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7일(화)
바쁜 농사 준비를 어제까지 얼추 끝내고
모처럼 바람을 쐬러 충북 괴산군 산막이 옛길을 찾아갔다.
전에 TV에서 방영된 모습을 보고 언젠가 꼭 한번 가보리라 생각했던 곳이다.
홍천에 내려온지 보름정도 지났는데, 일이 바뻐 외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우선 급한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어 모처럼 길을 나섰다.
홍천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남원주에서 빠져 찾아가니 2:15 정도 소요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막이 옛길 입구로 들어서니
충청도 양반집 4식구가 나와 우리를 반긴다. "어서 와유!!!!!"
산막이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총 길이 10리의 옛길 구간 대부분을 친환경 공법으로 복원하여 조성한 산책로이다.
산막이옛길을 따라 펼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은 괴산의 백미로 꼽을 수 있단다.
괴산호 주변의 산막이옛길과 충청도 양반길 안내도
오늘은 산막이옛길을 아주 천천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며 걸어보련다.
고인돌 형태의 바위돌과 주변에 돌무지가 있는 고인돌쉼터의 모습
괴산호 푸른 물이 보이는 언덕에 40년생 소나무가 1만평 정도의 군락지를 이루어
시원한 바람에 묻어오는 솔향기를 맡을 수 있는 소나무 동산 사이를 가로지르는 산막이옛길
1957년 초 순수 우리 기술로 최초 준공했다는 괴산댐
댐 주변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생태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단다.
괴산댐을 끼고 조성된 산막이옛길은 괴산댐 호수와 잘 어우러져 있다
소나무 동산에 소나무와 소나무를 연결하여 길다란 출렁다리를 만들어 놓았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은 흙길로 돌아서 가야할 듯-----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괴산호에 유람선이 유유히 지나가고 있다.
산막이옛길에서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에는
산악회 회원들의 길을 안내해주던 리본이 수도 없이 많이 달려있다.
등잔봉(450m)과 천장봉(437m) 사이에 있는 한반도 전망대에 오르면
괴산호의 멋진 모습과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다는데--------
언젠가 이곳의 멋진 등산로에 한번 도전을 해 보아야겠다.
남매바위 위에 정자를 만들어 좌우로 펼쳐진 괴산호를 볼 수 있게 설치한 망세루
괴산호와 주변의 산, 신록을 바라보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시름이 잊혀질 것 같다.
겨울이면 눈 속에 짐승 발자국이 남겨져 있던 이곳은 호랑이가 드나들던 굴로
과거 시골 청년들의 사냥터였다는 일화가 있단다.
괴산호를 따라 이어지는 산막이옛길의 모습
하늘을 날아오를 것 같은 매의 머리 형상을하고 있어 매바위란 이름이 붙여졌단다.
옛 오솔길 옆에 옹달샘이 있었는데,
앉은뱅이가 지나다가 물을 마시고 난 후 걸어서 갔다고 하는 앉은뱅이 약수터
유람선 뒤로 산막이 마을의 모습이 보인다.
유람선이 호수 위로 멋진 그림을 그리며 나아가고 있다. 참 평화로운 모습이다.
산막이옛길을 보수하기 위해 공사중인 일부분은 탐방객들이 접근할 수가 없다.
호수 위에 임시 다리를 놓아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출렁거리는 물위를 걷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은데------
호수 위를 걷다보니 원래의 산막이옛길의 돌출된 호수 전망대가 보인다.
바닥이 투명해서 하늘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것 같다.
물길이 끝나는 부분에서 벚꽃 사이로 보이는 산막이 마을 선착장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도랑을 막아 자그마한 연못을 만들어 가재가 살 수 있게 만들었다는 가재연못
오가는 이들이 연못 안의 그릇에 소원을 빌며 던진 동전들이 물속에 서 빛난다.
이 동전들을 모아 불우한 이웃을 위해 쓴다고 한다.
가재연못 위쪽에는 연자방아와 물레방아 모형이 있다.
산막이옛길을 걸으며 만난 야생화 - 양지꽃, 민들레, 애기똥풀, 조팝나무
오늘 1차 목표지점인 산막이마을 안내도
산막이마을의 모습
작은 마을이지만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 제법 많다.
선착장 옆 공터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억새 모종을 심고 있다.
억새가 잘 자라 이곳이 억새로 덮힌 가을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오늘의 2차 목표지점인 연하협 구름다리로 가는 도중
길가의 조팝나무 꽃 너머로 괴산호수의 평화로운 모습이 보인다.
충청북도 기념물 제 74호인 수월정의 모습
조선 중기 문신이며 학자인 노수신이 귀양살이를 하던 곳이라 하여 노수신 적소(謫所)라고도 한단다.
노수신은 선조임금 때 영의정을 하기도 했다고----
엄청난 크기의 우체통. 이곳에 사연을 적어 보내면 일년 후에 배달이 된다고 한다.
신록 사이로 보이는 괴산 호수의 모습이 참 평온하게 느껴진다.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소나무 숲 사이의 산막이옛길
그 옛날 귀양살이를 온 노수신은 여기를 거닐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괴산댐 건설 전에는 경치가 빼어나고 강물이 빠르게 흘러 살여울이라 부르던 곳인데,
삼신(해, 달, 별의 신)이 내려와 목욕을 즐기다 날이 밝아 승천하지 못하고 삼신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삼신바위는 큰 돌 3개를 하나씩 쌓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산막이옛길에서 바라다 본 삼신바위의 모습과 유람선을 타고 가며 바라다 본 삼신바위의 모습
연하협 구름다리로 가는 산막이옛길은 때로는 힘들기도 하지만
왼쪽으로 보이는 괴산호수가 모든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듯 하다.
산막이마을 선착장에서 1.5km를 올라와 만난 연하협 구름다리
연하협 구름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괴산호의 평화로운 모습
연하협 구름다리로 다가오는 유람선
유람선에서 올려다 본 연하협 구름다리
괴산 산막이옛길과 충청도양반길을 연결하는 연하협 구름다리
연하협 구름다리에서 마을로 통하는 길을 걸어 도착한 산막이마을
호숫가에서 물고기들이 갈대숲 위에서 하늘을 날고있다.
산막이마을 선착장에서 작은 유람선에 몸을 싣는다.
유람선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차돌바위나루로 향하고 있다.
오늘 여행의 아쉬움이 아름다운 괴산호수에 서서히 녹아든다.
모처럼 아내와 함께 떠난 여행!
요사이 홍천 일이 바쁘다 보니 내 몸속의 역마살을 풀지를 못했다.
아내도 다리를 다친 후 아직 재활 단계라 역시 역마살을 풀지 못했다.
어제까지 바쁜 일을 대강 마치고 아침 9시에 집을 나섰다.
홍천집에 온 지 약 보름만에 집을 나서는 것 같다.
TV에서만 보아왔던 괴산 산막이옛길!
내가 상상한 것 이상의 기쁨과 평화를 나에게 선사한 산막이옛길!
꽤 오래 전에 건설한 괴산댐으로 생긴 괴산호수!
자연의 모습을 지키며 자연과 함께 하려는 괴산인들의 자연사랑이 엿보인다.
신록이 비쳐지는 잔잔한 호수를 굽어보며
솔향이 은은한 소나무 숲 사이를 걸으며
무상무념의 텅빈 가슴으로 옛길을 거닐며
망중한의 여유와 기쁨을 누린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