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 8일차 - 2월 23일(목)
어제 당한 사건으로 오늘은 여행 일정 취소
9시에 여권재발급을 위해 행정수도 프레토리아에 있는 한국대사관으로 갔다.
현지 여행사 Africa Tour Story 의 진윤석 사장이 직접 우리를 안내해 주었다.
남아공 한국대사관 전경
단수 여권 재발급 과정이 꽤나 시간이 걸린다.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임시 여권을 받아볼 수 있었다.
대사와 영사가 나와 우리들을 안정시키고 위로해 주었다.
한국인이 강도를 당해 대사관에 신고되는 건수가 일년에 약 50건 이란다.
조그만 피해를 본 사람들은 신고조차도 안 한다고
관광객 피해 신고는 일년에 10건 정도라고
우리 같이 버스에 탄 전원이 권총 강도를 만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남아공에 오래 거주한 영사관 직원들도 강도를 당한 경험이 있단다.
집에 강도가 들어와 가족을 협박하고 몰고 온 트럭에 살림살이를 몽창 갖고 갔다나---
운전 중 경찰차가 차를 세우면 무시하고 집까지 간단다.
끝까지 따라오면 경찰이고, 중간에 포기하면 경찰로 위장한 강도란다.
정말 무서운 나라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까?
우리나라가 참 좋은 나라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대사님의 배려로 점심으로 수제 피자를 먹었다.
우리 일행 중에는 한푼도 없이 털린 사람들도 있다.
대사관에서 자체 예산으로 피자를 사 준 것이다.
외국에 나가 영사관이나 대사관을 가면 불친절하다는 말을 들어왔는데
이 곳 남아공 대사관은 대사님, 영사님 이하 모든 직원이 참 친절하게 대해준다.
타국에서 어려운 처지에 만난 이들로부터 따뜻한 동포애를 느낀다.
오후 4시쯤 요하네스버그의 Faircity Quatermain Hotel로 돌아왔다.
이제야 호텔의 아름다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어제의 악몽을 씻어내라는 듯이 부슬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우리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려는 듯
현지 여행사 Africa Tour Story 의 진윤석님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여권 재발급 8명을 자기의 집으로 초대를 했다.
호텔에서 식사를 하겠다는 우리들을 굳이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그의 속마음은
놀란 가슴의 낙동강 오리알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따뜻한 그의 가슴에 감사를 드린다.
ROTC 복무를 마친 후 배낭 하나 메고 남아공으로 왔다는 진대표
패기와 열정과 비젼을 지닌 당찬 청년이었을 것이다.
현재 38세라는데 내가 보기에는 남아공에서 자리를 잡은 듯 하다.
지금은 아내와 딸 둘과 함께 요하네스버그에서 오손도손 살고있단다.
그의 집은 부분 2층으로 총 건평이 300평이란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엄청난 호화 주택이 아닌가?
작년에 우리돈 7억 5천만원에 샀다고 한다.
치안이 불안한 도시여서인지 2m가 넘는 담장 위에 방범용 6,000V의 고압선이 흐르고 있다.
하기는 이정도 되어야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
거실에 둘러 앉아 놀란 가슴 달래며 담소도 나누고
두 딸의 재롱을 보며 우리들의 마음도 차츰 편안하고 부드러워진다.
사진을 보면 어디 큰 일을 당한 사람들 같은가?
지인의 집에 초대받아 정담을 나누는 모습 같지 아니한가?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어제는 미처 느끼지 못한 호텔의 야경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은 느긋한 마음으로 잠을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아내도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어제의 악몽을 해결하기 위해 꼬박 하루를 보냈다.
대사관의 외교부 직원들의 배려와
현지 여행사 사장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 8명의 가슴에 녹아들어 뭉쳐있던 앙금을 깨끗이 씻어준 것 같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잊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보고 대궐같은 집 주고, 돈 주고 요하네스버그에 살라고 하면
두 손 들고 거절할 것이다.
주위의 이웃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우리나라가 천국이 아니겠는가?
천국을 놔두고 어디에 가서 살란 말인가?
여행 일정이 없이 단지 저녁식사 하나 예정되었던 요하네스버그
잠시 머물다 생긴 엄청난 사건
이 충격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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