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화)

서울에 일이 있어 이틀을 머물다 저녁 6시쯤 내려왔다.


홍천군에 들어서면서부터 비가 간간히 오다말다 했는데,

동네길로 들어서니 뭔가 소낙비가 한바탕 휩쓸고 간 느낌이 든다.

사방에 흙탕물이 흐른 자국도 보이고 낙엽이 여기저지 흩어져 썰렁한 느낌.


집에 들어서니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느껴진다.

하얀 가루가 쌓여있어 가까이 가 보니 꼭 눈이 쌓인듯한 모습

9월 중순에 웬 눈??????????

 


자세히 들여다 보니 조그만 얼음 덩어리들이 쌓여있다.

우박이 우수통을 타고 내려와 쌓여 있는 모습이다.

 


우박이 온 것을 알고 밭의 농작물을 둘러보았다.

잘 자라던 배추가 우박의 공격을 받고 잎이 찢어지고 구멍이 나고------



배추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잎들이 많이 상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먼저 난 겉 잎은 피해가 심하나, 새로 돋은 속잎은 괜찮은 듯 하다.

 


가지 잎에도 구멍이 뚫려있다.

 


예쁘게 자라던 쪽파들도 우박을 맞아 꺽어지고 넘어간 잎이 보인다.

 


호박 덩굴도 우박의 피해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서리태 콩 잎도 우박의 공격으로 구멍이 나 있고

 


무성하게 자라던 고구마 줄기가 초라한 모습으로 변했다.



귀품있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과 비유되는 부용화

아름다운 부용화(위 사진)가 우박을 맞아 초라한 모습으로 변했다.(아래 사진)

 


거실 앞 데크 천장의 강화 유리 중 한 장이 우박을 맞아 산산히 부서진 모습이다.

얼마나 큰 우박이 내렸기에 강화유리가 다 나갔나?

 


이튿날 아침 - 언제 비바람이 왔냐는 듯 파란 하늘이 보인다.

금이 간 유리에 하늘이 비치니 멋진(?) 모습으로 보인다.




밭을 돌아보고 들어온 후에야 자은 3리 이장님이 보낸 메시지를 보았다.

우리 동네에 갑자기 많은 우박이 약 15분간 쏟아졌단다.

피해 입은 작물, 면적 등을 자세히 살펴보고 사진 등의 자료로 기록해 두었다가

면사무소에서 피해 접수 요청이 있을 때 접수를 하란다.


방송에서 어느 지방에 우박이 내려 농작물이 피해를 봤다는 소식을 들은 적은 있지만

그런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되리라고는 생각치 못하고 살았는데----

오늘 한두시간만 일찍 홍천에 왔으면 우박이 쏟아져 내리는 모습을 보았을텐데-----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 지금(20:00 경) 밖에서 천둥번개 소리가 들린다.

밖에 나가 보니 비가 제법 요란하게 쏟아져 내린다.

그래. 비야 와도 좋지만, 제발 우박은 더 오지 말아라.


농사 짓는 농부의 마음을 헤아려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하늘에 빌어본다.



이 글이 내 블로그의 500번째 글이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수정 작업을 하던 중 500번째 글임을 알았다.

와우!!!!!  500개나 되는 글이 내 블로그에 들어 있다니-------

물론 초창기에 사진이 없는 타인의 글을 따다 붙인 것들이 있기는 하지만-----

2015년 연초에 시작한 홍천 목석의 블로그가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아 큰 수확을 거두는 기분이다.


이런 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아니한가?

동네방네 떠들고 다닐 수도 없고------

아내와 맥주 파티라도 벌려야 하지 않을까? (아내가 동의할 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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