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 7일차 - 2월 22일(수)

 

오늘은 내 평생 영원히 잊지 못할 날이 될 것 같다.

영화 속에서나 볼 듯한 장면을 내가 주인공이 되어 겪은 날이다.

 

어쨋든 Safari Park Hotel에서 맞은 아침은 상쾌했다.

아침 식사 후 호텔 정원을 거닐며 여유를 부려본다.

 

호텔 수영장을 배경으로

 

 

시내 호텔이 아니라 어디 외곽의 경치 좋은 관광지에 온 느낌이다.

호텔의 넓은 잔디밭을 배경으로

 

 

호텔 정원의 나무 들의 수령도 꽤 되는 것 같다.

 

 

호텔을 나서 얼마 가지 않아 만난 빈민촌의 모습

 

 

대부분의 국민이 저소득으로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단다.

 

 

커피 공장을 찾아가 보았다.

커피는 케냐의 주요 수출품 중의 하나란다.

케냐산 커피가 유명하다는데 커피믹스에 길들여진 나는 원두커피 문외한

커피 가공 공장 내부의 모습

 

 

공장 마당에 심어져 있는 커피나무에는 커피 열매가 탐스럽게 열려있다.

 

 

나이로비는 케냐의 수도로 '시원한 물'이란 어원을 담고 있단다.

해발 1,700m의 고지대에 위치한 도시로서, 인구 약 300만 정도이며

아프리카에서는 요하네스버그 케이프타운 다음으로 큰 규모의 도시란다.

 

날씨가 좋지 않아 시내 전경이 뿌옇게 흐려 보인다.

나이로비 시내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서 한 컷!

 

 

영화 'Out of Africa' 를 집필한 덴마크 여성작가 카렌 브릭슨 기념관 전경

 

 

이곳은 카렌 브릭슨이 생전에 살던 곳으로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다.

 

 

화려한 꽃들이 집주변을 장식하고 있다.

 

 

이름 모를 꽃을 배경으로

 

 

건물 뒷편에서 찍은 기념관 전체 모습

 

 

정원에서 아내와 한 컷!

 

 

이름 모를 빨간 꽃

 

 

이름모를 노란 꽃

 

 

꽃기린 생울타리 뒤에서 기념관을 배경으로

 

 

나이로비 시내 관광을 마치고 점심식사 후 나이로비 공항으로 이동

오후 4시에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로 향했다.

 

7:30경 요하네스버그에 도착

공항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케냐와 탄자니아를 돌아보고 온 요하네스버그는 아프리카의 선진국다운 안정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모든 평화가 한순간에 공포 영화의 한 장면으로 바뀌었다.

음식점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인솔자가 마지막으로 탔는가 했더니

이상한 사나이들이 뒤따라 차에 오르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잡상인들이 물건을 팔러 따라 올라온 줄 알았다.

갑자기 큰 소리가 나고 그들의 손에 권총이 들려있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

 

버스 안에 오른 권총 강도 3명 중 한명은 버스 기사를 조준하고

버스를 출발시켜 자기네의 목적지로 차를 납치하고

두 명은 앞뒤로 나누어 우리들을 협박하며 강도짓을 했다.

 

아내와 나는 중간쯤에 앉아 있었는데

뒷쪽을 맡은 자가 우리 부부부터 협박을 하고 물건을 강탈하려 했다.

순간적으로 머리 속이 하얗게 되며 본능적으로 안 뺏기려고 버텼다.

이내 얼굴을 가격하고는 배낭을 빼앗아갔다.

 

우리 일행들은 기선제압을 하려는 강도들에게 얻어맞기도 하고

갖고 있던 물품들을 내 줄 수 밖에 없었다.

 

첫번째 공격을 당한 후 아내가 갖고있던 크로스백을 엉덩이에 깔고 앉았다.

앞쪽부터 털어오던 녀석이 또 우리에게 다가와 강탈을 한다.

크로스백(여권, 현금 등이 든 가방)을 발견한 강도에게

안 뺏기려고 버티다가 아내도 한 대 얻어맞고

뒤쪽에 있던 녀석이 다시 앞으로 오면서 내 얼굴을 다시 가격했다.

뺏길 것 다 뺏기고 얻어 맞고

 

우리 부부를 마지막으로 공격한 강도들은 버스를 세우고

빼앗은 짐을 뒤따라오던 일행의 차에 싣고 사라졌다.

 

한 동안 공포 속에서 멍하니 꼼짝 못하고 앉아 있었다.

좀 시간이 흐른 뒤에야 현지 가이드가 경찰에 신고를 하고

우리도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갔다.

현지 한국인 가이드는 얼굴을 많이 맞아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 와중에 다행인 것은 내 지갑과 핸드폰은 놈들이 빼앗아가지 않았다.

배낭과 크로스백을 강탈하느라 내 몸은 수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참 뒤에 경찰이 오고

경찰서로 가서 조서도 작성을 했다.

현지 여행사 사장과 직원들이 와서 뒷수습을 해 주고

우리나라 대사관의 영사 한 분이 직원과 함께 와서 위로를 했다.

 

한국에서 간 23명 중 여권을 빼앗긴 사람은 우리 부부를 포함해 8명

나는 두번째 가격으로 덧씌운 앞니가 조각이 떨어져나갔다.

다행히 원치아에는 영향이 없는 듯 하다.

 

경찰서에서 한동안 시간을 보낸 후 호텔로 돌아왔다.

여권이 있는 사람들은 내일 여행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하고 먼저 방으로 들어갔다.

여권을 잃은 8명은 로비에 앉아 서로 위로하고

여권 재발급을 위한 내일의 일정을 협의했다.

 

한국 SK에 전화해 아내 핸드폰 분실신고도 하고

큰 딸에 연락해 빼앗긴 카드도 정지시키고

일단 급한 뒷처리를 하고, 밤 늦게 방에 들어갔으나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내가 강도 영화 영화의 한 배역을 소화한 느낌이다.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리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냥 순순히 다 내어 주었으면 한 대 덜 맞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을 다시는 겪지 말아야겠지만

다시 이런 일을 당하면 고이 내 모든 것을 내 주는 것이 현명함을 깨달았다.

 

악몽의 하루가 끝났다.

마냥 즐겁기만 하던 아프리카 여행!

남은 일정을 어찌해야 하나 두려운 마음이다.

 

요하네스버그는 치안이 나쁜 세계 3대 도시의 하나라더니-----

백인들이 다스릴 때는 치안 상태가 안정적이었으나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 집권 이후 흑인들의 세상이 되면서 치안상태가 나빠졌다는 것이다.

 

이정도 피해로 끝난 것에 감사해야겠지.

권총에 피격당하거나 심하게 다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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