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봄꽃 중 대표 주자 개나리꽃.

노란 꽃이 흐드러지게 핀 모습은 소박하면서도 아름답다.

미소를 머금은 시골 처녀의 청순한 아름다움이라고나 할까?

 

볼펜만한 모종 몇 개를 구해 심은 지 7-8년! 이젠 제법 자연 울타리의 형태를 갖추었다.

일년에 몇 차례 가지치기를 하며 가꾼 덕분에 모습을 갖추어 간다.

 

개나리 전설 1

 

인도에 새를 끔찍이 좋아하는 공주가 있었습니다. 예쁜 새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들여서 궁전은 온통 새들로 가득 찼고, 새들 속에 사는 공주의 얼굴은 행복감으로 충만되어 있었습니다.

 

공주의 눈에 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기를 쓰고 예쁜 새를 찾아 길렀습니다. 대신들마저 나랏일을 젖혀놓고 예쁜 새를 찾는데 넋이 빠져서 나라는 엉망이었답니다. 백성들은 배를 곯아도 새들은 배고픈 걸 모를 정도였지요.

 

그런데 공주에겐 딱 한 개 비워 둔 새장이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그 새장보다 더 예쁜 새가 없어서 빈 채로 매달아 놓고는 새장의 주인이 없음을 한탄했지요. 공주는 새장에 들어갈 만큼 고운 새를 갖게 된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새들을 모두 날려 버리겠다고 약속하고 꿈에서 그리는 새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남루한 차림의 노인이 그녀가 꿈꾸던 새를 가지고 찾아왔습니다. 그 새를 손에 넣은 공주는 다른 새들이 보기 싫어 전부 날려 보내고 그 새 한 마리만 남겨 두었습니다. 그런데 날이 가면서 그 새의 모양이 점점 변하기 시작하더니 목소리도 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공주는 목욕을 시키면 다시 그 귀여운 새로 돌아오겠거니 했지만, 목욕한 새의 모습은 흉측한 까마귀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가 가장 보기 흉한 새로 변해 버린 것입니다.

 

노인이 까마귀에 물감 칠을 하여 자기를 속인 것을 알 게 된 공주는 그만 화병으로 앓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까마귀에게 빼앗긴 새장이 아까워 화가 치민 공주의 넋은 금빛 장식을 붙인 새장 같은 개나리꽃으로 피었습니다. 다닥다닥 눈이 어지럽게 피었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와르르 져 버리는 개나리는 화려한 인도 공주의 성격을 닮은 모양입니다.

 

 

개나리 전설 2

 

까마득히 멀고도 먼 옛날 한 시골에 기울어 가는 오막살이집 한 채가 있었습니다. 이 집에는 홀로 된 어머니가 개나리라는 딸과 두 명의 사내애를 데리고 살았습니다. 워낙 집이 가난한대다 그 해는 흉년이어서 인심까지도 삭막하였습니다.

 

쌀독에 거미줄을 치고 산 사람 입에 풀칠조차 하기 어려웠는데 하늘같이 믿던 아버지마저 세상을 뜨니 살아갈 길이 더욱 막연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어디 나가서 삯방아나 삯바늘질을 하려 해도 사람들은 아무 런 일거리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어머니는 눈물과 한숨으로 끼니를 때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철없는 어린것들은 배가 고파서 어머니 옷자락을 부여잡고 밥 달라고 목놓아 울었습니다. 어머니는 배고픔에 시달리는 애들을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밭 한 뙈기 없었으니 들에 나가서 일할 수도 없고 남의 집일을 하려 해도 시켜주는 사람이 없으니 두 손을 가지고도 남들처럼 일할 수도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어쩔 수 없이 밥동냥을 다녀서 겨우 개나리네 세 목숨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동냥에 지쳐 아파서 드러눕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여섯 살 난 개나리가 동냥질을 하게 되었으니 여전히 먹고 살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 세 식구는 아궁이에 이엉으로 불을 지피고 서로를 꼭 껴안고는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궁이의 불은 집을 태웠고 집은 흔적만이 남았습니다.

 

다음 해 봄 개나리네 집터에서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꽃나무가 자랐습니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가는 나무가 자라더니 잎이 네 개인 노란 꽃이 방긋하게 피어났습니다. 이 나무는 앙상하게 뼈만 남은 개나리네 집 사람들처럼 몹시 가늘었고 꽃잎은 식구 수만큼 네 개였습니다. 사람들은 이후 이 꽃을 개나리라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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