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토)
오늘은 서산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처제네 집에서 집들이를 겸한 처가집 식구들의 모임이 있는 날이다.
서해안 지방을 가는 길에 충청도와 전라도 지방의 성지 순례를 계획하고 08:40경에 집을 나섰다.
충남 공주시의 황새 바위 순교 성지에 도착하니 하늘은 흐리고 썰렁하다.
황새바위 순교성지는 참수 처형으로 대표되는 순교성지이다. 천주교회 박해 역사 100년 동안 가장 많은 순교자들이 처형된 곳으로 확인된 순교자가 337명위에 이르고, 무명 순교자는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공주는 조선시대에 충청감영이 있었기에 천주교인들이 가장 많이 처형되었다. 충청도·경상도·전라도에서 잡혀온 천주교 신자들은 감영으로 이송되었으며, 배교하기를 거부할 경우 사형판결 권한을 위임받은 관찰사의 명령에 따라 처형을 당하였다.
길가 주차장에서 계단을 오르니 언덕 위의 예수성심상과 성당 건물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십자가의 길을 따라 돌아가니 성모동산이 나타난다.
십자가의 길이 끝나는 곳에 순교자 광장이 있다.
무덤 경당 옆에서 추위에 떨고 있던 고양이 한 마리가 무덤경당을 시작으로 성지 이곳저곳을 안내해 준다.
무덤경당의 1층에 모셔진 십자가상
좁은 계단으로 지하로 내려가니 돌무덤이 모셔져 있고, 벽면에는 공주 지역에서 순교한 분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순교자 광장의 '열 두개의 빛돌'은 열두 사도를 상징함과 동시에 이름 없이 그리스도를 증거한 수 많은 무명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비석이다.
"주님! 제가 비록 거칠고 모난 돌이지만, 분명 당신의 도구로 써 주실 것을 믿습니다."
순교탑 안에는 성지 조성 작업 중 발견된 십자가가 모셔져 있다.
십자가 하단의 '해골'은 죄로 인해 인류의 죽음(메멘토 모리, Memento Mori)을 가져온 아담의 해골을 상징하며, 그리스도의 봉헌된 피로 원죄가 사해지고 인류에 새 생명을 가져옴을 의미한다.
순교자 광장에서 황새바위 광장으로 가는 길에 부활 경당과 커다란 십자고상이 있다.
어느 노화백의 3년간의 기도와 희생으로 순교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 부활 성당!
4,000여 점의 백자 도자기 평판 벽화들이 모여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다.
'백자 도자기 평판화의 아름다운 작품들처럼 내 안에 담겨있는 아름다운 진리, 곧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는, 부활의 영원한 생명이 드러나게 하소서.'
황새바위 광장에는 황새바위에서 순교한 337명의 순교자 명단이 새겨져 있는 입석이 세워져 있다.
황새바위 광장에 조성된 십자가의 길
순교자 광장으로 들어가는 돌문은 고개를 숙이고 통과해야 한다.
순교자들에 대한 예의 표시(?) 하느님을 경배하고 겸손하게 살라는 의미가 아닐까?
황새바위 기념관에는 이 지역에서 순교한 신앙 선조들의 역사가 전시되어 있다.
이 십자가는 전 공주 교도소 부근 황새바위 순교성지 가까운 곳에서 죄수들이 작업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것으로 황새바위에서 순교한 신자들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며 십자가 하단에 해골이 부착되어 있다.
성지에서 내려다보니 제민천을 가로지르는 왕릉교와 공주 시내의 모습이 보인다.
처제네 집들이 참석이 계기가 되어 나선 4박 5일의 성지 순례!
충청도와 전라도 지방의 성지 순례 계획이 주님의 은총으로 무사히 마치기를 기원해 본다.
길을 떠난 저희를 돌보시고 안전하게 지켜 주시어 계획한 성지 순례를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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