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화)

대구교구 성지 세 곳을 순례한 후 울주군의 살티 순교성지(부산 교구)를 찾아갔다.

스탬프를 찍기 위해 방문한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의 살티 공소

 

신유박해(1801년)와 기해박해(1839년)를 거치면서 간월, 죽림굴로 숨어 들었던 신자들이 경신박해(1860년)와 병인박해(1866년)를 피해 더욱 안전한 곳을 찾다가 모여든 곳이 안살티(현재 청수골 주변)이다.

 

입구의 '天主敎堂(천주교당)'이란 입석이 살티공소의 역사를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살티 공소에서 스탬프를 찍은 후 살티 순교 성지를 찾아갔다. 안내 표시가 정확하지 않아 이골목 저골목을 좀 헤맸다.

울주 천주교 순례길 종착점에 순교성지가 있다는 사실을 도착하고 나서 알았다.

처음부터 울주 천주교 순례길 2구간 종점을 찾아갔으면  훨씬 수월했었을 텐데------

 

살티 순교 성지에는 이 지역에 복음이 전래된 초기부터 활동했던 김교희의 손자 김영제 베드로(1827-1876년)와 그의 여동생 김 아가타의 묘가 있다.

 

김영제 베드로(1827~1876)는 경신박해 때 아버지 김상은 야고보과 함께 체포되었다가 풀려났다.

그러나 병인박해 중에 대재공소에서 다시 체포되었는데 마침 국가의 경사로 특사 방면되어 9개월 만에 풀려났다.

이후 그는 피신한 가족들을 수소문하여 살티 마을로 내려왔는데 혹독한 고문의 후유증과 장독이 악화되어 1876년 죽음에 이르렀다.

 

김 아가타(1836~1860)도 경신박해 때 자진하여 체포되었다가 도망쳐 나와 최양업 토마스 신부가 피신해 있는 죽림굴에서 은신하며 지내다가 잡혀갔던 후유증으로 1860년 최 신부의 임종경을 들으며 24세의 나이로 선종하였다

 

시간이 늦어져 차를 급한 마음으로 몰았는데, 네비가 언양 성당으로 가는 길을 차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으로 안내하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 

덕분에 도착 시간도 늦어지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17:35경에야 언양 성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1936년 드망즈 주교의 주례로 성전 봉헌과 사제관 축복식을 거행한 언양 성당은 부산교구에서 고딕 양식으로 세운 유일한 석조 건물이다.

 

언양 성당 뒷산으로 10분쯤 올라가면 순교한 오상선의 묘가 있다는데, 시간이 늦어 올라가보지 못했다.

 

본당 건물은 파리 외방전교회 에밀 보드뱅(Emile Beaudvin)신부가 명동성당을 건축한 중국 기술자들을 데려와서 완공했다고 한다.

 

본당 우측으로 보이는 사제관은 본당을 건축하면서 같이 지은 석조 슬레이트 건물로, 경사지에 지어져 반지하층이 있고,지붕에는 3개의 돌출 창과 굴뚝이 있다.  현재는 신앙유물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1990년 개관된 신앙유물전시관은 신앙유물과 민속유물 등 총 696점이 전시되어 있다.

 

언양 성당 뒷산인 화장산 정상 부근에 성모동굴이 있다는데, 가볼 수가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6시가 넘어 인근의 음식점에서 말로만 들어왔던 언양 불고기로 저녁식사를 했다. 

 

저녁 식사 후 등억 온천단지에 있는 호텔에서 여행 첫날의 피로를 풀었다.

강릉에서 언양까지의 장거리 성지 순례 여행!

낯선 곳에서 길을 찾느라 당황하기도 했지만, 계획한 성지 순례를 모두 마칠 수 있었다.

 

이번 3박 4일의 여행이 무사히 끝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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