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수녀님
수녀님들이 본당에 파견돼 한 집에 사는 것이 쉽지는 않다.
원장수녀 눈치 보고 비위 맞추며 살기가 어렵다.
어느 본당에 수녀님이 셋이 계셨다.
수녀회의 원로인 원장수녀님과 아기 수녀 둘이 살았고
앵무새 한 마리도 같이 살았다.
원장수녀님이 워낙 까다로워
아기 수녀 둘이 만나면 ‘원장수녀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가끔 했다.
앵무새가 그걸 듣고 시도 때도 없이 ‘원장수녀 죽어라.’고 외쳤고
원장 수녀도 그 소리를 들었다.
그렇다고 앵무새를 죽일 수도 없고 원장수녀 혼자 고민했다.
그러던 어느 날 본당신부님이 수녀원에 들렀다.
원장수녀가 앵무새 때문에 고민하는 이야기를 털어놓자
신부님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사제관에 있는 앵무새는 아주 거룩하니
제가 사제관 앵무새를 수녀원으로 보내서 한 달 동안 같이 있게 하겠습니다.
그러면 수녀원 앵무새가 거룩하게 될 것입니다.”
한 달이 지나자 본당신부님은
앵무새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 수녀원으로 갔다.
그런데 이것이 어찌 된 일인가!
수녀원 앵무새가 변함없이 소리 질렀다.
“원장수녀 죽어라.”
그러자 옆에 있던 거룩한 사제관 앵무새가 응송을 받았다.
“주님, 저희 기도를 들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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