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8일(화)
요사이 6월 날씨가 무척 덥다. 햇볕이 따가워 밖에 나가기가 망설여진다.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답답함은 더해지고 온몸의 컨디션이 떨어진다. 어디론가로 탈출을 해야할 것 같다.
아내와 광릉수목원 주변을 돌아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제일 먼저 수목원 주변의 봉선사(남양주시 진접읍)를 찾았다.
969년(고려 광종 20년)에 법인국사 탄문이 창건하여 운악사(雲岳寺)라고 하였다. 1469년(예종 1년)에 세조의 비 정희왕후윤씨가 세조를 추모하여 능침을 보호하기 위해 89칸의 규모로 중창한 뒤 봉선사(奉先寺)라고 하였다. 한국전쟁으로 전소된 후 다시 복원하여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연이 식재된 넓은 연못을 지나게 된다. 연꽃이 피는 8월에 연꽃축제가 열린단다. 연꽃이 만개하면 돌부처님의 염화시중 미소가 더 은은하게 가슴에 와 닿지 않을까?
연못을 돌아나와 봉선사 사찰로 들어선다.
500년의 풍상을 이겨낸 세조의 비 정희황후가 절 입구에 심은 느티나무.
청풍루를 지나 사찰 안으로 들어서니 범종루와 대의왕전 등의 전각이 우리를 맞아준다.
단풍나무 사랑 연리지(連理枝)에는 붉은색 연등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의 가슴에 사랑이 움트고 자라기를 바라는 스님들의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
허공을 나는 생명을 향하여 불음(佛音)을 전파하는 구름 모양의 운판을 손으려 가볍게 두드려 보았다. 운판에서 울려퍼지는 작지만 단아한 소리가 주변으로 퍼져나간다.
사찰의 중심 전각인 대웅전에 '큰법당'이란 한글 현판이 달려있다. 한글 현판은 처음 보는 것 같다. 1970년 운허스님에 의해 재건된 전각에 스님의 뜻에 따라 '큰법당'이라 이름하였단다.
봉선사를 둘러보고 광릉으로 향했다.
광릉은 제7대 세조(1417~1468)와 정희왕후(1418~1483)의 능으로 사적 197호로 지정되어 있다.
홍살문 뒤로 정자각이 보인다.
정자각을 중심으로 왼쪽이 세조릉, 오른쪽이 정희왕후릉이다.
행정구역상 포천시에 속하는 국립수목원. 언제 다녀갔는지 기억에 없을 정도로 참 오래간만에 찾아왔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숲을 즐기고 있었다. 숲해설사의 설명도 잠시 들어보고, 자유롭게 수목원을 둘러보았다.
숲속에 자리한 산림박물관도 둘러보았다.
숲길을 돌아 육림호변의 휴게소에서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하며 땀을 식혔다. 창 밖으로 보이는 육림호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수목원에서 나와 포천시 소홀읍의 한 전원식당에서 더덕자반구이로 이른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정말 오래간만에 가본 광릉수목원. 무더운 날씨임에도 숲속길은 나무그늘과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피서를 온 기분이다. 가을 단풍철에 다시 한번 와 보아야겠다.
집에서 차로 한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에 이런 멋진 산책길이 있음에 감사한다. 덥다고 집 신세만 지지 말고 자주 들로 산으로 자연을 만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