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여행 3일차 - 5월 24일(목)


수학여행단과 함께 머문 불편했던 호텔에도 아침은 왔다.

다행히도 학생들이 잠을 자는데 불편을 주지는 않았다.

어제 소금광산을 늦은 시간에 보다 보니 소금광산 가까운 곳에 숙소를 마련한 것 같다.


호텔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독일 최대의 강제 수용소가 있었던 아우슈비츠로 향했다.


아우슈비츠에 도착하여 주차장에서 수용소 쪽으로 가는 길

수많은 유태인이 학살된 곳이 가까워질수록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뭔가 숙연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수용소 정문을 통해 안쪽으로 연결된 철로

2차 세계대전시 수많은 유태인이 이 철로를 통해 수용소에서의 고통스런 삶을 맞이했다고 한다.

아우슈비츠 제 2수용소 비르케나우의 정문 모습

 


위성에서 촬영한 수용소의 모습

사방이 탁트인 시골마을이 포로수용소를 건설하기가 수월했을 것이다.

또한 탈출하는 사람들을 관리하기도 좋았을 것이다.



수용된 사람들을 감시하던 초소와 고압전기가 흐르던 철조망이 당시의 삼엄한 모습을 상상케 한다.

 


1941년 독일군은 제 1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약 3km 떨어진 이곳 시골마을 비르케나우에 제 2의 대규모 수용시설을 만들었단다.

유태인 학살을 위해 4개의 대형 가스실과 사체를 화장하기 위한 화장장도 있었다고 한다.

 


당시의 모습이 사진으로 전시된 곳에서 가이드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수용소에 유태인을 싣고 온 철로

기차(화차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에서 내린 유태인들을

노동을 할 수 있는 자와 노동을 할 수 없는 자로 구분하였다고--------

후자로 분류된 사람들은 샤워실이라 부르던 가스실로 바로 끌려갔다고 한다.


철로의 한가운데 서있는 나와 아내의 모습 어디서도 어두운 당시의 그림자를 발견할 수 없다.

넓은 평야의 한가하고 여유로운 모습이 오히려 평화로운 모습으로 보이니

'역사는 흐른다.'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이곳을 찾은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파란 하늘과 같은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해본다.



당시 수용인들이 사용하던 공동 화장실의 모습

인간 이하의 학대를 받았던 유태인들의 삶에 대한 집념이 서려있는 곳이다.

 


1944년 전쟁 막바지 러시아의 공격으로 퇴각하게 독일군들은

자신들의 범행을 숨기려고 수용소에 불을 질렀단다.

철조망 뒤로 수용소 난방을 하던 굴뚝만 남아있는 모습이 보인다.

 


300여개의 수용소 건물이 있던 자리만이 과거의 아픈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전쟁이 끝날 무렵 나치 친위대는 범행 흔적을 없애기 위해

가스실, 소각실, 다른 건물들을 파괴하고 퇴각했다고--------

파괴된 건물들의 잔해가 아픈 기억의 역사를 대변하는 것 같다.



당시 희생된 사람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세워놓은 추념탑

당시 희생된 유태인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영혼을 위해 잠시 기도를 드려본다.

 


인간의 욕심이 빚어낸 쓰라리게 아픈 역사의 현장

지구상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비르케나우 수용소에서의 답답해진 마음을 가슴에 안고 다음 여행지로 출발했다.


폴란드 남서부 휴양지로 구바로프카 산맥에 둘러싸인 곳 자코파네로 갔다

산 정상을 오르기 위한 산악열차 정류장의 모습

 


산악열차가 구바우카산 정상을 향해 제법 빠른 속도로 달린다.

 


해발 1,123m 구바우카산 정상에 오르니 구바로프카 산맥의 고봉들이 안내되어 있다.

 


구바우카산 정상에서 바라다 본 구바로프카 산맥의 모습

맞은 산 너머는 슬로바키아라고 한다.

자코파네는 등산과 관광, 겨울 스포츠 등으로 유명한 폴란드의 대표적인 휴양도시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주로 평야지대로 이루어진 폴란드에서 모처럼 높은 산과 산맥, 그리고 산 위의 만년설까지 보게될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아내와 함께 구바로프카 산맥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1993년과 2001년에 동계 유니버시아드가 이곳에서 개최되었단다.

나란히 앉아 쉬고있는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을 뒤로 하고 화이팅을 외쳐본다.

 


지붕이 유난히도 긴 산악마을의 전통가옥 앞에서 아내도 한 컷!

아마도 겨울철에 내리는 많은 눈으로부터 안전하고 따뜻하게 지내기 위한 구조일 것이다.



구바우프카산 정상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있다.



산악열차를 타고 다시 내려온 자코파네

이곳은 치즈가 유명하다고-------.

치즈를 구워 잼에 발라 먹는데, 글쎄 다시는 안 사먹을 것 같은데-----



오늘의 피로를 씻어줄 시골 마을의 조용한 호텔

2층 방에서 바라다 본 마을의 모습이 저녁노을빛으로 아늑하게 보인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2층까지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야 했지만

폴란드의 한가하고 여유로운 마을 속에 함께 한다는 포근함이 느껴졌다.



다음날 아침 산책을 한 마을길 - 멋진 전원주택들이 이어져 있다.



카톨릭 국가이다 보니 마을의 한 곳에 십자가상을 모셔놓고 있다.

나무를 예쁘게 가꾸어 십자가상을 아름답게 꾸민 폴란드인들의 정성이 엿보인다.




폴란드에서의 3일째 밤을 만났다.

매일 끝도 없는 넓은 평야만 지나오다가 오늘 모처럼 산과 산맥을 보니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살던 내 몸에 밴 습관 때문일 것이다.


비르케나우의 제 2 수용소에서도 아프고 쓰린 역사의 흔적을 보았지만,

아우슈비츠에 있는 제 1수용소를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인류에게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지금 이순간에도 지구 어디선가는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나라에 불어오는 종전과 평화의 기운이 잘 해결되기를 빌어본다.


겨울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천국 자코파네. 많은 유럽인들이 즐겨찾는 곳

아름다운 자코파네에서의 아름다운 전원의 꿈나라를 향하여---------

'국외여행 이야기 > 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라하 (체코)  (0) 2018.06.05
브로츠와프 (폴란드)  (0) 2018.06.05
크라코프, 비엘리츠카(폴란드)  (0) 2018.06.03
바르샤바 (폴란드)  (0) 2018.06.02
런던 (영국)  (0) 2016.11.0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