(본명 심대섭)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소설가, 시인, 언론인, 영화인으로 활동하다가 1932년 당진군 송악면 부곡리에 내려와 창작생활을 이어갔다.

심훈의 대표작 농촌계몽 소설인 '상록수'를 집필한 당진 '필경사(심훈이 살던 집)'  주변에 그의 항일 및 계몽정신을 후세에 알리고자 심훈 기념관을 건립했다고 한다.

 

심훈이 살던 '필경사'를 배경으러 한 컷!

 

심훈 기념관을 나와 우중에 서해랑길을 더듬어 간다. 아름다운 시골길이 비에 지친 나그네의 마음을 달래준다.

 

부곡리에서 월곡리로 들어가는 길에서 서해랑길 82코스를 마감했다.

유곡2교차로에서 순방향으로 시작한 도보여행길이 비로 인해 전체 코스의 1/3은 차량을 이용해 역방향으로 전개됐다. 그래서인지 앞뒤가 뒤죽박죽 엉킨 것 같은 느낌이다. 

오늘은 월곡리에서 마음씨 착한 분을 만나 차를 얻어타는 행운을 얻은 날!  다시 한번 그에게 감사한다.

또 참으로 오래간만에 비를 맞으며 걸어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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