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7일(월) - 서해랑길 30차 여행 제 2일 차
쏠비치 진도에서 아침을 맞았다. 준비해 간 재료로 아침식사를 하고 국립남도국악원를 찾아갔다. 여귀산 자락에 위치한 국립남도국악원은 2004년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외진 곳에 있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활용할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국악원이 바라보이는 아리랑 마을 관광지에서 서해랑길 8코스를 역방향으로 출발한다.
상만리 마을 돌담에 선인장이 자라고 있다.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돌담을 쌓은 것 같다.
임도로 올라선 서해랑길은 보덕산을 넘어 진도대로와 만난다.
여귀산 돌탑길에 전해오는 전설.
여귀산을 중심으로 죽림쪽에 남신, 탑리쪽에 여신이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다. 지배욕이 많은 남신이 여신을 지배하기 위해 일년에 한번씩 힘과 지혜를 겨루어 지는신이 이긴 신의 뜻에 따르기로 하였다. 그러나 여신이 계속 이기자 남신은 자신을 따르는 추종자로 하여금 여신의 탑을 파괴시켜 버렸는데, 힘과 지혜를 쓰지 못하게 된 여신은남신의 지배를 받게 되었단다.
정성으로 돌을 쌓아 돌탑을 세우는 것은 전설 속의 두 신의 화해로 고을 사람들의 안녕과 번영을 위함이란다.
진도대로를 벗어나 임도를 따라가던 서해랑길은 배추가 자라고 있는 농경지를 지나 다시 진도대로와 합류한다.
바닷가 죽림어촌체험 휴양마을에서 잠시 해안선을 따라가던 서해랑길은 진도대로를 가로질러 봉호산 산자락으로 들어선다.
산을 넘어가니 금년도 농사 준비를 마친 농경지와 태양광발전시설이 보인다.
봉화산 자락에서 송정지로 향하는 길에는 배추, 대파, 양파 등이 자라고 있다. 남쪽지방이라 겨울에도 채소류가 밭에서 추위를 이겨내고 있는 모습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겨울새들이 송정지에서 따뜻한 봄을 기다리고 있다. 송정지를 벗어난 서해랑길은 만길리로 들어선다.
만길재에서 오솔길로 접어든 서해랑길은 삼별초 궁녀둠벙으로 향한다.
삼별초가 왕으로 추대했던 승화후(承化侯) 온(溫)은 지금의 의신면 침계리에 있는 왕무덤재에서 몽골군에게 붙잡혀 논수골에서 죽임을 당했다. 피난 중이던 여기(女妓)와 급창(及唱) 등 삼별초의 궁녀와 부하들은 창포리에서 만길리로 넘어가는 만길재를 넘다 몽골군에게 붙잡혀 몸을 더럽히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고자 언덕을 따라 내려가 이 삼별초 궁녀둠벙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그 뒤 비가 오는 날이면 이곳 둠벙에서 여인네의 울음소리가 슬피 들려오고,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밤에는 이곳을 지나는 이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길게 이어진 농로를 지나 돈지 백구테마센터에 다다른다.
'돌아온 백구'는 1993년 3월에 진도의 한 백구가 대전 지역 애견가에 팔려 갔는데, 같은 해 10월, 7개월 만에 산 넘고 물 건너 300km 넘는 거리에 있는 진도의 원주인에게로 돌아온 이야기로 유명해진 개 이야기이다. 2014년에 마을사람들이 '돌아온 백구'를 알리기 위해 백구공원 을 조성하고 백구테마센터를 세웠단다.
의신 읍내를 거쳐 옥대리와 중리를 지난 서해랑길은 옥대천변을 지나 중리지로 향한다.
덕신산 자락으로 들어서 임도를 따라간다. 임도변에 표고버섯 재배장이 이어져 나타난다.
임도를 벗어나 운림공원과 운림예술촌이 있는사천리 마을로 들어선다.
서해랑길 8코스는 첨찰산 쌍계사 일주문 앞에서 끝이 난다.
이어서 운림산방에서 서해랑길 7코스를 역방향으로 이어간다.
첨찰산(485m) 아래 자리한 운림산방(雲林山房)은 조선시대 후기 남종화의 대가였던 소치(小痴) 허련(許鍊, 1808~1893)이 기거한 곳으로 남종화의 산실로 일컬어지고 있다.
사천일제 저수지를 지나 진도아리랑비에서 첨찰산 등산로로 들어선다.
임도를 따라가던 서해랑길은 대나무숲을 지나 첨찰산 능선으로 오른다.
서해랑길은 아니지만 가까이에 있는 진도기상레이더 관측소에 올라 진도 동쪽 해안 다도해의 멋진 풍광을 감상하였다.
관측소에서 내려오는 길(해발 450m 정도) 에 기온이 낮아 아직도 잔설이 쌓여있다. 긴 임도를 따라 내려오니 고성마을에 다다른다. 산속 마을의 오리가족이 우리들을 영접하러 나왔다.
고성마을을 지나 농로로 이어지는 서해랑길
용장마을을 지나 용장성 입구에서 서해랑길 7코스를 마감한다.
오늘은 오후가 되면서 점점 날씨가 차가워진다. 옷깃을 여밀고 모자를 푹 눌러 쓰게 된다.
서해랑길 8, 7코스 긴 거리를 마치고 숙소인 쏠비치 진도로 돌아왔다. 오는 도중 전복갈비탕으로 이른 저녁을 먹었다. 따끈한 국물 덕분에 몸을 녹일 수 있었다.
내일부터 기온이 낮아진다는데 걱정이다. 바람이라도 덜 불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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