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밭에서 가장 잘 자라는 식물은 쇠비름이다.

농작물 먹으라고 물을 주면 쇠비름이 다 받아 먹는 것 같다.

 

어제 오늘 사이에 마음먹고 잡초와 한판 씨름을 했다.

 

 

잡초와의 힘겨루기에서 판정승하겠다고 이곳저곳 잡초매트를 씌웠건만

잡초매트 사이를 뚫고 나오는 저들에게 손을 들어여 할 지경이다.

 

 

나에게는 제초제라는 무기도 있지만

밭에서는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제초매트와 무식한 이 몸으로 잡초와 맞서 싸워야지.

 

 

구슬 땀으로 온 몸이 축축히  젖었다.

이곳저곳에 뽑힌 잡초들이 쌓여있다.

 

얼른 보기에 내가 잡초와의 힘겨루기에서 이긴 듯----

 

그러나 잡초들은 지금 이순간에도 나를 비웃고 있을 것이다.

다음 주 장마 뒤에 어디 두고보자고

매해 느끼는 것이지만 잡초와의 전쟁은 끝도 없고 이길 수도 없다.

 

만약 내가 이긴다면 자연의 법칙을 거역한 대죄인이 되는 것이겠지?

잡초가 자랄 수 있다는 것은 유용한 농작물이 자랄 수 있다는 뜻 아닌가?

단지 내가 필요로 하지 않는 풀이기에 미움을 당하고 있을 것이다.

 

잡초야!

우리 원수처럼 지내지 말고

적당히 서로 양보하며 잘 지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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