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쉬네 김장 축제        10.27(금) - 29일(일)   2박 3일


매해 가을에 우리집에서 처가집 식구들이 모여 다 같이 김장을 담근다.

아내의 성이 구씨여서 처가집 형제들의 밴드 이름이 '꾸쉬네'

그러다보니 처가집 행사의 앞에는 항상 '꾸쉬네'라는 칭호가 붙는다.


꾸쉬네 김장 축제를 위해 배추 약 250 포기와 무 약 200개를 여름부터 밭에서 정성껏 키웠다.

올 가을에는 가끔 비가 내려 별 어려움 없이 김장용 채소를 가꿀 수 있었다.

쪽파와 갓도 배추, 무와 더불어 실하게 잘 자라 주었다.


김장 축제 하루 전인 26일(목)의 배추, 갓, 무의 모습

 


꾸쉬네 형제들은 금요일부터 와서 김장 준비를 하지만

아내와 나는 며칠 전부터 김장 축제를 위해 이것저것 준비를 해야 한다.

26일(목) 아침부터 배추를 저릴 통들을 물로 깨끗이 세척하는 작업을 했다.

 


큰 통들을 세척해 말리는 일도 만만치 않다.

안 쓰던 근육을 쓰다보니 온 몸 여기저기서 신호를 보낸다.

내년에는 통 세척도 이틀에 나눠 작업을 해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통들을 깨끗이 닦아 늘어 놓으니 김장을 하는 기분이 난다.

 


아내는 목요일 하루 종일 많은 식구들이 먹을 밑반찬을 만드느라 앉을 새가 없다.

며칠 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장보고 하는 일이 수월해 보이지마는 않다.

 


27일(금) 아침 일찍 처형과 막내 처제네 내외 3식구가 선발대로 왔다.

아내와 나를 포함한 5명이 배추와 무를 뽑는 작업무터 시작

밭의 배추를 칼로 다듬어 눕혀놓은 모습

 


일부는 배추를 반으로 쪼개고 일부는 소금에 절이는 작업

나는 주로 배추와 무를 밭에서 옮기는 일을 했다.

 


오후에는 갓과 파를 뽑아 다듬고 씻는 작업을 했다.

저녁에 4번째 내외가 도착하여 7명이 내일의 김장을 위해 실내에서 야간 작업

김장 속에 들어갈 갓과 파와 미나리를 알맞은 크기로  잘라내고 있다.

 


아랫 동서 둘이 강판을 이용해 무채를 열심히 생산해 내고 있다.

두 팀의 작업이 끊어지지 않도록 재료를 공급하고, 작업이 끝난 것은 데크로 내놓는 작업은 나의 몫

 


막간을 이용해 다양한 무의 모습으로 촬영. 중간에 놓인 핸드폰이 무가 제법 크게 자랐음을 증명한다.

 


막내 딸 내외가 회사에서 퇴근 후 늦게 김장 축제에 참여했다.

어른들의 편한 잠자리를 위해 오자마자 마당에 텐트를치고 잘 자리를 마련했다.

야외 생활을 즐기는 사위와 딸은 작년에는 정자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잔 기억이 난다.


모든 작업이 끝난 후 김장 축제 전야제(?)

연어회와 생굴로 오래간만의 만남을 축하하고 김장 축제의 성공을 위해 건배!!!!

새벽 1:30이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28일(토) 아침

밤새 절인 배추 상태를 확인하고 잘 절인 배추부터 세척작업에 들어갔다.

 


데크에서는 어제 밤늦게까지 준비한 재료를 이용해 김치 속을 버무리고 있다.

 


남자 3명이 절인 배추를 3단계에 걸쳐 맑은 물에 씻어내고 있다.

 


깨끗이 씻어 염분을 제거한 배추의 꽁무니를 다듬고 물을 빼는 작업이 내가 맡은 일

다듬은 배추를 물기가 빠지게 채반에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데크에서는 배추에 속을 넣어 김치를 완성시켜 김치냉장고 통에 넣는다.

 


오후가 되어 3번 처제네 내외가 장모님을 모시고 왔다.

드디어 이번 김장 축제의 총인원 12명이 모두 작업에 동참했다.

장모님은 몸이 불편하심에도 불구하고 총감독으로 오가시며 딸들을 격려하시고 지도해 주신다.



