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9일(목)   - 남파랑길 3차 여행 5일차 (오늘의 걸음 수 -  25,357보)

4박 5일의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호텔에 짐을 맡겨두고 택시를 이용해 남망산조각공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28코스인데 어제 시간이 늦어 pass한 곳이다. 통영항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조각공원에는 통영시민문화회관이 함께 하고 있다.

 

남망산 조각공원을  내려와 통영항 해안가에서 남파랑길 29코스를 시작한다.

 

해안을 벗어나 언덕 위에 자리한 동피랑 벽화마을로 올라간다.

 

숨이 차오를 정도가 되자 통영항이 내려다 보이는 쉼터가 잠시 쉬어가라고 손짓을 한다. 쉼터 가까이 동네 할머니 한분이 나를 반긴다. 나이가 드니 이제는 젊은 사람이 아닌 할머니가 환영을 나오는 것 같다.  ㅋㅋㅋ

 

동피랑 벽화마을은 우리가 어릴 때 기준으로 표현한다면 살림이 어려운 분들이 사시던 산동네. 

지금은  골목길에 벽화도 그리고 아름답게 꾸며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잦은 곳이다.

 

동피랑 마을 맨 윗부분에는 동포루가 자리해 있다.  누각에서 바라보는 통영항이 참 포근하게 느껴진다.

 

동포루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동피랑 마을길을 내려왔다. 산동네에서 바라보는 통영시의 모습과 벽화들이 시선을 빼았는다.

 

세병관 앞 주차장 한쪽에는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 순교사적비가 자리하고 있다.

김기량(1816-1867, 펠릭스 베드로)은 제주 조천읍 함덕리에서 태어났다. 1857년 폭풍우로 중국 광동 해역에 표류하다 영국 배에 구조되어 홍콩의 파리 외방전교회로 보내졌다. 그곳에서 조선인 신학생 이만돌(바울리노)을 만나 교리를 배우고 세례를 받아, 제주 출신 첫 천주교 신자가 되었다.

1858년 1월 귀국 후 제주도에서 복음을 전파하다가 1866년 병인박해 때, 통영에서 장사하던 중 체포되어 통제영으로 압송되었다. 모진 형벌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다 1867년 1월 옥에서 교수형으로 51세에 순교하였다.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는  2014년 8월 16일 복자가 되었고, 2019년 마산교구에서는 통제영이 있었던 이곳을 그의 순교사적지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세병관으로 올라 가는 길

 

세병관은 1605년에 처음 세워져 1872년 다시 고쳐 지은 통제영의 객사(客舍)로 조선시대 건축물 가운데  바닥 면적이 가장 넓은 건물 중 하나이다.  2002년 국보 제305호로 지정되었다.

세병(洗兵)이란 만하세병(挽河洗兵)에서 따 온 말로 '은하수를 끌어와 병기를 씻는다'라는 뜻이란다.

 

통제사가 업무를 보던 내아군

 

세병관에서 길을 따라 내려오니, 남파랑길은 또 언덕 위의 서피랑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서피랑 정상의 서포루를 돌아본 후 가파른 언덕길을 내려왔다.

 

 박경리 소설 <토지>에서는 야경이 멋진 통영에 대하여 ‘항구 가득 정박한 작은 배들과 휘황찬란한 불빛이 경이로운 신천지’로 보인다고 묘사하고 있다. 서피랑 99계단은 박경리 선생의 <김약국의 딸들> 배경이 되기도 한 곳이란다.

 

서피랑공원을 내려온 후 예쁜 음식점이에서 맛나는 청국장으로 아점을 먹었다.

 

해저터널로 향하는 중간에 통영시립박물관을 거쳐 도천 음악마을길로 들어선다.

 

도천 음악마을길에는 이곳에서 나고 자란 현대음악의 거장 윤이상 선생을 기리는 윤이상기념공원이 있다.

 

1932년 개통된 통영 해저터널은 통영반도와 미륵도를 연결하는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이다. (총길이 461m)  1967년 충무교가 완성된 후 차량 통행이 금지되었다. 

 

해저터널을 통과하다보니 남파랑길 29코스를 벗어났다.  대건성당앞을 지나 충무교를 넘어 29코스가 있는 당동마을길로 들어섰다.

 

당동마을에서 바라본 충무교와 통영대교의 모습

 

남파랑길은 해안가 도로를 따라 경상국립대학교 해양과학대학 앞을 지난다.

 

통영대교를 뒤로 하고 언덕길을 오르면 양식장이 가득히 들어서 있는 또 다른 통영의 바다가 보인다.

 

바다 위 바지선과 길가에 잔뜩 쌓여있는 어구들.  저 중에는 많은 것들이 폐어구일 텐데 폐어구 처리가 꽤나 심각한 문제일 것 같다.

 

해안가 국치마을에서 가파른 동네골목길을 따라 이차선도로 천대국치길로 올라왔다. 중간에 잠시 숨을 고르며 내려다 본 국치마을

 

바다가 조망되는 아름다운 천대국치길.  길가의 카페에서 통영의 바다를 감상하며 마시는 커피 한잔의 맛!  Good!!!!

 

언덕 위의 카페에서 내리막길을 따라가다 보면 양식장이 줄지어 나타난다.

 

청소년해양안전체험센터가 있는 천대마을에서 5박 6일의 남파랑길 도보여행을 마쳤다.

 

천대마을 입구에서 콜택시를 타고(10,000원) 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고 주변의 추어탕집에서 저녁식사.

18:00에 통영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동서울로 돌아왔다.

 

남파랑길 3차여행이 끝났다.

아무 탈 없이 여행을 마칠 수 있도록 돌봐주시고 좋은 날씨를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언제 다시 남파랑길로 여행을 떠날 지 모르지만, 꿈을 꾸는 자에게 길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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