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7일(금) - 서해랑길 1차 여행 1일 차 (오늘의 걸음 수 28,597보)
지난 달에 남파랑길을 다녀왔다. 2월에도 한번 남파랑길에 도전하고자 했지만 여러 날 시간을 내기가 만만치 않다. 궁리 끝에 허락되는 시간에 따라 남파랑길과 서해랑길을 오고가기로 했다.
중앙보훈역에서 08:45에 출발 하는 급행열차를 타고 염창동으로 가서 3000번 좌석버스를 타고 강화버스터미널로 갔다. 운 좋게도 강화버스터미널에서 평화전망대 가는 강화군내 버스가 바로 연결되어 서해랑길 종점인 강화 제적봉 평화전망대에 이르렀다. 미세먼지로 인해 북녘땅이 희미하게 보인다.
서해랑길은 역방향(북에서 남으로)으로 진행을 할 예정이다. 12:15에 평화전망대에서 서해랑길에 첫걸음을 내딛었다.
2차선 도로에서 갈라진 서해랑길은 마을을 지나 산으로 이어진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이 종종 발걸음을 멈추고 심호흡을 하게 한다.
별악봉 쉼터에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 한강 너머로 북한 땅이 보인다.
산행인을 위해 설치해 놓은 철제 계단을 지나 성덕산 정상을 향해 오르내리는 산길이 숨을 가쁘게 한다.
두꺼비 바위의 슬픈 전설
옛날에 물과 공기가 좋아 먹이감이 풍부한 태미산 자락에 두꺼비 부부가 행복하게 살았는데 아내는 늘 경치가 아름답기로 소문이 난 벼락봉(별악봉?) 꼭대기에 올라가서 세상을 보고 싶어 했다. 남편은 아내의 간청에 따라 경사가 급하고 오르막이 험한 벼락봉으로 올라 가던 중 해가 저물어 갔고 힘에 지쳐 허덕이던 아내가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 아내를 살리려고 백방으로 애를 써 보았으나 허사였다. 남편은 그 자리에서 한없이 눈물을 흘리다가 아내와 함께 바위로 변했다.
성덕산(해발215m) 정상 부분의 쉼터
옛날 성덕산 기슭에 힘이 센 9척 장사가 살고 있었는데 어찌나 힘이 센지 앉았다 일어서기만 해도 그 자리에 흔적이 생기고 바위를 주먹으로 치거나 두드릴 때마다 바위가 파여 지금도 표면에 다양한 모양의 파인 흔적이 남아 있다, 이후 사람들은 이 바위를 장군바위라고 부르게 되었다.
북한과의 거리가 가까운 이곳에 진지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
가파른 언덕길을 계속해서 내려가자니 무릎에서 자꾸 신호를 보낸다. 잔걸음으로 천천히 가라고---------
산을 내려오니 양사면 소재지가 나온다.
길가의 양덕공원과 재활용 동네마당, 버스 정류장(양사 파출소)이 이곳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서해랑길은 마을길을 지나 다시 다시 작은 산으로 이어진다.
기독교 선교 역사관과 강화교산교회 사이의 계단을 내려오니 길가에 강화복음전래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도로공사 중인 길을 따라가다 보니 논에 앉아 먹이를 쪼던 철새들도 눈에 띈다.
이차선 도로에서 농로로 접어든다. 이제까지 9.5km를 걸어왔고 앞으로 창후항까지 3.6km를 더 가야 한다.
1km 이상 이어지는 직선 둑방길을 따라가자니 배낭이 어깨를 내려누르는 것 같아 약간의 인내심을 요구한다. 이제 목적지점이 가까와지기 때문인가? 논에서 날아오르는 철새들의 비행이 지친 마음을 달래준다.
DMZ 철책선 뒤로 교동대교가 보인다.
DMZ 철책선과 나란히 가는 서해랑길의 좌측에는 논이, 오른쪽에는 철책선 너머 서해 바다가 전개된다.
철책선 옆으로 자유롭게 거닐 수 있는 곳이 없을텐데------. 이곳은 통제하지 않는 것 같다. 실제 DMZ 지역에 들어가면 철책선 접근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데------.
무태돈대까지 도로 공사 중이다. 큰 길을 벗어나 샛길로 가다보니 철책 너머로 교동대교가 더욱 선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조선 숙종 5년(1679년)에 강화 유수 윤이제가 해안 방어를 목적으로 쌓은 무태돈대를 지나니 오늘의 목표지점인 창우항이 나타난다.
서해랑길 안내판이 있는 창후항애서 30여분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강화버스터미널 쪽으로 이동.
강화풍물시장 2층에서 강화도 특산물인 밴댕이 정식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 후 터미널 근처의 모텔에서 오늘의 피로를 씻었다.
오늘 첫발을 디딘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 땅끝탑에서 인천 강화를 연결하는 109개 코스, 1,800km의 걷기여행길로, 서쪽의 바다(海)와 함께(랑) 걷는 길을 의미한다.
서울에서 접근하기가 쉬워 틈틈히 서해쪽으로 도보여행을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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