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일(화)
올해 달력이 두 장뿐이 남지 않았다. 또 한 해가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3박 4일의 일정으로 경상남도의 성지를 순례하기 위해 09:10 경 집을 나서 동해고속도로와 7번 국도를 달렸다.
경주 관아와 옥터 순례 확인 스탬프가 있는 성건성당에 13:00경에 도착.
성당 마당의 느티나무가 가을 옷을 입고 우리를 반긴다.
경주 관아와 옥터는 1815년 을해박해, 1860년 경신박해 등 때마다 천주교 신자들이 사학죄인으로 몰려 관장 앞에 끌려가 갖은 문초와 형벌을 받았던 곳이다.
1866년 병인박해 때에는 허인백 야고보, 김종륜 루가, 이양등 베드로가 울산 장대벌에서 군문효수되기 전에 체포되어 갖은 문초와 형벌을 받고 천주교 신자임을 드러낸 곳이기도 하다.
성건성당에서 스탬프를 찍고 근처의 명사마을 우방아파트 안에 있는 경주읍성 감옥터를 찾아갔다.
아파트 신축부지 공사 중 1997년 국립경주문화재 연구소에서 이 일대를 발굴조사, 다른 유적들과 함께 이 경주 읍성 감옥터도 발견하게 되었다.
2014년 124위 시복식을 기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비석을 세웠다.
경주 동헌은 조선 시대의 경주부 관아로 한때는 경주 박물관으로 사용된 적도 있으며 현재는 경주 문화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경주에서 청도군의 구룡공소를 가는 중에 건천휴게소에서 점심식사
구룡 공소는 청도군 운문면, 영천시 북안면, 경산시 용성면의 경계 지점에 있는 구룡산(675m)의 산정에 위치한 깊은 산골의 교우촌이다. 굽어진 1차선의 산길을 조심스럽게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구룡공소가 비록 순교지는 아니지만 신앙 선조들이 묵숨을 걸고 신앙 생활을 했던 곳으로 구룡공소의 뿌리는 1815년 을해박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해를 피해 청송 노래산 등지에서 피난 온 신자들이 구룡산 아래 교우촌을 이뤘지만, 또 다시 찾아온 박해로 구룡산 정상(해발 675m)에 교우촌을 형성했다.
한옥 형태의 구룡공소 본당과 출입문
야외 미사를 볼 수 있는 제대
경주시 산내면의 진목정 성지는 도매산 중턱 해발 350m의 깊은 산골짜기에 있다.
신유박해(1801년) 이후 신자들이 피난 와서 신앙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던 곳으로 추측한다.
진목정 성지 순교자 기념성당 지하에는 하늘원(봉안당)이 조성되어 있다.
진목정 성지는 병인박해 때 순교한 허인백(야고보), 이양등(베드로), 김종륜(루카)이 순교하기 전 숨어 살던 동굴이 있는 곳이며, 그들이 처형된 후 육신이 땅에 묻혀서 흙이 된 곳이기도 하다.
세 분의 유해는 대구 복자 성당에 모셔져 있으며, 지금 이곳에는 가묘만 남아있다.
독특한 모양의 십자가의 길
허인백, 이양등, 김종륜 3명의 순교자가 숨어지내던 범굴로 올라가는 길 입구에는 피정의 집이 있다. 아무도 없는 산기슭을 혼자 범굴까지 다녀오겠다고 나섰지만 늦은 오후의 산속 분위기에 눌려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왔다.
사전 정보 부족으로 인근에 있는 진목 공소를 찾아보지를 않았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곳이라는데-------
블로그 글을 정리하면서야 진목 공소가 있음을 알았다. 아쉬운 마음--------
3박 4일의 성지 순례 첫날 대구교구의 성지 세곳을 둘러보았다.
먼 길을 달려와 만난 성지는 우리의 신앙생활을 좀 더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다.
성지 순례를 목적으로 떠난 여행길이 신앙적인 면에도 많은 도움이 되지만,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코로나 시국에 성지순례라는 이름으로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는 것도 삶에 활력소를 제공는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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