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목)

진주시의 정찬문 안토니오 묘에서 70여분을 달려 도착한 15:20경에 도착한 순교자의 딸 유섬이 묘

묘 입구에는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마을 큰 정자나무 앞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서 갔다.

'거제시 거제면 송곡1길 92'를 검색하고 가면 이곳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마을 길을 따라가니 유처자 묘 입구가 나온다.  다리 위의 함에서 스탬프를 꺼내 찍고 묘로 올라가게 된다.

 

유섬이는 호남의 사도라 불리는 유항검 아우구스티노 복자의 딸로 1801년 아버지가 순교할 당시 9살이던 유섬이는 거제도 관비로 유배되었다. 거제부사는 유섬이를 거제읍의 한 노파의 수양딸로 보내었는데 품위가 넘쳐 관노무리가 감히 관비로 대하지 못했다.

 

14세 정도의 나이때 평생 동정으로 살겠다고 다짐하고 외로운 삶을 살았다.  고을 사람들이 그 정절을 알고 '유처녀' 라 불렀다.

 

그녀가 동정을 지킨것은 오빠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 동정부부의 삶을 본받은걸로 보인다.  유처자는 1863년 71세의 나이로 죽었다. 거제부사 하겸락은 그녀의 장례비용을 부담하고 내간리 송곡마을 뒤 현 위치에 안장했다.  부사가 유배온 일개 노비의 생애를 자기 문집에 기록하고, 제문까지 지은 걸로 봐서 유섬이의 삶이 고결하고 존경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2014년 어렵게 찾아낸 유섬이의 묘는 목재로 보완을 하고 안내판을 세웠다.  앞으로 좀 더 관심을 갖고 정비해 나가야 할 것 같다.

 

거제면 유섬이 묘에서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복자 윤봉문 요셉 성지

 

병인박해가 한창이던 1868년경 박해를 피해 거제로 들어와 진목정에 정착한 윤사우 스타니슬라오가 활발한 전교활동을 펼쳤다. 윤봉문은 윤사우의 둘째아들로 진 아녜스와 혼인하여 아들딸을 낳고 살면서 형 윤경문 베드로와 함께 신자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전교에 힘썼다.

1887년 겨울, 대구 본당 초대주임인 로베르 신부가 거제도를 방문했을 때 신부를 안내하고 교리교육과 공소예절을 돕던 윤봉문은 회장으로 임명되었다. 이듬해 한불수호조약으로 공적인 박해가 끝났지만 일부 지방에서는 사사로운 탄압이 이어지고 있었다. 통영 포졸들이 천주교 신자를 체포하여 개인적인 탐욕을 채우려고 일으킨 박해 때 포졸들에게 체포되어 문초와 형벌을 받으면서도 끝내 배교하지 않고 천주십계와 성교사규를 외우던 그는 결국 진주로 압송되어 감옥에서 교살당해 37세에 순교했다.

순교자의 시신은 진주 장재리 공소회장이 거두어 공소 뒷산에 안장했다가 1898년 옥포 본당 복사로 있던 성낙진 바오로와 유족들이 윤봉문의 유해를 모셔와 옥포 족박골 선산으로 이장했다.

2013년 마산교구는 순교자 유해 이장에 관한 거제지구 사제단과 신자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교구장 교령과 훈령을 발표하고 순교자 유해를 지세포리로 이장하고 성지로 가꾸었다.

윤봉문 요셉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복되었다.

 

복자 윤봉문 요셉 성지 안내도

 

성모상

 

야외 제대

 

대나무 숲이 우거진 십자가의 길 입구

 

십자가의 길이 끝나는 곳의 전망대에서는 지세포항이 한 눈에 들어온다.

 

순교자의 묘

 

순교자의 탑 하단부 검은 석구조물에 윤봉문 요셉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경당

 

성지 화단의 귤나무

 

3일차 성지 순례를 마치고 거제 대명리조트에 여장을 풀었다.

지세포항의 야경을 즐기며 리조트 내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이번 성지 순례 여행의 3일차 일정이 모두 끝났다.

강릉에서 출발해 먼 이곳까지 바쁘게 돌아다닌 것 같다.

5년만에 다시 온 거제도. 여행 목적이 다르다보니 거제도에 대한 느낌도 다르게 와 닿는다.

박해 시대에 먼 이곳까지 신자들의 순교가 이어진 것은 피로 증거한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일 것이다.

 

내일 두 곳의 성지를 순례하면 이번 여행이 끝난다. 집에 무사히 도착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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