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에 심어놓은 배추와 무, 갓, 쪽파가 밭에서 자라는 모습을 보면

참 흐뭇하기도 하고 자연의 신비에 또 다시 감사드리게 된다.


가을 장마, 태풍으로 배추가 좀 힘들어 하기는 했지만, 이정도면 풍년 아닌가?

 

10월 31일(목) 부터 11월 3일(일)까지 3박 4일로 2019년 김장 담그기를 했다.

나는 우리집에서 식구들이 모처럼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며 김장 담그는 일을 김장 축제(?)라고 부른다.

도시 생활로 바쁜 친척들이 모여 이야기 꽃도 피우고, 정을 나누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10월 29일(화) 김장통 세척 작업을 했다.

밭 이곳저곳에서 식물들에게 물을 제공해주던 물통과 작년에 사용하고 쌓아두었던 통들을

식구들이 오기 전에 통 안팎으로 깨끗이 씻어 건조시켜야 한다.

 


10월31일(목) 오후. 처가집(꾸시네) 김장팀 선발대로 처제 두 명과 동서 한 명이 왔다.

쪽파를 뽑아 다듬다 보니 첫날부터 야간 작업까지 이어졌다.



11월 1일(금) 아침에 처형과 조카가 2차로 김장팀에 합류 총원 7명

배추와 무를 뽑아 다듬고 소금물에 절이기 작업을 했다.


 


김장 축제 2일차도 야간 작업 진행.   무를 수세미를 이용해 세척하고 있다.

올해 무가 잘 자라 엄청 크다.




저녁 무렵 우리집 막내딸 내외가 김장팀에 합류 총원 9명이 되었다.

큰 사위도 올 예정이었으나 손자가 아파 병원에 급히 가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했다.


세척한 무를 실내로 들여와 채 썰기 작업

 


막내네가 사온 회로 저녁식사. 크-------. 맛 좋다!!!!!!!

 


11월 2일(토)

오늘이 김장 축제 하이라이트!!!!!

오전에 인천에서 동서와 조카가 합류. 오후에 퇴근하고 온 처제 1명. 총인원 13명.

오전에 조카 둘이 오기로 했었으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13명으로 마감!!! (예정 인원 16명 중 13명 참가)


아침식사 후 남자들은 수돗가에서 절인 배추를 씻기 시작했다.

절임통 안쪽의 잘 저려진 배추부터 3단계에 걸쳐 깨끗이 씻고 꽁지도 잘라내고 채반에 얹어 물기를 뺀다.


 


김칫소를 버무리는 일은 상당한 체력을 요구

사위들과 조카들 젊은이들 덕분에  힘든 일이 쉽게 즐겁게 마감이 되었다.

 


씻은 배추와 버무린 속으로 내년까지 우리 입맛을 즐겁게 할 김치가 만들어지고 있다.



중간에 김칫소가 떨어지니 별안간 세척팀이 올라와 합류!!   두 팀이 합치니 분위기 up!!!!

 


무를 이용해 깍두기도 담고, 갓김치와 파김치도 담그고

금년에는 김치 종류가 다양해졌다.



모처럼 우리집 주차장이 포화 상태.  내 차는 옆집 마당에 parking!!!!

 


각 집 김치냉장고에 있던 김치통에 '김치'라는 보물이 가득 차여 쌓인다.

시간이 갈수록 선발대팀이 배추의 기에 눌렸는지 제 힘을 발휘 못한다.

2박 3일간 연일 야간 근무까지 했으니 이제는 온 몸에서 힘들어 못 살겠다고 시위할 때도 되었지.

 


김장 축제 3일차도 야간작업까지 이어졌다.


모든 일이 끝난 뒤 집안에서 김장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돼지고기 삼겹살 수육 파티 (삼겹살 7kg)

노란 배추 위에 수육 한 점을 올려놓고 붉은 김칫소를 얹으면 그 맛은 어디에도 비유할 수가 없다.

거기에 소주 한잔이 곁들여지면 지상낙원이 아닌가?


낮에 작업 중에도 사이사이 에 간식으로 수육과 막걸리로 지쳐가는 몸을 달래기도 했다.



11월 3일(일) - 꾸시네  김장축제 4일 차.   오늘은 2019년 김장축제 종료일

동서들과 조카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 수돗가 주위를 말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오늘 김장축제를 즐기고 먼저 가신 님들이 밖에 정리해 놓은 것들을 데크 안으로 옮겨 정리했다.

김장 도구들도 멋진 가을 사진에 담기니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는 듯 하다.

 



2019년 꾸씨네 가을 김장축제가 끝이 났다.

올해에는 총감독이신 장모님께서 몸이 허락치 않으셔서 불참하신 것이 못내 아쉽다.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금 곱새겨본다.



김장을 핑계(?)로 모이는 5녀 1남의 처가집 식구들의 가을 축제!!!!!

이미 많은 낙엽이 땅 위를 뒹굴지만, 아직은 만산홍엽의 가을의 정취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충분한 듯-----

노랗게 붉게 물들어 가는 추엽을 보며 배추 한 포기 한 포기에 가족들의 건강을 담아내려는 정성이 보인다.

저 붉게 변해가는 배추 속에는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가득 차 있을 것이다.


김장을 담그는 동안 도라지를 캐서 집집마다 한 봉지씩 나눠드리고,

지난 번 거둔 고구마도 한 봉다리씩 싸 드리고,

며칠 전 짠 참기름과 들기름도 한 병씩 드리니 나눔의 잔치가 되었다.

가을이 수확의 계절임을 도시인들과 함께 누려보는 시간이 되었다.


김장 축제에 참가하신 가족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내년에는 김장축제가 더 많은 가족들의 화합의 잔치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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