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0일(일) - 남파랑길 7차 여행 제 1일 차

지난 2월 중순에 남파랑길을 다녀온 후 한달만에 다시 찾아간 남파랑길.  한달 사이에 남해안에는 봄의 기운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5박 6일의 남파랑길 7차 여행이 예정대로 잘 마무리 되기를 기도드린다.

09:50경 집을 나서 14:20 경에 남해군 앵강다숲마을에 도착했다. 남파랑쉼터 휴게실에서 차 한잔으로 호흡을 가다듬고 남파랑길 42코스를 시작하였다.

 

앵강다숲에서 시작한 남파랑길은 바닷가의 화계마을로 이어진다.

 

화계마을 중심에는 마을의 수호신이자 휴식처인 수령 약 590년의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남해를 대표하는 농작물 마늘이 농부들의 숨소리를 듣고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다. 

 

화계마을을 지난 남파랑길은 바다를 뒤로 하고 계단식 밭을 지나 산으로 오른다.

 

제법 높은 곳에 이르니 숲 사이로 바닷가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산을 돌아 나오니 남해 바다와 마을이 평화로운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산에서 내려온 물을 농경지로 보내기 위한 수로가 마을 위로 지나가는 모습이 참 특이하다. 

 

남파랑길은 미국마을 뒤편 오솔길로 빠진다.  우리는 잠시 미국마을을 둘러보았다.

남해군에서는 독일마을에 이어 미국 교포들이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미국마을을 조성하였다. 이동면 용소리 일원에 약 30억 원을 투입하여 약 24,790㎡(약7,500평)규모로 미국식 주택 21동과 복지회관 및 체육시설들을 조성하였다.주택의 경우에는 모두 목재구조로 미국의 작은 마을을 그대로 용소마을로 옮겨 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남파랑길이 지나는 남서대로에는 자연 경관이 좋아 관광객을 위한 펜션이 줄지어 있다. 

 

두곡 월포해수욕장 해안로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남파랑길은 도로 위로 올라와 이차선 도로를 따라간다.

 

다시 해안가로 내려가는 남파랑길

 

 

석방렴(石防簾)은 석전(石箭) 또는 석제(石堤)라고도 하는데, 주로 경상도·전라도 연안에서 멸치·고등어·새우·전어 및 기타 작은 잡어를 잡기 위하여 설치하였다. 반원형이나 ㄷ자형의 돌담을 쌓아 만들었다.  밀물 때에 돌담 안으로 바닷물과 함께 고기들이 들어오면, 썰물 때에 돌담의 밑부분에 구멍을 뚫고 밀어 넣어두었던 통발을 들어내어 그 속에 든 고기를 잡았다. 통발을 밀어넣지 않는 석방렴도 있었는데, 그러한 경우에는 석방렴 안의 조수가 절반 이상 줄었을 때 그 속에 갇힌 고기를 자루가 달린 그물로 떠올렸다.

 

해안가 넓은 공간에서는 어부들이 그물과 어구들을 손질하고 있다.

 

바닷가를 돌고돌아 남해 가천 다랭이마을로 내려오는 남파랑길

 

오후 5시가 넘으니 산그늘로 마을은 서서히 잠들어 가는 듯 하고, 바닷가에는 산을 넘어 온 석양빛으로 물들어간다.

 

다랭이 마을에 있는 '남해 가천 암수바위'

암수바위를 이곳 사람들은 미륵불이라고 부른다. 숫바위를 숫미륵, 암바위를 암미륵이라 일컫는다. 숫미륵은 남성의 성기와 닮았고, 암미륵은 만삭의 여인이 비스듬히 누워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조선 영조 27년(1751) 이 고을의 현령 조광진의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내가 가천에 묻혔는데, 우마(牛馬)의 통행이 잦아 일신이 불편해서 견디기가 어려우니 나를 파내어 일으켜 세워 주면 필히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하여 현령이 현몽에 따라 가천에 가서 땅을 파게 했더니 이 암수바위가 나왔다. 현령은 암수바위를 미륵불로 봉안하고 논 다섯 마지기를 헌납하여 이 미륵이 발견된 음력 10월 23일을 기하여 매년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매해 음력 10월 23일에 마을의 무사태평과 풍농풍어의 기원하는 제를 올리고 있다.

이 바위는 원래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던 선돌(立石)이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 기능이 바다와 마을의 수호신으로 확대되어 미륵불로까지 격상된 것 같다. 이곳은 오늘날에도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장소로 남아있다.

 

오후 6시가 가까워지니 서서히 어둠이 찾아오는 것 같다. 길가의 활짝핀 유채꽃이 타향에 온 나그네를 위로하는 것 같다.

 

남해군 서면의 뉴아일랜드펜션에 5박 6일의 여정을 풀었다. 언덕 위에 자리한 펜션의 창밖으로 남해스포츠파크와 서상항이 한 폭의 그림으로 펼쳐진다.

 

언덕 위의 숙소로 가는 길이 편치는 않으나 숙소에서 보이는 경치가 일품이다. 아침 저녁으로 맞이하는 바다 풍경이 이번 여행을 즐겁게 해줄 것 같다.

 

5박 6일의 남파랑길 여행의 돛을 올렸다. 이번 여행이 아무 탈 없이 예정대로 끝나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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