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의 알이 제법 커졌다
이제 봉지를 씌워 줄 때가 된 듯 하다.
봉지를 씌워주지 않으면 9월에 포도가 익으면 말벌님들이 와서 다 쪼아 먹는다.
물론 말벌들이 먹을 수 있도록 더러는 봉지를 씌우지 않으련다.
자연과 더불어 살자는 의미?
아니!!!
그것보다는 눈으로 보고 포도가 얼마나 익었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다.
오늘 오전부터 시작한 작업!
2-3일은 걸릴 듯하다.
고개를 젖히고 위를 쳐다보며 하는 작업이 그리 만만치는 않기 때문이다.
오전의 작업으로 지금도 뒷목이 약간 부담스럽다.
9월 중순 이후에는 청포도가 맛있게 익을 것이다.
청포도의 단내가 은근하게 퍼지면서------.
문득 이육사의 "청포도"라는 시가 떠 오른다.
내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계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 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위 시의 7월은 음력을 뜻하는 것 같다.
금년도 음력 7월 1일은 양력으로 8월 14일이고
음력 8월 1일은 양력으로 9월 13일이다.
올해에는 이육사의 "청포도"는
내고장 팔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계절
로 바뀌어야 할 듯-------.
포도 봉지에 웬 "송산포도"?
화성시 송산리 포도단지에서 봉투를 구해 왔기 때문.
"홍천 포도"라고 써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