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화)


부모님을 모시고 강화도 나들이를 떠났다.

오늘의 주 목적지는강화의 교동도(喬桐島)다 .


아버님 고향이 황해도 연백이시다. 연백 가까이 있는 교동도를 찾은 이유 중의 하나.

연백 해안가에서 야간에 배를 타고 교동도로 피난을 나오셨다고 한다.

교동도를 가는 차 안에서 1950년대 당시 한국전쟁 중의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시는 아버님!

고향에서 공산군에 잡혀가지 않기 위해 굴 속에 숨어 사시던 이야기,

뒷돈을 주고 안내인을 따라 피난 가던 이야기

같이 피난을 오던 동생이 탄 배가 침몰해 생이별을 해야만 했던 이야기 등등


교동도 북쪽으로 불과 2-3km의 바다를 끼고 황해도 연백군이 있는 접경지대로

교동도지역은 민간인통제구역으로 자유로운 출입이 불가능하다.

강화교동대교 이전에서 근무하는 해병대원에게 신고를 하고 출입증을 받아야 한다.


2014년 개통된 2.1km의교동대교를 건너야 한다.

 


교동도 대룡시장

6.25 때 황해도 연백군에서 교동로 피신해 온 사람들이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며

생계 유지를 위해 연백시장의 모습으로 장을 꾸려 놓은 곳이란다.

60-70년대 영화세트장과 같은 모습으로 과거로 여행을 온 느낌이다.

 


'통일주막'의 모습 - 고향을 찾아 가고픈 마음으로 주막 이름을 통일이라 짓지 않았을까?

찌그러진 막걸리 주전자가 실향민들의 마음을 달래주려나?

 


주중이어서인지 오가는 이가 별로 없다.

주말에는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온단다.



교동도 대룡시장의 이모저모

내가 어렸을 때 주위에서 보았던 모습이 재현된 느낌이다.

 


옛날에 볼 수 없었던 보일러 가게와 피부관리 화장품 전문점이

이곳은 타임머신을 타고 온 과거가 아니고 오늘날의 동네임을 알려주는 듯 하다.



 대룡시장의 한 옆에 위치한 교동 스튜디오

옛날 학창시절의 교복과 교련복이 사진을 찍는 손님들의 추억을 되살린다.

 


바닷물이 빠져나가 인기척도 없는 죽산포구의 모습

갯벌의 게만이 죽산포구를 지키고 있는 것 같다.

 


교동도에는 섬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넓은 평야가 전개된다.

논에 물을 대기 위한 저수지가 두개나 있다.

 


교동도 고구저수지의 모습

강태공들이  저수지에 사는 물고기들과 정을 나누며 세월을 낚고있다.



분단국가의 현실을 실감나게 하는 민간인통제지역 출입증

군인들이 근무하는 초소를 통과해야만 교동도에 들어갈 수 있다.

 


강화도 외포리에 있는 꽃게전문점에서 꽃게 세트 메뉴로 점심식사를 했다.

1인분이 24,000원 정도로 약간 센듯한 느낌이지만

살이 통통하게 찐 꽃게로 만든 간장 게장, 양념 게장, 찌게가 제 값을 하고도 남는 것 같다.

수족관에는 살아있는 게들이 오가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이끌어낸다.

 


석모도 보문사를 가보고 싶으신 부모님을 모시고 찾아간 보문사(普門寺)

금년 6월 28일 개통된 석모대교 덕분에 차를 몰고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강화군 삼산면 낙가산 보문사 일주문의 모습

 


주차장부터 보문사까지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보문사로 가는 길이 아버님에게는 좀 무리인 듯 하다. 몇 차례 쉬면서 올라갔다.

 


언덕 위로 보문사의 모습이 보인다.

 


신라 선덕여왕 4년(635년)에 회정대사가 처음 건립한 석굴 사원인 보문사 석실

천연동굴을 이용하여 입구에 3개의 무지개 모양을 한 홍예문을 만들고 불상을 모셨다.

 


보문사 석실 안의 모습

 


보문사 중심 건물인 극락보전

 


극락보전 위로 산 위 마애석불좌상이 모셔진 암석이 보인다.

 


보문사의 어탁과 법고

 


와불전의 모습



열반하는 부처의 누워있는 모습을 조각한 와불

보문사 천인대(千人臺)라는 바위에 새겨 조성하였는데,

현재의 와불은 1980년에 조성을 시작하여 2009년 3월에 완료되었단다. (너비 13.5m,   높이 2m)




와불전에서 내려다 본 가을의 보문사



오백나한은 2009년 와불전과 함께 천인대에 조성되었단다.

진신사리가 봉안된 관음보탑을 중앙에 두고 오백나한이 감싸는 형상이다.



나한은 부처님의 제자로 해탈하여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 존자로서

보문사의 오백나한상은 모습과 표정이 모두 달라 각각의 개성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보문사 경내를 손을 꼭 잡고 의지하며 걷는 부모님




가을 단풍잎이 무성한 보문사 경내 나무와 함께




보문사 경내 감노다원(甘露茶院)에서 쌍화차와 대추차를 음미하며

늦은 오후의 보문사의 가을을 마음에 담아본다.




황해도 연백 고향을 그리워하실 것 같은 아버님을 위하여 찾아간 교동도!

북쪽 바닷가로 가면 육안으로도 황해도 땅을 볼 수도 있다는데-----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서인지 고향에 대한 그리움마저도 희석이 되신 듯 하다.

통일이란 두 음절이 언제나 현실이 되어 환호성 속에서 빛을 발할지?


이제는 어디를 가시나 오래 걷기 힘들어하시는 모습이 엿보인다.

몇년전만 해도 웬만한 곳은 어려움 없이 즐겨 다니셨는데------

세월의 흐름 앞에 어찌할 수 없는 우리 인간의 숙명인가?


시간적 여유가 있어 들러본 석모도 보문사! 참 오래간만에 찾아보았다.

전에는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석모도로 넘어 왔었는데

이제는 왕복 2차선 석모대교가 개통되어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예전에 방문했었던 보문사의 기억과 현재의 보문사의 모습은 차이가 큰 것 같다.

과거에 비해 건물도 많이 늘었고 여러 종교시설이 들어섰다.

변화가 심해 처음 와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용산역 I-Park 몰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강화도 나들이를 마감했다.

오늘의 강화도 쪽 나들이가 흡족하시다니 참 다행이다.

다음에는 어디를 모시고 가면 좋아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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