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가 되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전선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소리를 연상케 한다.

나무에 겨우 붙어있던 단풍잎들이 바람에 휩쓸려 날아다닌다.

땅위에 떨어진 낙엽조차도 바람이 이끄는대로 이리저리 휩쓸려 다닌다.

 

바람이 거셀수록 기온도 떨어져 겨울파카를 생각케 한다.

내일 새벽에는 0도까지 떨어진단다.

홍천의 겨울은 성격이 꽤나 급한가 보다.

천천히 다가와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을텐데------

 

잔디에 떨어진 빨간 단풍잎이 나름대로 가을의 마지막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바람은 단풍잎이 땅 위에 다양한 형상을 그려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는 듯 하다.

 

 

벚나무에는 마지막 남은 잎들이 바람에 자신을 지키려 발버둥치고 있다.

여름내내 동거동락 한 줄기와의 이별 시간을 연장하려고------

 

 

나뭇가지만 남은 물푸레 나무의 모습이 웬지 쓸쓸해 보인다.

파란 하늘이 오히려 냉정해 보인다.

 

 

밭의 농작물 가을걷이가 거의 끝나간다.

농작물로 덮여 잘 보이지 않던 흙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김장용 배추와 무만이 늦가을의 밭을 지키는 것 같다.

 

 

어제 인터넷으로 신청한 곶감용 둥시감이 택배로 왔다.

저녁식사 후 감껍질을 벗겨 소쿠리에 담아두었다.

 

 

아침식사 전 테크 천장에 나사못을 박고 감을 매달았다.

곶감을 만들어 보는 첫해!

금년에는 연습이라 생각하고 100개의 감을 준비했다.

금년 성공하면 내년에는 200개에 도전할 계획이다.

 

 

곶감을 먹기 위해 작업을 했지만

천장에 달려있는 감의 모습이 참 정겹게 느껴진다.

 

오후에 그동안 건조시켜왔던 마지막 붉은 고추를 손질했다.

뿌리를 절단한 상태에서 빨갛게 익은 고추라  손질하는데 시간이 제법 들었다.

이로써 금년 고추농사 완전 끝!

 

며칠 전만 해도 낮에 일하다 보면 더워서 반팔 옷을 찾곤 했는데

오늘 오후에는 정말 찬기운이 돈다.

내일 아침에는 겨울옷을 입고 밖에 나가야 하나?

 

일기예보를 보니 이번 주말까지는 제법 쌀쌀할 것 같다.

성큼 다가오는 겨울이 야속하다.

우리에게 가을의 정취를 좀 더 충분히 맛볼 수 있게 해주면 좋으련만--------

 

봄, 가을이 자꾸 짧아지는 느낌은 나만의 느낌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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