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1일(목) - 서해랑길 28차 여행 제 4일 차
신안군 솔섬(송도)에서 아침을 맞았다. 창밖으로 파란 하늘이 보인다. 상쾌한 마음으로 서해랑길을 찾아 나섰다.
정암항에서 임자대교 밑 방조제길을 따라 서해랑길 29코스를 역방향으로 출발했다. 오늘도 붉은 칠면초가 덮힌 갯벌을 감사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해안가를 벗어난 서해랑길은 농경지를 통과한다. 대부분의 논에는 추수가 끝나고 여기저기에 곤포 사일리지가 쌓여있다. 이 지방에서는 보라색 사일리지가 자주 눈에 보인다. 흰색 사일리지보다 눈에 더 잘 들어오고 주변 풍경과도 잘 어울린다. 아직 추수가 끝나지 않은 논에는 누런 벼들이 벼이삭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농경지를 지나 잡풀이 잔뜩 자란 방조제길을 따라 지도읍 소재지로 향한다. 풀이 자란 모습으로 보아 통행인이 거의 없는 길인 것 같다. 방조제 안쪽으로 작은 규모의 염전이 자리하고 있다.
지도읍으로 연결된 방조제가 나름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다. 갯벌에 아낙네가 두 무릎으로 기어다니면서 게를 잡고 있다. 저 게를 기름에 튀겨 먹으면 고소한 맛이 기가 막힐텐데------. 머리 속에서는 벌써 기름이 끓기 시작한다. 입맛을 다시고 송도교를 넘어 송도(솔섬)로 들어간다.
이차선도로 지도증도로에서 송도항으로 내려가는 삼거리에 설치된 조형물이 이지역에서 병어가 먾이 잡힌다고 알려주고 있다.
송도항 위로 지도대교가 지나간다. 숲길로 돌아 나와 지도대교를 건너 사옥도로 넘어간다.
이 지역에도 인구가 많이 감소되었음을 증명하듯이 서 있는 길가의 폐가가 가슴을 안쓰럽게 한다.
파란 하늘이 비쳐 푸른 색으로 빛나는 염전이 넓게 자리하고 있다. 일부 염전은 태양광발전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노동력이 딸리는 어촌에서 소금 생산보다는 전력 생산이 더 효율적일 것 같다.
탄동리 마을을 지나 산자락으로 들어선다.
새로운 도로가 건설 중인 원달1교차로를 지나 다시 농경지로 향한다.
농경지를 지나니 일출염전이 나타난다. 염전 속에 하늘의 구름이 떠 다닌다.
증도대교를 넘어 사옥도에서 증도로 들어서니 서해랑길 안내판과 관광안내소가 자리하고 있다. 관광안내소를 들러 신안군 관광지도를 한 장 얻은 후 서해랑길 28코스를 역방향으로 나아간다.
해안가 임도를 따라가다 보면 조금전 우리가 건넌 증도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모퉁이에 보기 힘든 차좁쌀이 수확을 앞두고 있다.
신안자전거길과 함께 가는 서해랑길. 자전거를 타고 이 길을 통과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텐데-----. 길가의 예쁜 야생화가 지친 나그네에게 미소를 던지며 힘을 북돋워준다.
억새와 갈대도 가을바람에 춤을 추며 우리를 응원한다.
돈대봉 산자락을 지난 서해랑길은 새우양식장과 방조제를 지난다.
폐어구를 이용해 바닷가 작은 숲을 '시가 있는 공원'으로 꾸며 놓았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펜션이 숲속에 외로이 자리하고 있다. 산 전체를 택지로 조성한 곳도 보인다. 흉한 모습으로 변한 산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공사한 지 제법 되어 보이는데, 누가 외딴 이곳에 자리를 잡고 살지?
신안섬해저유물발굴기념비 앞에 신안 섬 자전거길 스탬프를 찍는 곳이 있다.
1975년 한 어부의 그물에 걸려 나온 도자기를 통해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중국 원나라 무역선의 실체가 알려졌다. 중국의 고급 도자기와 금속공예품 등이 무더기(약 24,000여 점)로 인양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수중고고학의 효시가 된 '보물선 신안선'의 발굴이었다. 침몰된 선박은 길이 34m , 너비 11m의 초대형 무역선이었다. 중국 항저우를 출발해 우리나라로 오던 중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신안선이 발굴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신안섬해저유물발굴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전망대 뒤 보물선이 발견된 바다 위에 설치한 도자기 모양의 조형물이 희미하게 보인다.
'신안섬해저유물발굴기념비' 앞 작은 섬 소단도에 보물섬(Treasure Island)이란 관광시설이 들어서 있다. 소단도로 넘어가는 다리가 공사중이라 넘어가 볼 수가 없다.
보물섬길을 따라가는 서해랑길
서해랑길은 상정봉(124.2m) 정상을 지나 증도면사무소 옆으로 내려온다. 상정봉길이 숲이 우거져 통과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산행은 포기.
증도면사무소 옆에서 28코스를 마감한다.
계속 반복되는 농경지, 방조제, 염전, 태양광발전시설, 물빠진 갯벌이 조금은 싫증이 난다. 어쩌다 하루 이곳에 여행을 왔다면 모든 것이 새롭겠지만 매일 반복되는 경치가 이제는 감흥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매일 볼 수 있는 반복되는 풍광을 감사하고 고마워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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