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목) - 코카서스 여행 7일 차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의 Felinger Hotel 8층 레스토랑에서 본 예레반의 모습. 멀리 아라랏산이 조망된다.
08:30 호텔을 떠나 1시간을 달려 코르비랍으로 향한다. 눈앞에 아라랏산이 전개된다. 잠시 길가에 멈춰 멋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터키 동부, 이란 북부, 아르메니아 중서부 국경에 걸쳐 펼쳐진 아라랏산은 산 정상의 30% 정도가 만년설로 뒤덮여 있다. 산세가 높고 험준한 지형의 산으로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가 떠내려가다 멈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오른쪽이 해발고도 5,137m의 뷔윅 아라랏 산(큰 아라랏 산). 왼쪽이 3,896m의 큐축 아라랏 산(작은 아라랏 산)
코르비랍(지하 감옥이란 뜻) 수도원은 아르메니아에 기독교를 전한 성 그레고리가 13년 동안 지하 감옥에 수감되었던 자리에 세워진 수도원이다.
성 그레고리가 수감되었던 지하감옥으로 들어가 보았다.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좁은 수직 통로에 놓인 사다리를 이용해야 지하감옥으로 갈 수 있다. 햇빛도 들지 않는 좁은 동굴의 감옥에서 13년을 갇혀있었다니, 신앙심이 있기에 오랜 세월을 견디어 냈을 것이다.
수도원 마당에 서면 아라랏산이 클로즈업되어 다가 오는 듯 하다. 채 10km도 안되는 거리의 저 산 너머는 튀르키예 땅이란다.
작은 문으로 수도원을 나와 언덕 위로 올라가 보았다. 언덕 아래 버스 주차장과 공동묘지가 보인다. 이곳이 풍수지리학상(?) 좋은 곳인가? 많은 이들의 무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언덕 위 십자가에 아르메니아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언덕에 서니 수도원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수도원 성벽에 하츠카르가 세워져 있다.
아쉬운 마음에 아라랏산을 배경으로 한 컷! 가이드 왈 이곳에서 이런 멋진 날씨를 만나는 것은 운이 엄청 좋은 것이란다.
주차장 부근에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고 주변에 공동묘지가 늘어서 있다.
한 시간을 달려 가르니 신전에 다다랐다.
가르니 신전은 기원전 3세기에 요새로 건립되었으나 기원전 1세기에 로마에 지배를 받으면서, 아르메니아 왕 트리다테스 1세가 네로황제의 후원을 받아 태양신 미트라에게 바치는 신전으로 건축되었다. 아르메니아가 로마 제국이라는 사실을 선포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립되었단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을 본따 만들었다는데 내부는 단순하고 협소한 편이다.
신전 주변에 발굴되고 있는 유적들
신전 주변에 봄꽃이 화려하게 피어있다. 밑으로 아짜트 계곡 주상절리가 보인다.
신전 주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RV 차량을 타고 아짜트 계곡으로 갔다.
세계 최대 규모라는 아짜트 계곡 주상절리 입구
주상절리는 화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지표면에 흘러내리면서 식게되는데 이때 식는 과정에서 규칙적인 균열이 생겨 형성된다. 용암은 표면부터 식을 때 균열이 육각형 모양으로 형성되고 점점 깊은 곳도 식어가면서 균열은 큰 기둥을 만들어낸다. 용암이 식는 속도와 방향에 따라 주상절리의 모양과 크기가 결정된다고 한다.
주상절리의 돌기둥이 피아노의 현이 되어 멋진 교향곡을 연주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언덕 위로 가르니 신전이 보인다.
예레반으로 돌아와 예레반의 랜드마크라고 하는 캐스케이드를 둘러보았다.
아르메니아 도시 계획자이자 러시아 출신 건축가인 알렉산드르 타마니안이 현대 예술과 건축을 결합한 공간으로 총 572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양한 예술 작품들과 조각들로 장식되어 방문객들에게 아름다운 예술적 시각을 경험하게 한다. 예술 작품들은 다양한 스타일과 장르의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대 예술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체감할 수 있다.
캐스케이드 내부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편히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으며, 곳곳에 여러 작가의 예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맨 위층에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어 에레반의 경관과 아르메니아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예레반 시내 모습 너머로 아라랏산의 만년설도 보인다.
전망대에서 다시 공원으로 내려오니 갖가지 조각품들이 우리를 반긴다. 콜롬비아 페르난도 보테르 작가의 작품이 여러 점 전시되어 있다. 사물의 입체감을 살린 특이한 예술성이 돋보인다.
'파란 새'도 페르난도 보테르 작가의 작품일 것 같은데, 글쎄?
우리나라 지영호 작가의 작품 '사자'. 폐타이어를 활용해 사자의 용맹스러운 모습을 잘 표현했다.
예레반의 관광 기점인 '공화국 광장'은 아르메니아 건축가 알렉산드르 타마니안이 1924년에 설계하고 건축했다.
광장을 중심으로 국립 미술관, 역사박물관, 국토관리부, 중앙청사, 외무성, 중앙우체국, 메리어트 호텔 등이 배치되어 있는데 모두 아르메니아의 붉은색 응회암으로 건축되었다. 이곳은 소련 지배 당시에 레닌 광장이라 불렸지만 지금은 레닌 동상도 철거되고 이름도 공화국 광장으로 바뀌었다.
공화국 광장 주변의 베르니사지 벼룩시장을 돌아보고 기념품 몇 가지를 샀다.
벼룩시장 근처 호텔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아르메니아의 마지막 밤을 맞았다. 2박 3일 짧은 기간에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 주위를 돌아보았다. 더 많은 곳을 보고 싶은 것은 나의 욕심. 보여주는 것만을 열심히 즐겨야 하는 패키지 여행의 한계점이 아닐까?
내일은 다시 조지아로 돌아간다.
먼 이국 땅에서 우리나라 작가의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던 하루!
K-pop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예술인들의 창의력이 세계 곳곳에 파급된 결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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