절인 배추를 씻는 일이 허리의 힘을 꽤나 빠지게 한다.

작업 중간에 돼지수육과 막걸리로 영양 보충을 하며 쉬고 있다.

 


오늘 점심은 밖에서 둘러 앉아 가을 햇볕을 즐기며 간단히 해결

좁은 탁자지만 웃음과 행복이 가득한 밥상이다.

 


10월말인데 낮 최고 기온이 23도를 넘기고, 가을 햇볕이 따갑게 느껴진다.

반팔 옷을 입고 작업을 할 정도로 날씨가 따뜻하다. 햇볕을 가리기 위해 파라솔도 등장했다.

작은 딸네가 잔디밭에 쳐 놓은 텐트가 파라솔과 어울려 어느 캠핑장 같은 느낌마저 든다.

 


불게 물든 단풍나무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빛을 발한다.

 


오후 한 때 잠시 쉬는 시간.  홍천의 가을을 만끽한다.

 


처형은 내일 교회에 맡은 일이 있다고 당신네 김치를 싸들고 출발

총인원이 11명으로 줄었다.


저녁시간.  날이 어두워지자 조명을 밝히고 야간 작업에 돌입



이어지는 작업으로 완성된 김치통은 쌓여가고------

밤 늦게야 배추김치 담그기 작업이 끝났다.



지난 9월에 베어 쌓아놓은 고춧대를 태웠다.

김장 축제의 밤을 밝히는 모닥불(??????)



돼지고기 수육과 묵은지 돼지갈비찜으로 늦은 저녁식사

아끼고 감추어 놓았던 산삼주도 한잔씩 나누고 모처럼의 꾸쉬네 화합의 장이 벌어졌다.




29일(일)

여자분들이 깍두기와 갓김치를 담그는 동안

남자들은 수돗가에서 김장에 사용했던 통과 그릇들을 닦고

사용한 비닐과 깔판을 세척해 휀스에 널어 놓았다.



각자의 차에 김치를 싣기 전 주자창 한 곳에 모두 모아 놓고 기념 촬영

이로써 2017 꾸쉬네 김장 축제 끝!!!!!



닭복음탕과 안동 고등어 구이로 점심식사를 한 후 모두 떠나고 아내와 나만 남았다. 

복잡하던 집이 텅빈 듯 허전하게 느껴진다.

마당에 있던 그릇들을 완전 건조시켜 창고 안으로 집어넣고

떨어진 낙엽과 찌꺼기를 쓸고 나니 뭔가 썰렁한 느낌마저 든다.



집안 정리를 마친 아내는 저녁 식사후

남은 무를 썰어 무말랭이를 만들고 있다. 11시까지 이어진 작업!

김장 축제 준비하랴 손님들 치르랴 김장축제 주관하랴 바뻤던 아내!

힘들고 피곤할텐데도 밤늦게까지 김장 축제를 마무리하고 있다.

건조기에 들어간 무는 내일 오전이면 다 말라 두고두고 먹을 반찬거리로 재탄생할 것이다.




2박 2일로 이루어진 2017 꾸쉬네 김장 축제!!!!

요사이 결실의 계절을 맞아 곳곳에서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우리집에서도 꾸쉬네만의 소박한 김장축제를 해거르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


매해 11월에 김장을 담그다가 올해는 10월말로 당겨서 해 보았다.

춥지도 않고, 채소가 영하의 날씨에 망가질 염려도 없고 앞당기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10월말에 김장을 담글수 있게 파종시기만 앞당기면 준비에 어려움은 없을 듯 하다.

배추가 속이 덜 찰까봐 걱정도 많이 했는데 괜한 기우였던 것 같다.


옛날과 달리 김치냉장고에 김치를 보관하는 집이 대부분이니

굳이 추울 때 김장을 담글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오는 손님들이 농촌의 가을을 맛보고, 단풍도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닌가?


2018년 10월 26일(금) - 28일(일)의 김장 축제를 기약하며 각자의 보금자리로 향했다.

꾸쉬네 가족 모두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특히 이번 행사를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행에 옮긴 아내!!!  수고 정말 많았어요.

김장 축제가 제 날짜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채소를 잘 가꾼 나도 수고 많이 했어요.(자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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