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9일(월)


봄꽃을 시샘하는 눈이 밤새 내렸나 보다.

색색의 봄꽃망울의 색깔도 곱지만

흰백의 눈꽃도

누구보다도 아름답노라고 뽐내고자

밤새 흰눈이 그렇게 내렸나 보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흰 눈이 밤새 내렸다.

4월에 웬 눈?

농촌에 사는 사람으로 시기적으로 별로 반갑지 않는 눈이다.

한참 새싹이 돋아나고 있을 때 오는 눈은 어린 싹들에게는 가혹한 현실이 될 수 있으니까.

그러나 엉성한 농부에게는 4월의 눈도 아름답게만 보이니 어쩐다?


돌단풍꽃 위의 설화

 


자신보다 훨씬 큰 눈꽃을 이고 있는 산수유꽃

 


분홍빛 진달래꽃 위의 얼음과자(?)

 


연약한 노란 개나리가 눈꽃을 이겨낼지?

 


해국의 파란 싹 위에 흰꽃이 피었네요.

 


주목나무 밑의 할미꽃은 자신보다 큰 나무 덕분에 눈으로부터 피할 수 있었나 봅니다.

 


자두 나뭇가지의 꽃눈에 하얀 눈이 먼저 피었네요.

 


보리수 새싹 위에도 설화가 피고

 


배나무 꽃눈 위에도 하얀 눈꽃이 피었습니다.

 


힘차게 오르던 두릅나무 새싹도 흰꽃을 피웠구요.

 


블루베리 가지에도 눈이 쌓여있습니다.

 


라일락(수수 꽃다리)의 새싹에도 흰눈이 쌓여있네요.

 


원추리 새싹들이 흰눈에 폭 싸여있구요.

 


마늘밭과 파밭에도 흰눈이 포근하게 덮혔네요.

 


금송과 소나무와 영산홍에도 하얀 눈꽃이 피었습니다.

 


산에도 봄눈이 하얀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화단의 회양목과 영산홍 위에도 흰 눈이 살포시 내려 앉아 있습니다.

 


명자나무 가지에도 눈은 쌓이고

 


길가의 벚꽃나무에도 흰눈이 피었습니다.

(홍천은 아직 진짜 벚꽃이 필 생각도 안 하고 있어요.)

 


눈 덮힌 우리 집의 모습



데크에서 내려다 본 보습




4월 중순이 다 되 가는데 내린 흰 눈!

농부들의 마음을 바쁘게 만들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백설의 세상을 선보이기도 한다.

흰눈이 내리면 뭔가 설레이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아직 내가 젊다(?)는 의미일까?

눈이 내린 아침이면 핸드폰을 들고 나가 이곳저곳의 흔적을 담으려는 나는 젊은이(?) ㅋㅋㅋ


금년 봄의 날씨는 참 요란맞다는 느낌이 든다.

3월에 낮기온이 22도까지 올라가 여름 날씨를 선보이는 듯 하더니

4월에 영하 4도까지 내려가는 꽃샘 추위와 함께 흰 눈이 제법 많이 내렸다.


어제 어느 집 목련꽃이 채 펴보기도 전에 꽃망울이 얼어 누렇게 변한 모습도 보았다.

변덕이 심한 날씨로 식물들도 자신의 몸을 조절하기 힘들 듯 하다.

장농 한 귀퉁이로 몰려나 있던 두꺼운 겨울 잠바를 다시 찾아 입어야 하니-----


요사이 지주 오는 비로 봄가뭄을 해소한 것은 좋은데

날씨가 고르지 않아 봄농사 준비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망설이게 된다.


이제는 봄꽃이 마음놓고 어깨를 펼 수 있는 따듯한 봄기운이 가득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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