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2일(목)
얼마전 우연히 들어 알게 된 천주교 서울 순례길
요사이 연말 모임이 이어져 있어 서울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다.
모임이 주로 저녁시간에 있다보니 낮에는 별로 할 일이 없다.
아내와 의논한 끝에 얼마전 알게된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둘러보기로 했다.
천주교 서울 순례길은 초기 천주교 신자들의 처형장, 옛 천주교 신학교 자리 등 순례지 24곳을 잇는 길이다. 총 44.1km로 1코스는 서울 명동성당-광희문-가회동성당으로 이어지는 천주교 유적이며,
2코스는 순교 성인의 신앙을 묵상하는 구간으로 가회동성당-광화문 시복 터-서소문역사공원-약현성당이다. 3코스는 중림동 약현성당-삼성산성지로 대표적인 순교 성지가 포함됐다.
2018년 9월 14일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교황청이 공식 승인한 국제 순례지로 선포됐다. 교황청에서 한국 천주교 박해 ・ 순교 역사를 고스란히 담았다는 점을 인정해 승인했다.
집 앞에서 370번 버스를 타고 종로 2가에 내려 찾아간 명동 주교좌 성당
서울 순례길의 출발점이다.
서울 순례길 안내도
명동 주교좌성당. 한국천주교회의 상징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본당이다.
한국 교회 신앙 공동체가 처음으로 탄생한 곳이고, 또한 여러 순교자의 유해가 모셔진 곳이다.
성당 뒤편에 모셔져 있는 성모님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흉상이 모셔져 있다.
김대건 신부님은 1846년 새남터에서 순교하셨다.
1925년 교황 피우스 11세에 의해 복자위(福者位)에 올랐고, 1984년에는 103위 성인 중 한 분으로 선포되었다.
장동호 작가의 '사형선고 받으심'
명동 성당을 나와 다음 순례지를 찾아 명동쪽으로 이동
장악원 터 (김범우의 집)
한국 최초의 순교자인 김범우의 집은 1784년 말 신앙 집회 '명례방 공동체'가 열리던 곳으로,
1785년 봄 모임이 발각되어 공동체는 와해되었고 끝까지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던 김범우는
충북 단양으로 유배된 후 고문의 후유증으로 1786년 선종하였다.
한국 최초의 천주교 신자로 평가되는 이벽(1754-1785)이 살던 집이 있었다고 추정되는 곳
1784년(정조 8년) 수표교 부근 이벽의 집에서 세례식이 최초로 거행되어 한국 천주교회 공동체가 창립된 터
지금은 재건된 수표교 위에 설치되어 있으나, 정확한 고증을 통해 수표교 남쪽으로 이전할 예정이란다.
수표교에서 바라본 청계천
좌포도청 터(종로구 단성사 일대)
포도청은 을묘박해의 계기가 된 북산사건을 계기로 천주교 문제애 직접 관여하기 시작하였으며,
천주교 신자들이 가장 많이 순교한 곳 역시 좌우 포도청이다.
1795년 을묘박해 때 좌포도청에서 첫 순교자가 탄생되었으며,
1866년-1880년 병인박해 때 마지막 순교자가 탄생되었다.
종묘 앞을 지난다.
종로성당은
서울의 중요한 순교터이자 최대의 신앙 증언 터였던 좌우 포도청과 의금부, 형조, 전옥서 등의 관아들이 있던 곳을 관할하기 때문에 2013년에 '포도청 순례지 성당'으로 승인되었다.
종로성당 성모상
종로성당 제대
순교자의 동상
종로성당 지하의 포도청 순교자 현양관
다시 또 청계천을 건너게 된다.
을지로를 지나
광희문 천주교 순교자 현양관
서울과 수원, 용인 등 인근지역의 교우들이 도성 안으로 끌려 들어왔고,
가혹한 고문 속에서 배교를 강요당하다가 끝내 이를 거부함으로써 치명의 길을 가야 했다.
도성 안에서 참수 치명한 순교자들의 시신은 짐짝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광희문(시구문) 밖에 내다 버려졌단다.
흥인지문 공원으로 이어지는 서울 순례길
공원에서 내려다 본 동대문(흥인지문)
낙산 성곽길
창신동(성 밖)에서 이화동(성 안쪽)으로 들어가는 암문
성벽의 하단(검은 색 돌)은 조선시대 축성한 것. 상부의 흰색 돌은 성곽을 복원하면서 축성한 것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공존하고 있다.
혜화문은 서울성곽의 4소문(혜화문, 광희문, 창의문, 소의문) 중의 하나로서 동소문이라고도 불리었다.
일제 침략기 때 전차길이 나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가 1992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성당에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유해 일부가 모셔져 있다.
김대건 신부의 유해는 오늘도 그를 본받아 이 땅의 참된 목자가 되려는 신학도들과 함께 하고 있다.
오늘은 금요일. 신학생들 수업 중이라 출입 통제. 토요일에는 대성당까지 가 볼 수 있다고 한다.
1927년에 서울에서 3번째로 설립된 혜화동 성당. 지금의 건물은 1960년에 재건립했다고 한다.
창경궁 돌담길
창경궁 홍화문을 지나며 모처럼 고궁도 둘러보았다.
명정전을 비롯한 창경궁의 모습
창덕궁
인정전
서울에 상수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20세기 초까지 음수와 생활용수를를 제공했던 석정보름우물.
석정보름우물은 15일 동안은 맑고, 15일 동안은 흐려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1794년 중국에서 온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 주문모 신부가 1801년 새남터에서 순교하기 전까지 계동 최인길(마티아) 집에 숨어 지내면서 조선 땅에서 첫 미사를 봉헌할 때, 이 우물물로 세례를 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1845년 한국인 최초의 김대건(안드레아) 신부도 이 지역에서 짧은 사목 기간 동안 이 물을 성수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주교 박해 당시 많은 순교자들이 발생하자 물맛이 써져서 한동안 사용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북천로 길을 지나
오늘의 목적지인 가회동 성당에 도착
가회동 성당은 한국 천주교 최초의 선교사인 중국인 주문모 신부가 1794년 조선에 밀입국하여
1795년 4월 5일 예수 부활 대축일에 최인길(마티아) 집에서 첫미사를 봉헌한 것을 기념하는 성당이다.
가회동 성당 신자 및 순례자 쉼터
가회동 성당 안의 역사관
명동성당에서 가회동성당까지의 천주교 서울 순례길 1코스9.8km를 순례했다.
서울에 오래 살았지만 천주교 순교의 역사가 서려있는 순례지를 돌아본 것은 처음이다.
순례를 하며 조선시대 천주교가 선교할 당시의 고난사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배교를 강요당하며 갖은 형벌을 받으면서도 꿋꿋이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
하느님! 우리나라에 믿음의 뿌리를 내려준 순교자님들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서울에 천주교 순례길이 있다는 이야기를 얼마 전에 알았다.
이번 기회에 서울의 순례길은 물론 우리나라 천주교 성지도 순례를 하기로 했다.
명동성당 성물방에서 '한국 천주교 성지 순례' 책자를 구입했다.
167곳의 전국에 흩어져 있는 성지를 언제 다 돌아볼 지는 모르겠지만
꿈을 꾸는 자에게 길은 열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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