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좀 오고나니 농작물도 기운을 내지만
가장 신나는 녀석들은 내가 결코 좋아할 수 없는 잡초들이다.
이곳저곳에서 땅을 박차고 올라오는 잡초들의 기세에 주눅이 들 정도
좀 편하게 농사를 지으려고 작년부터 잡초매트를 사용해 왔다.
쭈그리고 앉아 잡초를 뽑는 일이 힘도 들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더욱 문제인 것은 잡초와의 전투에서 진 후 받는 스트레스(?)
고추밭의 통로에도 이제 잡초가 제법자라 "나 여기 있다. 잡아봐라."하고 약을 올린다.
통로 중 한 곳만 잡초매트를 씌운 모습
통로를 모두 잡초매트로 덮었다.
잡초매트 밑에서는 태양열로 매트가 데워져 온도가 높아 잡초가 타 죽게 된다.
전에는 통로 사이를 다니며 잡초를 뽑느라 육수를 꽤나 많이 흘렸다.
요사이 가장 크게 잘 자라고 있는 감자
감자 꽃도 피기 시작했다.
감자꽃도 확대해 찍으니 예쁘지 아니한가?
옥수수도 이제 제법 모양을 갖추고 쑥쑥 올라오기 시작한다.
어제는 옥수수 곁가지를 모두 제거했다.
고추도 이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5월 6일 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이제야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배추도 자리를 잡아가고
씨앗을 직파한 적상추도 이제는 수확을 시작할 단계가 되었고
청상추는 적상추보다 더 씩씩한 모습으로 자란다.
시금치도 잡초와 함께 잘 자라고
쑥갓도 비가 온 뒤 갑자기 키가 커진 것 같다.
아욱도 쑥갓에 뒤질세라 열심히 자라고 있다.
한 쪽에 따로 심은 특수고추에는 벌써 입맛을 당기게 하는 고추가 달려있다.
서울지방에 심은 것들보다는 한참 느리지만
홍천에서는 상당히 이르게 달린 고추이다.
방울 토마토에는 예쁜 노란 꽃이 피었다.
잡초매트를 덮었다고 잡초로부터의 완전한 자유 선언은 허락되지 않는다.
잡초매트를 이용해 편해지는 곳도 있지만
농작물 사이사이는 역시 쪼그리고 앉아 잡초와 씨름을 해야한다.
잡초를 뽑고 한참 뒤에 돌아보면 또 다른 잡초가 "나 여기 있소."하고 고게를 내미는 것 같다.
뽑아도 뽑아도 끝도 없이 나오는 잡초들!
때로는 원수같이 느껴지지만, 그것이 바로 자연의 섭리요, 생명인 것을----
내일 잡초매트를 좀 더 깔아 내 몸의 편안함을 추구해 보련다.
농사꾼의 기본자세거 맞는지 아닌 지는 모르지만--------
제초제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좋은 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